그레이트 노던 푸드홀
외식업에서 감성적인 부분은 고객들이 매장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고, 점점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같은 종류의 음식이라도 분위기가 더 좋은 곳을 찾게 된다.
서비스나 음식 맛이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어서, 식당을 찾는 목적에 따른 분위기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조명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인테리어의 구조를 아름답게 만들어도 조명이 없다면 디자인 요소 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또 잘못된 조명은 다른 모든 요소들의 효과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조명은 레스토랑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이다.
빛은 마음을 이끈다고 하는데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특정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밝혀져 있다. 조명은 조도나 등기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심리학적 이용 수단이 되었다.
조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아보던 중 조명의 다양한 예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예제를 찾다가 몇 년 전 다녀온 뉴욕의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이 생각났다.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은 뉴 노르딕 퀴진 New Nordic Cuisine의 인기를 선도한 레스토랑 노마 Noma를 만든 클라우스 마이어 (Claus Meyer)가 기획한 노르딕 푸드 마켓이다. 그래놀라, 파르페, 죽 등을 선보이는 곡물 바와 호밀빵 위에 청어, 연어 등을 올린 오픈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오픈 라이 Open Rye, 바닐라 크림 데니시, 시나몬롤과 같은 덴마크식 베이커리를 선보이는 마이어스 바게리(Meyer’s Bageri), 채소를 중심으로 스무디와 샐러드를 제공하는 알마낙 Almanak 등 약 464.5m 2에 이르는 공간 안에 각기 다른 5개의 북유럽 스타일의 키친을 꾸몄다.
클래식한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의 건축 구조를 그대로 이용하고 그 아래로 푸드코트를 조성하여 각 키친 별로 콘셉트에 맞는 조명과 가구를 디자인하여 영역의 성격에 맞는 연출을 했다.
센트럴 역으로 들어서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은은하게 노란빛이 새어 나오는 곳이 있다. 두 계단 정도 올라가면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을 마주 할 수 있게 되는데 마치 무대 위에 올려져 있는 것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푸드홀이 자리하고 있다.
기차역이어서 어수선 한 장소임에도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은 은은한 조명으로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은 그랜드 센트럴의 예전 대기실이었던 반더빌트 홀에 만들어졌는데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라 레노베이션하는데 전기 설비를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각 스테이션 위에는 오버 헤드에 위치한 트러스 시스템을 통해 유틸리티 라인을 실행하고 플랫폼을 유틸리티 전원에 연결해서 조명 장치를 했다.
이 오버헤드 트러스 조명은 각 스테이션의 전반 조도를 맞추는 역할을 하고, 판매하는 제품이 돋보일 수 있게 모든 쇼케이스 판매대와 사인(간판)에는 조명을 설치했다. 전반적인 조명은 은은 한데, 부각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은 밝은 포인트 조명을 설치해서 눈에 잘 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곳곳에 쓰인 다양한 조명이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었는데, 직접 내리쬐는 형태의 조명이 없고 장식조명과 간접조명 숨겨진 형태의 직접 조명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0m 이상 되어 보이는 높은 천정에 샹들리에가 시선을 붙잡는다. 건물과 잘 어울리는 화려한 샹들리에는 조도에도 영향을 주긴 하지만 장식적 요소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조명에는 빛을 조절하기 위한 등기구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샹들리에처럼 장식을 위한 조명기구도 있다. 테이블 위로 내리는 펜던트나 벽에 다는 벽등이 그런 예이다. 공간이 넓을 경우 몇 가지 종류의 등기구를 섞어서 쓰면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하고 주의할 점은 등기구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자연광이 좋은 공간이기도 한데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샹들리에와 어울려 기본적인 건축적인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빛의 색이 달라서 공간을 풍부하게 한다.
한 가지 종류의 광원을 이용할 때와 다양한 형태의 광원을 활용한 공간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갖는다.
일반식당에 가면 유 램프라고 불리는 매입 형광등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일률적으로 천정에 설치를 하면 조도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공간을 밋밋하고 지루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럴 때는 카운터 위 라든지 벽에 장식물을 비추는 조명, 펜던트의 램프 컬러(색온도)를 따뜻한 색으로 추가해 주면 공간에 음영이 생겨서 율동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오버헤드의 트러스에는 직부등뿐 아니라 벽등도 설치를 해서 다양한 색온도를 혼합 사용해서 음식이나 손님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심리적으로 효과적인 레스토랑 조명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때로 가장 간과되기도 하는) 사람들을 최고의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낄 때 고객들은 환경을 더 즐길 뿐만 아니라 다시 재방문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피부색과 음식은 백열구 아래서 좋아 보이기 때문에 세심하게 형광등 빛과 백열구 색을 섞어서 사용하면 매력적인 빛을 얻을 수 있다.
너무 강한 다운 라이트는 불완전한 면을 강조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얼굴에 광원이 닿을 경우 불규칙한 그림자가 얼굴에 생겨서 고객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식당의 화장실은 매입 등을 사용해서 밝게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면대 쪽의 조명에서 이런 실수가 많이 생긴다. 머리 위로 조명의 빛이 떨어져서 얼굴에 그늘이 보이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조명의 위치를 앞쪽으로 옮겨 달거나, 거울 쪽에 벽등 혹은 간접등을 설치해서 보완하면 얼굴이 환해 보이고 피부가 좋아 보이는 빛을 얻을 수 있다. 그레이트 노던 푸드홀은 이런 점을 잘 이용해서, 색온도의 활용을 적절히 하고 있다. --------- to be continue
월간 식당 8월호 전문가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