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브랜딩이 핫하다는데… 블로그 쉽게 여는 법 없나요?
얼마 전 마이리얼트립 채용 페이지에 방문했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비주얼적으로도 깔끔하고, 인터뷰 등 텍스트 콘텐츠도 잘 정리돼 있다는 감상이 들었어요. 그 직후 든 생각은 '돈만 있으면(혹은 사람이 있으면) 우리 회사도 기깔나게 할 수 있을 텐데…'였죠.
저만 하는 생각은 아닐 겁니다. 채용 브랜딩을 고민하는 인사담당자들을 종종 만나면, '채용 브랜딩이 핫하다는데, 우리 회사도 블로그 시작해야 하나 싶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곧바로 붙는 질문은 '그래서 말인데, 블로그 쉽게 여는 법 없나요?'인 경우가 많고요. 네이버나 티스토리, 브런치 등의 포탈 블로그 플랫폼에 글을 올리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플랫폼 자체의 특성이 너무 강하다보니까 회사의 성격을 뚜렷이 보여주기가 제한적인 것도 있고요.
사실 회사 블로그엔 이런 콘텐츠가 올라가야 한다, 잘나가는 기업의 블로그에는 이런이런 특징들이 있다는 조언 혹은 꿀팁(?) 콘텐츠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회사 블로그 쉽게 시작하는 법'을 잘 정리해 놓은 글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블로그 개설을 고민하신다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볼 텐데, '블로그 여는 법' 자체를 알려주는 글은 통 찾기가 힘든 거죠.
사실 정답이나 정석이 있는 영역은 아니라서,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께 밀당 팀에서 블로그를 오픈한 제 경험을 들려드리곤 하는데요. 정말 별거 없긴 하지만 이렇게나마 정리해 놓으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을 듯해 짧은 글을 남겨 봅니다. 바쁘시다면 굵은 글씨만 읽어도 괜찮습니다.
브랜딩팀이 잘 꾸려져 있고 개발 리소스도 사용할 수 있다면 내부에서 뚝딱 만들면 되고, 그것도 아니라면 웹페이지 잘 만드는 에이전시에 외주를 줘버리면 그만이죠. 그렇지만… 그런 회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회사들도 블로그 만들어서 채용 브랜딩 하고 싶지 않겠어요?
대부분 문제는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1.웹 개발자/디자이너가 없다
2.웹 개발자/디자이너가 있지만 블로그 만드는 데 리소스를 쓸 수 없다
저희 회사 상황도 이랬고요. 글만 쓰던 에디터 둘이서 블로그를 시작하려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래서 처음 찾아본 게 아임웹과 같은 홈페이지 빌더였는데요. 개발 지식이나 디자인 감각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템플릿을 활용해 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우리가 레퍼런스 삼아 살펴본 회사 블로그들처럼 기깔나는 디자인/기능을 집어넣으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건 매한가지였습니다.
저희 팀이 우피를 선택한 건 이런 이유였습니다. (우피에 관해 궁금하시면 여기를 눌러 알아보셔요. 광고는 아닙니다..) 애매할 바에야 익숙한 걸 택한 건데요. 노션 사용에는 꽤 익숙한 편이기도 했고, '콘텐츠' 자체는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를 리스트업해서 보여주는 데 노션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활용하면 쉬운 접근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노션에서 제작부터 수정, 관리(유지 및 보수)가 모두 가능하니 외부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고요. 디자인 공수를 최소화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희 블로그에 디자인이라고 할 만한 건… 배치나 썸네일 정도밖에 없는데요. 이마저도 담당자 둘이서 꽁냥꽁냥 만들고 있어요. 이제는 더 예쁘게 만드는 방법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시작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아무튼 간에 밀당 팀 블로그처럼 노션 페이지 하나 열어서 우피에 연결하고(월 1만 원 미만의 비용이 들긴 합니다) 갤러리뷰로 잘 배치하면 그럴 듯한 블로그가 완성됩니다. 우피에 기능이 아주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랜딩 페이지에 롤링 배너를 넣을 수도 있고요, CTA 버튼에다가는 채용 페이지, 회사 홈페이지 등으로 바로 가는 버튼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커스텀 URL 연결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계절에 따라 단풍이 떨어지거나 눈이 오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우피는 GA4(Google Analytics) 연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데이터들이 충분히 쌓인다면 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개선도 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에서 채용 사이트로 유입은 얼마나 되는지, 콘텐츠를 어디까지 읽어 보는지' 등을 실제로 분석하면서 개선점을 도출해 보고 있고요.
우피도 물론 한계는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노션 기반'이라는 것 자체에 피로감이나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디자인 자유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도 확장성에서는 감점 요소겠지요. 그렇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를 바라는 건 욕심 아니겠습니까? 자본이나 사람의 도움 없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처음 개설하는 회사 블로그라면 우피의 기능 정도도 충분하다 싶습니다.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셔서 플랫폼을 갈아타거나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어느 정도 트래픽이나 성과가 나온다면 후에 생각해도 될 일이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경험일 뿐이라 정답은 아닙니다. 가벼운 '추천' 정도로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설하는 법'을 위주로 설명드렸지만 콘텐츠의 방향성과 색깔은 정립하고 시작하는 게 당연할 겁니다. 그 전에 채용단에서 예비 지원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가 정립되어야 하겠고요. 채용 브랜딩은 거기서부터 시작이니까요. 블로그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보여줄 것인지, 또 어떤 모양과 플랫폼으로 담아낼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없다면 위에 설명드린 내용은 의미가 없죠.
아래 링크의 저희 팀 블로그 보시면, '어라, 해볼 만하다' 싶으실 겁니다. 돈 많이 썼을 법한 큰 회사 블로그 보면서 좌절하지 마시고 만만한 밀당 팀 블로그 보면서 눈을 낮추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자폭같지만.. 사실입니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는데요. 기업 블로그 개설을 고민하고 계시다거나, 채용 브랜딩에 관한 더 깊고 솔직한 이야기가 나누고 싶으면 댓글이나 프로필에 있는 연락처로 연락 주세요. 언제든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