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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직타이거 Feb 06. 2020

스케치를 브랜드 제품으로까지 만들기

퇴사후 자유로운 무직을 위하여

오늘은 무직타이거를 끌어오면서 항상 마주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무직타이거를 시작한 지 1년 7개월 정도가 된 것 같네요 :)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지나와보니 무직타이거라는 브랜드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고 매출구조가 단단해져 있더군요!

회사 생활할 때는 1년이 정말 길었는데 퇴사하고 나와서 브랜드를 운영하게 되니 1년이 마치 한 달 같아요.


얼마전 진행한 무직타이거 X 프리스비 이벤트에 와주신 고객분들
멀리서도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지하철에서 모르는 분이 혹은 지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해요.

정말 신기해요 :)


이번에 신사 가로수길 닥터자르트 플래그쉽 스토어에 출몰한 뚱랑이들

고무적인 건 사무실도 이사하고, 연매출도 대기업 다닐 때의 몇십 배를 기록하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대기업 연봉 정도를 벌면서 '그래 이만하면 일단 되었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왕 시작했으면 더 잘해보고 싶더라고요.


계속해서 디자인을 출시하고 고객분들과 접점을 늘려가다 보니 브랜드가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기획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서 좋아요!



아, 이제는 신규 제품을 기획할 때 여유가 생겨서 기뻐요.


예전에는 한 프로젝트 한 프로젝트마다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많았거든요. (물론, 비용이 가장 컸습니다...)

예를 들어 한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최소 발주 수량이 1,000개 정도라면 디자인이 4개 정도, 총 4,000개의 재고를 발주해야 하는 거죠.


처음에는 자금이 순환하지 않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


분명 돈을 벌고 있는데 발주량이 많아져 더욱더 발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거든요.

그렇게 되면서 신제품 생산은 멀어지고 자꾸 기존 제품만 가져가야 하기도 했어요.


얼마 전에는 네이버 메인에 소개되었었어요!



2020년도 들어서는 중국, 일본 쪽에서 요청이 많이 와서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해보고 있어요.

먼저 홈페이지 구축부터 하려 하는데 산적해있는 신규 프로젝트와 콜라보 덕분에 계속 지체되고 있습니다 ㅠ


2020년 '흰 쥐의 해'를 맞아 '뚱찌'를 기획한 스케치


처음에는 브랜드를 패턴을 주로 다루는 패브릭 브랜드로 키워오고 있었어요.

그때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홈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았었던 때입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보는 만큼 보이는 가 봅니다.


기하학적이고 전통적인 느낌의 패턴을 만들면서 한국적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도 많이 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콜라보는 다시곰님과의 콜라보였는데 덕분에 패션쇼에도 가보고, 방송으로도 저희 디자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는 언제나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나 혼자 산다 새해 편 / 서울 패션디자인 위크 등에 출연한 무직 타이거 패턴

공중파에서 자신의 결과물을 보는 느낌은 항상 짜릿한 자극이 있는 것 같아요.

성취감도 굉장히 크더라고요!


퇴사 전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2018, 제네바 모터쇼 프로젝트, 컨셉 스케치


기업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자신이 디자인에 참여한 자동차가 거리에 있을 때도 큰 감동이었거든요.

그런데 온전히 자신만의 디자인이 자기의 브랜드 이름으로 알려지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울림이 있더라고요.

다양한 느낌으로 변주해본 무직타이거 호랑이들, 시간 순으로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다


무직타이거를 운영하면서 전통적인 느낌의 작업들을 해오다가 문득 모던함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한국적인 모던함이란 무엇일까 생각하다,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취향과 이야기가 한국적인 모던함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조금 더 생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디자인 브랜드로 다가가고 싶었어요.

그냥 귀엽게 사용하다가 알고 보면 뜻이 있는, 혹은 공감이 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습니다.


