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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랩 Apr 09. 2020

꽁꽁 묶인 뽕네프 다리처럼..

스테이 홈 하는 뉴욕 엄마의 기록 

이제 3주차에 들어선 리넷과의 스테이홈.. 리넷과 함께 두돌때 들여놨던 자연발견시리즈 전집중 아트편을 보면서 뽕네프 다리 사진(Wrapped Pont-Neuf, Paris) 페이지를 펼쳤다. 대지작가, 설치아트 커플인 크리스토와 쟌 클로드의 천으로 쌓여진 뽕네프다리를 보니 뉴욕에 센트럴파크에 2003년 겨울에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었던 더 게이트가 생각났더랬다. 뉴욕에 코로나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넘쳐나고 '언니, 센트럴 파크에 묘지를 만들 수도 있데요..' 하며 리넷의 베프 수엘이엄마의 연락으로 마음이 아팠다. 



하루 아침에 우리도 꽁꽁 묶인 상태가 되었다. 주말이 주말이 아니고 창밖의 잔인할만큼 빛나는 하늘과 노을을 보지만 이제 좋은 날이 오겠지라며 되뇌이며 하루를 보내고있다.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주문하고...맨해튼은 걸어서 마켓에 가는 게 일상인지라.. 갑자기 많은 수요를 채우려니 배달 시간을 찾기위해 새벽까지 기다려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이러니한것은 미슐랭 레스토랑에 납품하는 도매업체까지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게된것이다. 각종 온라인 배달 링크들과 메트 오페라며 아틀랜타 동물원의 팬더곰 라이브 카메라, 아이요가, 발레 클레스 등을 쉴새없이 뉴욕의 엄마들과 나누게되는 뉴 노멀의 라이프가 이제 벌써 한달이 되어간다. 뉴욕에서 살아남으면 어딜가도 살아남는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는데 정말이지 사실이 되어버렸다. 너무 비현실적인 Surreal  집콕의 생활...언제끝날것인가.. 하는 문제를 넘어 나에게는 지금이 중요한 머뭄의 시간이 되고 있다. 더 가까이 아이를 보고. 24시간 7일 한순간도 떨어질 수 없는 이 환경에.. 감사의 돋보기를 대고 아이를 관찰한다. 


아이는 지금 세돌이 지났다. 지금 학교에서는 디스턴스 러닝(온라인클래스)을 Zoom 앱으로 하고 있다. 곧잘 기도도 잘하고 (크리스챤 스쿨이다) 선생님이 질문하면 답할때 코에 손올리라는 식으로 하는데 팔짱끼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코에 손을 올리고 답을 말하는 모습에 감동한다. 아침에 밥먹고 등교준비로 밍기적댔던 아이는 갑자기 아침이면 무슨요일이야 물어보며 요일팬티를 입고 학교 유니폼이나 주말이면 샤방샤방한 드레스를 입고 하루를 날쌔게 시작하게 되었다. 


샤워하는 시간은 나의 가장 고귀한 묵상, 생각의 시간이다. 육아철학이며 기도며 모든것이 그 혼자 있는 시간에 이루어진다. 나의 허공에 있는 체크리스트에는 내일 무엇을 먹을것인가 부터 아이는 오늘 행복하게 보내고 잠들었는가로 이어진다. 베드타임스토리책을 고르는것이 너무나 행복한 아이..첫돌까지 많이 예민해서 거의 안아키우던 아이가 독립적으로 (가끔 울음을 터트릴때도 있지만) 행복한 아이로, 책을 좋아하고 스토리텔링에 신나하는 아이가 되었다. 곶감과 나또를 먹으면서도 브리치즈와 크래커를 즐기는 종잡을 수 없는 취향..

왜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가 자문해본다. 이 세상 살만한 세상이라고. 해볼만하다고. 뛰어도 춤춰도 된다고... 힘들면 쉬고 누워서 하늘을 봐도 된다고.. 결국 행복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에너지 있는 아이. 남을 보살피고 사랑할 수 있는 넓은아이로 크길 바라는 다른 엄마들처럼 답한다. 아이의 뇌는 안정을 추구한다고... 안정적일때 가장 뇌사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한다. 불안하지않고 안전한 엄마. 아이를 다그치지않고.. 아이의 감정에 세밀하게 보듬어주는 엄마가 되고싶다. 




이미지 소스:

https://www.widewalls.ch/christo-centre-pompidou-paris/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f/fb/The_Gates_from_The_Met_2007-02-1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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