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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들 Mar 15. 2023

세상에 이런 뉴스레터 보셨나요

뜬금없이 '지명' 뉴스레터 시작한 이유

JMS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지명수배'를 만들게 된 버들입니다. 지명수배는 지명(地名, 땅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제게 지리나 역사를 전공했냐고 물으신다면… 전혀 아닙니다. 학위는 없고요. 혹시 국토교통부나, 국토지리정보원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냐고 묻는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닙니다. 그저 제가 사는 땅의 이름에 관심 많은 한 호기심쟁이랍니다. 제가 어쩌다 이런 뉴스레터를 만들게 되었느냐면요...


쓸모 없지 않을 거라는 발악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중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라는 곳이 있습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이 출연하고 SK Btv가 운영하는 채널인데요. 작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리뷰가 올라왔길래 1.25배속(배속은 국룰..)으로 봤답니다.


발단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추천 영상으로 '내가 타는 지하철 1호선 OO역 무슨 뜻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뜨는 것 아니겠어요? 평소 지하철이나 버스 등 지리나 교통에 작은 관심이 있던 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습니다. 1호선, 2호선까지 보고 난 뒤, 흘러넘치는 지적 흥미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죠.


https://youtu.be/prgmk69Evgo


생각해보면 저는 어릴 적부터 '유래'를 굉장히 궁금해하는 아이였습니다. 시골집 옆의 큰 저수지를 보며 아버지께 '여기는 언제부터 저수지였냐'고 묻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우리 마을 이름은 왜 연화 마을이냐'고 묻던 어린아이는, 이제 '이곳은 왜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됐는지' 궁금해하는 어른이 된 것이지요. 어색한 흐름은 아니지 않나요?


공부라기에는 부끄러운 지명 공부를 시작하고 몇 주 간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참 동안 지명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 너무 재밌다고 호응해 주는 사람도 있었고, 너답다며 응원해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유별나다며 웃는 사람도 있었고 대체 그런 걸 왜 하냐고 꼽 아닌 꼽(?)을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자료(?)들입니다. 재미없어 보이죠? 제가 읽고 잘 소화해서 재밌게 설명해 볼게요.


이 뉴스레터는 그 같은 평가를 벗겨내고픈 제 감정의 발로이거나 발악일지 모릅니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확신도 부족하고요. 그렇지만 지명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조금씩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되고 있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변해 온 지명의 역사는 한 공간이나 장소가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시공간 사이의 유기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고, 다른 이름일 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상상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나라는 존재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옛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겸손마저 느끼게 한다면 너무 큰 비약일까요?


말이 길어졌는데요. 사람들의 평가야 어찌 되었든 저는 여전히 공부 중이고, 당분간은 이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발악이든 자연스러운 것이든, 설명할 수 있을 때라야 자기 것이 된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꾸준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2023년 2월 22일, 장승이 세워져 있던 장승배기에서

버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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