무직타이거의 뮤즈, 고양이 하쿠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힘을 빼고 캐주얼한 느낌의 호랑이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무직타이거의 디자인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면 전통적 -> 코믹의 느낌 -> 캐주얼화 -> 캐릭터화 의 과정을 거쳤어요. 지금 와서 보니 그 과정이 확실하게 잘 보이네요.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어갈수록 수요층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패브릭 -> 패션 -> 패브릭 소품 -> 소품 등으로 바뀌어가는 아이템들


주력 판매 상품의 경우도 홈데코 인테리어 / 패션 패브릭 -> 디자인 / 패션 소품 -> 문구 / 전자 문구 순으로 변화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디자인 소재의 변화가 제품의 변화로까지 이어지더군요.

그렇게 하면서 무직타이거의 새로운 고객층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할 때는 스케치부터 시작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디자인 단계에서는 스케치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더라고요.


스케치를 통해 브랜드 제품이 되기까지


무직타이거는 '뚱랑이'라는 캐릭터가 주 캐릭터인데, 이 이름은 고객들이 지어줬어요 :)

뚱뚱한 호랑이라는 애칭인데, 처음 '뚱랑이'라는 별칭을 댓글로 보는 순간 너무 귀엽더라고요.


자꾸 고객분들이 사용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저희도 아예 '뚱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스케치는 뚱랑이라는 캐릭터가 자기 몸을 주체 못 하고 실뭉치에 얽히는 모습을 표현한 스케치예요.

저희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한테 털실뭉치를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저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여러 개의 원으로 뚱랑이의 비례를 잡아준다


그렇게 대략적으로 스케치 감을 잡고 기초적인 원들로 먼저 구도를 잡기 시작합니다.

여러 개의 원으로 표현하는 것이 비례를 보기 편하더라고요.


작은 소품의 경우 일부 디테일을 수정해야 하기도 한다


에어팟케이스에는 어떻게 디자인이 올라갈지 생각해봤어요.

디자인 제품에는 저마다 표현에 제약사항들이 있는데, 에어팟케이스의 경우에는 인쇄되는 면적의 제약사항을 확인하고 작업해야 했습니다.


윗 뚜껑 부분에는 글자 정도가 가능했고, 밑에는 뚱랑이 한 마리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습니다.


어떤 디자인이건 스케치를 탄탄하게 해 놓으면 편하게 전개할 수 있다


보통 폰케이스와 함께 하는 스마트톡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뚱랑이가 표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뚱랑이를 전체적으로 줄여서 귀여움을 살려 작업했습니다.


스케치에서 제품으로까지


그렇게 해서 완성한 무직타이거의 뚱랑이 시리즈, <웁스 타이거>입니다.

위의 스케치는 투명 케이스를 염두에 두고 스케치한 것인데요, 투명 케이스에 적용하면 아래와 같이 적용됩니다.


스케치로 고려했던 애플 로고와 뚱랑이의 위치


일러스트를 적용한 폰케이스 디자인은 소재에 따라 디자인이 많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 시그니쳐 로고를 가리지 않길 원하며 디자인에 함께 조화되는 것을 더욱 선호합니다.


그런 이유로 투명케이스 디자인할 때, 스케치부터 일러스트와 로고의 상관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아이폰 11 시리즈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상단부에 위치하였던 애플 로고가 중앙으로 이동했습니다.


로고 위치가 바뀌기에 조절된 뚱랑이 그래픽


그러한 경우에는 위의 사진처럼 글자와 그래픽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합니다 :)

갤럭시와 LG 등의 기종도 있기 때문에 변수가 더 많아집니다 (... 정말 많아요...)


이렇게 나온 디자인은 또다시 여러 상품에 수평 전개가 됩니다.

먼저 필드테스트 겸 폰케이스와 스마트톡으로 시장의 반응을 살핍니다.

판매량, 반응도 등을 측정한 후 평균 이상의 디자인들은 아래처럼 많은 디자인으로 전개됩니다.

웁스 타이거를 콘셉트로 한 제품들, 현재는 더욱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같은 디자인이더라도 제품 소재나 종류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베스트 디자인이더라도 제품 출시 전에는 항상 긴장해요.



앗, 이것 저것 쓰다 보니 글이 굉장히 길어졌네요!

다음에는 특이한 콘셉트를 잡고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간단한 데일리 소식은 무직타이거 인스타그램

- 더 많은 무직타이거 제품은 무직타이거 홈페이지


그 외 궁금하신 부분들은 위의 링크를 참조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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