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일, 채움이 아닌 비움의 여행을 떠나볼 시간
축복받은 긴 연휴로 인해 인천공항 출국장은 대기시간만 5시간이었습니다.
직장인에게 주어지는 10일 휴가는 어쩌면 일생에서 몇 번 경험하지 못할 긴 휴가 기회 인지라
새벽같이 일어나 5시간의 전쟁터로 비장하게 출발하는 직장인 동지들의 심정이 이해 갑니다.
주말여행과는 다르게 9박 10일 정도면 루틴 한 일상을 크게 벗어나 자신을 초기화 하기에 적당한 기간입니다.
본 적 없는 경치, 현지의 맛집, 낯선 불안감, 나를 모르는 사람들
여행의 새로움은 일상을 다시 한번 깨워 줍니다.
그리고 올해 제가 선택한 여행지는 먼 이국 보다 무관심으로 잘 몰랐던 제 몸이었습니다.
"10일 단식"
무언가를 더 먹기 위한 휴식이 아닌 몸의 휴식을 돕고 식사량을 절제하는 휴식을 생각했습니다.
몇 달 전 다이어트 목적으로 경험했던 7일간 단식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단식을 다이어트로 접근하면 부작용도 있고 요요 또한 100% 따라오지만,
머릿속이 평온해지고 가벼워지는 경험이 있었습니다.(근력 손실의 부작용도 있지만)
세상에 맛있는 음식(저의 경우엔 탄수화물 중독자)은 지천에 널려있고 항시 우릴 유혹합니다.
사람마다 유혹을 대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전 유혹을 부정하거나 밀어내지 않고 꽤 "친밀하게"
지냈기에 탐식의 결과로 과체중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시작해본 단식.
해볼 만했던 첫날 단식이 지나 삼일째 되는 날엔 물과 소금마저 달콤한 상태였는데
이 쉽지 않은 고행이 5일 차쯤 되었을 때 내 몸이 얼마나 식탐에 노출되었는지..
몸이 나에게 보낸 여럿 건강 신호를 무시하고 있었는지 굶주린 몸의 걱정스러운 외침이
선명하고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6일 차 이후부턴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회사 생활로 인해 7일 차에 단식을 접고 요요화 함께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몸무게로 봤을 땐 요요가 왔더라도 단식 전 보다 감량은 성공했습니다.
입던 옷들이 헐렁해진 상쾌한 기분이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단식 기간 중
내 몸의 반응을 차분히 관찰한 경험이였습니다.
"식탐으로 내 몸이 지쳐있었구나.."
그동안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 배가 고프지 않아도 무료함에 식사를 했으며,
정서적으로 충족되지 못한 보상심리를 몸과의 협의 없이 야식으로 때웠습니다.
단식은 반성의 경험이 되었고 이후 무리않는 선에서 주말 단식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단식 휴가는 지금 4일 차를 지나고 있고 불필요하게 몸무게를 재어보고 있진 않습니다.
몸과 정신이 더 편해졌다는 충만감 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단식이 만병통치약은 절대 아니며 무리한 단식은 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잘 알려진 건강한 단식 플랜을 참고하여 시작해 본다면
본인의 식습관 점검과 충동적 식욕 절제의 필요성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덤으로 단식 이후 꾸준히 산책을 병행하면 체중 감량까지 이루어집니다.
아직 한 번도 단식을 해보지 않으셨다면 많은 단식 사례를 꼼꼼히 살펴보고
2~3일 코스 단식을 진행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여행지 맛집 투어 같은 채움의 힐링과는 다른
내 몸과 친해지는 비움의 힐링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남은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_h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