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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깨는 현석이 Mar 27. 2024

24.03.27 잠을 좀 푹 잤으면

가진 게 나 밖에 없어서요

또 밤새 꿈을 꿨다. 또라고 하기도 민망하게도 거의 매일 꿈을 꾸고 한번 꿈을 꾸면 2시간을 자도 꿈 속에서는 이틀,사흘 혹은 1주일 2주일씩을 보내기도 한다.


보통 개 꿈인 경우가 많은데, 개꿈이라도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가 꿈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다행히도 오늘은 꿈을 꿨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날은 운이 좋은 날이다.


요즘은 정신과 진료를 대학병원에서 받고 있다. 약이 조금 바뀌었는데 식욕이 미친듯이 돌거나 자다가 깨서 뭔가를 먹고는 다음날 기억이 없는 등의 증상은 많이 줄었다. 이 참에 살도 좀 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제는 걷기만 해도 배가 너무 나와서 허리가 아프다. 양압기도 쓰고 있다. 자는 동안 산소 포화도가 60퍼센트까지 떨어진댔다. 양압기를 쓰면 그럴일이 없다고 했다. 확실히 쓴 날과 쓰지 않은 날은 차이가 크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하루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을 차려서 꿈에서 벗어나고 오늘 하루를 또 살기 위해서 혼잣말로 오늘 할 일을 하자 따위의 말도 하면서 애를 쓰고 있다. 지금 글을 쓰는 것도 그런 행위의 일환이다.


잠을 좀 푹 잤으면 좋겠다. 꿈을 안꾸고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인 그런 잠을 한번만 자보고 싶다. 바람과는 상관없이 오늘도 몽롱하고 피곤하니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두서 없이 글을 쓰고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나자. 일어나서 할 일을 하자. 정신 차려 김현석 같은 말을 하면서.


이사가 몇일 남지 않았다.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둘이 함께 어떻게든 해냈다. 그러니 이제 또 할 일을 하자. 냉장고안을 비우고 쓰레기를 버리자. 할 일을 하자.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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