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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Jul 12. 2021

현실의 매장에서 느낄수 있는것

오프라인 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온기

카시카(CASICA) Arkhý apothecary cafeteria 


CASICA 홈페이지

신키바는 도쿄의 끝자락에 있는 창고지대인데, 편집샵 카시카를 찾아 거리를 걷다 보면 문화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는 건조한 지역에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길에는 사람도 별로 없고 흔한 구멍가게 하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카시카의 운영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역에서 걷다보니 널찍한 창고들 사이로 세련된 파사드의 편집 샵이 빼꼼이 보인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녹슨 철문은 단단한 무게감과 비례감으로 이곳이 바로 카시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매장 안을 들어서면 창고를 개조한 매장 답게 높게 개방된 천정과 자연스러운 나무 소재가 눈에 들어 온다. 


출입구의 테라스존(zone)도 녹슨 철제를 이용해서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나무와 녹슨 철 그리고 자연스러운 시멘트 재질의 벽체 재질까지 매장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과 잘 맞게 디자인 되어 있다. 


 공간은 가구나 간단한 벽으로 자연스럽게 구역을 구분 하고 있는데, 가구 매장과 가든 카페테리아,가구 수선하는 아뜰리에 작은 갤러리 까지 알차게 구성 했다.      


인테리어 설계를 하는 서커스(Circus)의 아트디렉터가 일본 전역을 돌면서 공수해온 가구 민예용품을 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시대와 작가 구분없이 뒤섞인 이곳의 디스플레이는 일부러 물건을 쌓고 서랍 안에 넣고, 천정에 걸려 있기도 한데, 이렇게 복잡하게 한 이유는 스태프를 불러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서 고객과 스태프사이의 만남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확실히 깨끗이 정리 되어 있는 곳에서 보다 물건을 살펴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신중하게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배치 방식 이었다.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불편함을 일부러 만들어서 고객이 그런 상황을 경험하게 한 것이다. 

쌓여 있는 물건들 

속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스마트 시대에 홀로 천천히 흐르는 공간속의 시간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모든 것을 다 싸서 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로 감각적인 셀렉션의 앤틱 제품과 민속적인 색채가 강한 오브제와 가구들이 가득한 곳이고, 공간의 한쪽에는 가든 공간과 함께 아유르베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카페테리아 아르케 아포테케리가 자리 하고 있다.      


식사를 한다는 것은 나를 나타 내는것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카페테리아 아르케 아포테케리는 아유르 베다에서 영감을 얻어 몸에 건강하고 개인의 오행에 어울리는 허브를 이용한 매력적인 식사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처방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차 섹션은 스기모토 약국과 컬래버레이션을 한 제품으로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장소롤 유명한 가마쿠라시에서 삼대째 약과 천연의약품을 중심으로 건강에 대해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약국이다. 


지금까지 재배한 한의학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일본과 중국 허브를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조리 방식으로 제조된 식재들을 고객들의 몸과 마음이 원하는 음식을 고를 수 있게 하고 그것을 특별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이 공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테리어는 옛날 중국의 약제상을 컨셉으로 하고 있는데, 오픈 주방 카운터의 후면으로 공간의 느낌과 같은 나무 재질의 약 보관 서랍이 튀지 않으면서도 명확히 카페테리아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긴 주방의 끝에는 조리 공간이 작게 위치하고 있는데 일본답게 그 공간을 스텐레스 재질로 뒷면을 깔끔하게 마감하고 후드 정도만 달아서 간소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계산대의 앞면은 조리 된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고객이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카운터 반대쪽 끝은 계산대까지 있어서, 하나의 주방 공간에서 간단히 음식도 만들고(데우는 정도)음식을 담아서 주기도 하고, 차도 만들고 쇼케이스 역할과 서비스 스테이션 기능에 계산까지 할 수 있어서 참 기능적으로 잘 만들었다.

카페테리아 식사공간의 한쪽 벽면은 다양한 오브제를 붙여서 만든 수납장이 있는데 

이 가구 역시 세월을 느끼게 하는 나무 소재와 금속 손잡이로 만들어져 있고,중간중간 나무 오브제를 배치해서 디스플레이 벽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천정에는 이 수납장을 비추는 스포트 조명을 설치해서 존재감을 더욱 크게 한 것도 우리가 매장 설계할 때 

놓치기 쉬운 디테일 이다.


식사 공간은 자연스러운 천연 목재를 툭툭 잘라서 만든듯한 자연스러운 테이블과 의자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데, 벽면의 나무 장식장과 카페테리아 뒤쪽 가든의 자연스럽게 전시된 식물들과 어우러져서 안정감을 넘어선 힐링을 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누구나 이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와 

몸에 건강한 음식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카시카가 원했던 것처럼 이 공간은 도쿄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일부러 찾아와서 방문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창고를 이용한 군더더기 없는 매장이지만 끊임없이 매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각종 문화행사를 열고 음식을 연구해서 고객에게 건강함을 제공하면서 가꾸어 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우리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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