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더랩 Sep 29. 2022

뉴욕에서 학교를 배우기

학교를 쇼핑하는 스마트 뉴요커 부모 

근데 아이 다니는 학교 맘에 들어? 나는 좀 모르겠어.. 일년 보내보고 좀 쇼핑을 해볼까해. 

아이를 드랍오프(등원시키고) 하고 이번에 새로 킨더가든에 들어가게된 L과 같은반 엄마 케이트가 넌지시 건넨다. 몬테소리를 보내다 카톨릭사립학교의 약간 권위적인 학교분위기에 의아해하며 건낸 말이다. 


학교를 쇼핑한다? 그런 표현이 있다. 케이트의 발언에 바로 작년에 했던 L 킨더가든 입학을 위해 했던 인터뷰며 준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아시아 사람들은 손님이 오면 특별히 귀한 차를 꺼내서 내놓는다고 하고 미국사람은 손님이 오면 무슨 차를 줄까 모든 마실거리 음료를 꺼내 선택하게 하는 문화차이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다. 

나또한 홀푸즈에 모든 방대한 식재료의 다양함과 디테일에 익숙해져있는 터다. 

교육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여기서는 학교는 그대로 가는게 아니다. 

아이를 위한 학교를 잘살펴보고 쇼핑한다. 


최고의 뉴욕의 사립학교들은 부모 인터뷰( 부모가 어디 중고등학교를 나왔는지도 써야한다)부터 아이 테스트, 그리고 아이의 활동을 담은 짧은 비디오를 편집해서 제출하기도한다. 아직 6살이 안된 아이들의 학교의 에세이는 대학지원할때의 에세이처럼 사뭇 진지하고 꼭 그 학교를 가기만하면 모든 인생이 풀릴것 같은 희망을 품는다. 에세이 첨삭에 대해서는 아이비리그를 나온 3천불이 훨씬 넘는 사람부터 100불에 이르기는 서비스를 찾아보기도했다. 


뉴욕의 학교들을 알아가면서 - 윈도우 쇼핑이라고 해야할까 - 학교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커리큘럼을 보고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교육방식인지 아카데믹한 부분에 집중한 소위 아이비를 위한 학교인지가 보이고 이제는 맨해튼에 어느 정도 학교는 어떻다는 눈이 생긴다. 이제는 누가 새로운 학교 이름을 이야기하면 바로 웹사이트에 들어가 모든 부분을 세밀하게 읽어보는 새로운 취미가 생기기도했다. 멜팅팟이라는 인종과 다양한 부모들 아이들이 섞여있는 뉴욕의 환경은 많은 부모들 영국 전통 사립학교를 보내거나 동네의 공립을 쿨하게 보내는 부모들까지 다양하다. 그들에게 인터뷰를 하듯이 나의 끝도없는 수다는 이어지고 하나같이 온 세계의 부모들의 고민은 똑같다라는 점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자녀를 여러가지의 모양으로 성공시킬까. 때로는 재밌는 삶, 때로는 똑똑하게 선택을 하는 삶을 말하지만 결국은 그 마음에는 아이에 대한 기대와 바램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물론 그 자체가 건강하고 때로는 그 고민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서 쉬던 일을 다시 알아보는 중에 한국에서 워킹맘인 언니가 이런 말을 한다. 너가 교육이야기할때는 시큰둥했는데 이제 너가 일하는 이야기 하니 좀 대화가 통한다라고 말이다. 

아이를 위해 쉴때는 나는 아이 키우기와 교육에 미쳐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학교들의 웹사이트를 보고 학교들의 교육과정과 철학을 리서치할때 희열을 느낀다. 나의 신기한 크레이지 학부모적 취미가 생긴셈이다. 


이번 주말에 알게된 학교는 바로 스쿨앳 컬럼비아 유니버시티다.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컬럼비아 대학의 교수진과 스탭들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기위해 시작했다고한다. 물론 그 동네에(스쿨존이라고한다) 살아야하고 추첨제로 이루어지는데 가장 특이한 부분은 컬럼비아 대학교 산하에 있기 때문에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의 모든 학년의 교과과정이 아주 세밀하고 혁신적이라는 점이다. 추첨을 할때부터 Diversity 인종의 다양성을 강조해서 뽑고 그 아이들과 부모가 어우러져서 학교가 가장 가까운 커뮤니티가된다. 사립의 답답한 점은 부모의 직업과 인종이 한정되어있어서 아이가 유연한 사고와 문화를 접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겠다. 실제로 스쿨오브 컬럼비아 아이의 생일파티에 다녀온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는 한 부모는 공원에서 다양한 인종의 부모와 아이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생일파티가 인상깊었다고 고백한다. 주말마다 반아이의 생일파티를 줄줄이  가다보면 함께 있는 아이의 반친구들보다 부모들의 성향이 더 잘 보이기도 할터이다.

아래는 스쿨 앳 컬럼비아 유니버시티의 웹사이트에 있는 학교철학이다. 




협동 Collaboration 

결과를 항상 예측할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 개인의 관점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역동적인 그룹에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장려합니다.   


지역 사회 Community 

학교 안팎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포괄성을 촉진하고 열린 의사 소통을 촉진하며 지역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명확한 기대치를 제공합니다(promoting inclusivity).


다양성 Diversity 

정체성 개발, 반편견 능력(anti-bias skills) 및 차이(the idea that difference is better)가 더 낫다는 생각을 포함하여 다양성의 중요한 측면을 다루는 무수한 학습 경험의 환경에서 즐깁니다.   


혁신 Innovation

현재 연구에 기반을 둔 사려 깊은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기술을 교실에 적용하며, 모든 학생에게 의미 있는 21세기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학습 접근 방식을 모색합니다.


가장 큰 키워드는 다양성과 혁신이다. 그리고 좀더 나아간다면 리더쉽과 독립성. 

이 학교의 철학에서 적용할 부분을 발견했다. 


오늘 나의 아이를 픽업해서 나는 이렇게 말해줄것이다. 

너는 달라서 더 특별한거야. 그게 더 좋은거야.  

너는 뉴욕에 사는 한국+미국 사람이란다. 

그리고 집에 와서 혁신을 바탕으로 깊은 위험과 실패를 통해 우스꽝스러운 머핀을 만들며 깔깔댈것이고 그토록 소원인 유튜브 (너투브라하며 막 웃어댔던)를 같이 만들어 보자. 


외동이어서 안쓰러운 마음에 주변에 편한 엄마들과 플레이데잇을 구걸하는 나를 벗어나 

오늘은 뉴욕의 저 한 학교처럼 책을 왕창 꺼내서 읽기도하고 수영도 하고 

다시 돌아오지않을 구월의 어느날. 특별한 오후를 만들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뉴욕 학부모의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