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프 온리> 줄거리 및 리뷰
여자 친구 사만다와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던 이안. 하지만 너무나 바빴던 일 탓에 그는 사만다에게 소홀하게 된다. 심지어 졸업 발표회까지도 까맣게 잊어버린 이안.
영화 <이프 온리> 줄거리
어쩐지 아침부터 삐걱거렸던 두 사람. 그럼에도 사만다는 발표 자료를 빼먹은 것 같은 이안에게 자료를 건네주기 위해 발표 장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이미 그의 손에 들려있는 발표자료. 사만다의 호의가 지나친 간섭이 되어버렸고 이안은 투자를 받기 위한 설명회를 완전히 망친다.
그 일을 마치고 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택시를 잡는 이안. 그런데 택시기사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그의 고민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는 내리기 전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녀가 곁에 있는 걸 감사하며 사쇼
계산 없이 행동하고
다행히 연주회는 성공적이었고 이안은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하며 아침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식당에 가자마자 쌓아 놓았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이안. 가만히 듣던 사만다 역시 쌓인 게 꽤나 많았던 듯했다.
그런 이안을 뒤로하고 택시를 잡아 떠나는 사만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아까 이안이 탔던 택시의 기사. 탈 건지 선택하라는 기사의 말에 결국 이안은 택시를 타지 않았는데 얼마 못 가 택시는 교차로에서 큰 사고를 당하고 사만다는 목숨을 잃게 된다.
사만다의 죽음 후 그녀의 일기를 읽어보던 이안은 사만다의 사랑을 느끼며 더 큰 슬픔에 빠져든다. 그렇게 외로이 하룻밤을 보낸 이안. 그런데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자 기적처럼 사만다가 눈 앞에 있다.
처음에 이안은 눈 앞에 그녀를 귀신처럼 여겼지만 그게 아니라 사고 당일 날의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자 이안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기어코 그날의 일처럼 반복되는 사건들.
이안은 일련의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불행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출근하는 동안 시계가 깨지지 않는 걸 확인하자 기분 나쁜 꿈이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나서 결코 꿈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연히 탄 택시 기사가 사고가 났던 그 택시기사였던 것.
그러자 그는 택시기사에게 사만다가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그녀를 지킬 방법 대신에 택시기사는 서두르라는 말만 해줄 뿐이었다.
이안은 그 길로 사만다를 찾아가 런던을 떠나 피신해 있기로 한다. 그렇게 이안의 고향을 찾아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 그런데 이안은 자신의 시계가 깨져 있는 걸 알게 된다.
어떻게 해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앞에 이안은 마지막 하루가 남는 다면 어떻게 보낼 지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뻔한 걸 뭘 물어 정답은 하난데
자기하고 보내야지
여자 친구 사만다의 죽음을 본 이안. 그는 적극적으로 운명을 바꿔보고자 하지만 그날 일어났던 일이 데자뷰처럼 반복해서 일어난다. 과연 이안은 운명을 거스르고 사만다를 구해낼 수 있었을까?
운명보다 강했던 사랑
이 작품은 2004년에 개봉한 로맨스 영화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 혹은 로맨스 영화 추천 목록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자 친구에게 조금은 무신경했던 이안의 시점에서 영화는 흘러간다. 여자 친구의 중요한 졸업 발표회도 잊고 자신의 일에만 파묻혀 살아가던 이안. 그는 끝끝내 사만다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제대로 사과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자 친구를 사고로 잃는다.
그때부터 기적이 일어난다. 자고 일어났더니 죽었던 여자 친구가 돌아온 것. 아니 더 정확히는 사고가 발생한 그 날의 아침으로 시간이 바뀌어 있었다.
여자 친구가 죽을 거라는 걸 알게 된 이안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날 벌어졌던 일들을 바꾸고자 노력하며 사만다를 지켜내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당장의 그 사건을 모면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간문제였을 뿐 일어났던 일은 똑같이 일어나는 것.
이런 설정은 타임슬립물에서 종종 사용되는 연출이다. 흔히 ‘타임 패러독스’라 부르기도 하는데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할 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벌어지는 일들이 서로 상충될 때 일어나는 모순을 이야기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할아버지 역설’이 있는데, 현재 시점의 내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다.
이럴 경우 말 그대로 역설이 일어나는데 타임슬립물은 이런 부분의 변화를 주면 큰 대가를 치른다는 설정을 하기도, 혹은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아 놓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프리퀀시>나 <나비효과> 같은 작품이 해당하겠고, 후자의 경우는 올해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해당하겠다.
주인공을 돕는 닐이 말했던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라는 말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이 영화의 설정을 한 번에 이해하게 하는 대사였다. 이미 일어나기로 결정된 일은 어떻게 비틀고 꼬아봐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주인공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보여주고 있던 것.
그러자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된다. 어떻게 애를 쓰더라도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기 때문에. 그럼에도 그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택시기사의 말처럼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안은 일정 부분 그 운명을 바꿔 놓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부였고 전부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죽음을 미리 알았기에 사만다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마지막을 기다릴 수 있었다.
특히나 사만다가 이안을 생각하며 썼던 곡을 연주회에서 부를 수 있도록 만들며, 사만다를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비록 잔인한 운명이 이 둘을 죽음으로 갈라놨지만 서로를 위한 마음과 사랑은 죽음 앞에서도 반짝였다.
운명과 사랑에 대해서
운명과 사랑. 이 두 단어는 묘하게 닮아 있기도 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기도 한 단어다. 일반적인 로맨스라면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운명적인 만남이 사랑의 결실로 연결되는 플롯의 영화가 한 트럭은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두 단어는 대척점에 서 있는 듯했다. 지독한 운명이 그들을 괴롭혔으며 끝끝내 두 사람을 삶과 죽음으로 갈라놨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주 달콤한 로맨스 영화로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꽤 큰 충격에 빠질 수도 있겠다. 달달함도 분명 있지만 그 끝 맛은 묘하게 씁쓸한 것이었으니까.
한편 운명과 사랑, 두 단어 중 어떤 단어가 더 우위에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운명은 주인공 이안의 노력으로 약간은 바뀌었으니까.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사랑은 변하지 않았으니까. 더 말하지 않아도 어떤 단어가 우위에 있는지 확실히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RP63PxlF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