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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랩 Nov 01. 2019

뉴욕 육아 빡샘 - 수다떨기  

마카롱카페에 앉아서 디카프 얼그레이와 함께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나의 유일한 뉴욕의 육아버디가 어제 선전포고를 했다. 둘째를 데이케어에 풀데이로 보내기로 말이다. 같이 함께 육아동지를 했다고 믿었는데 이제부터는 자기 인생을 찾겠단다. 아이가 3돌 되는 무렵부터 자기도 학교를 다니고 그림도 그리고 하겠다고.. 아이는 하루종일 휴일없이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기관에 있게 되는거다.

카산에게서 텍스트가 왔다. 시빌이 놀이터에서 넘어져서 팔이 뿌려졌다고... 맥스엄마한테서는 맥스가 저번주에 넘어져서 상처가 아물자마자 또 감기에 덜컥걸려 학교를 못 보냈다고 연락을 받았다.

두돌반된 아이들의 수난이 시작되었다.

어제 학교가 끝나고 아이의 담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데 어디선가 낯있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바로 내 딸의 울음이었다. 아이가 길바닥에 누워서 울고 있었다. 깜짝 놀라 뛰어가 아이를 들쳐안았다. 아이의 눈가가 부어있고 빨갛게 상처가 났다. 아이에게 괜찮아 위로를 주는대신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왜 엄마 옆에 딱 붙어있지 않고 뛰었어... 그 다음날 아침에 둘러앉아 아이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했다. 두돌부터 3돌까지. 계속 도전하고 싶고 알고 싶은것도 많은 시기. 아들만 둘 있는 나의 베스트 프렌드가 그런다. 야.. 너 잘 참고 있다. 지금 시기가 젤 미치고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일 때야. 왜 육아는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서 혼란스럽게 해야 하고 힘들다 라는 고백을 밥먹듯 해야할까. 아이에게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와 하는 식의 고정관념처럼.. 나는 요즘 아이에게 학교가면 신나게 놀라고 한다. 선생님들은 엄마와 아빠가 아니야. 아는게 무척 많으니 모르는거, 궁금한거 계속 물어봐라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뭔가 순식간에 될줄 알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3시간주어지는 나의 시간은 정말 짧았다. 3시간이상 내가 일을 하려면 내니를 구해야한다. 왜 이부분이 마음이 무너지는지. 그래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겠다. 미국에서 아무 도움없이 사는게 이럴때 야속해지는거구나 생각이 든다. 82년생 김지영 영화 예고편을 퉁명스럽게 보다가 슬프지 않은 척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훔쳤다. 너무 심한거 아닌가 하다가도 나도 지금 뭐 비슷한 행로를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모차의 아이와 엄마가 다르게 보이고. 내 딸의 인생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는.. 절대 물 안묻히고 살게하고 싶다는 건전하지 않은 엄마의 마음이 생기게 되는거 사실이다. 이 글은 나의 답답한 마음에 그냥 끄적이는거다. 누구에게도 풀수 없기에 브런치에 푸는거다. 이글이 그래도 누군가와 소통하고 공감하길 바라며. 40시간 프리랜스로 일해줄 수 있냐고 지난주에 레주메를 보낸 회사의 디렉터가 이메일이 왔다. 기한없이 계속되는 프리랜스 잡이 였다. 나는 오직 아침 3시간만 미팅 가능하고 현재로서는 20시간만 일할 수 있다는 씁씁한 이메일을 보내니 묵묵부답이다. 그게 나의 현실이었다.



어찌보면 3시간의 행복이다. 육아 때문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두고 이런 고민도 하고. 나의 일상이 생산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하면 좋겠다는 아젠다가 생긴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고민의 3시간을. 이 나만의 사적대화의 시간이 어딘가로 향하길 바라면서. 아직 아이 픽업전 한시간이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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