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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May 03. 2019

차이를 만드는 리더

혹자는 Leadership을 아래와 같이 각 알파벳 단어 별로 의미를 부여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L(Listen) : 구성원의 말을 경청하고

E(Educate) : 구성원을 육성/지도하고,

A(Assist) : 구성원을 적극 지원해주고

D(Discuss) : 구성원과 함께 토론하고,

E(Evaluate) : 구성원을 정확/공정하게 평가하고,

R(Responsible) : 구성원을 끝까지 책임진다.

S(Solution) : 문제 해결을 지원해주고

H(Harmony) : 조화/인화를 추구하고,

I(Insight) : 통찰력을 기르고,

P(Purpose) : 목표의식을 높게 가져라.


개인적으로 몇 가지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첫 번째, 경청이다.

경청과 관련하여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자들로 하여금 두 부류의 사람과 대화를 하게 한 뒤, 어느 쪽이 말을 잘하는지 평가하는 실험이었다.

첫 번째 대화 상대는 본인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게 했고, 두 번째 사람은 상대의 이야기를 가만히 경청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달변가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번째 사람을 지목했다. 두 번째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주로 본인이 대화를 이끌어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상대가 더 말을 잘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 상대의 화술과 언변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왔다.  상대는 그저 가만히 듣기만 했을 뿐이고 반대로 실험자가 대화 전반을 이끌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평가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유려한 말솜씨로 상대를 현혹시키는 것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하나만으로 상대에게 말솜씨와 더불어 커뮤니케이션에 능하다는 평가를 함께 얻어낼 수 있다. 그만큼 경청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자 생명이다. 

내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팔로워의 의견과 생각을 표현할 절대적인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다 보면 팔로워들은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상사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상사의 입술과 손가락 만을 쳐다보게 된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내세우기 이전에 팔로워의 목소리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경청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기도 한다.

들을 청 ‘聽’ 은 耳 + 王 + 十 + 目 + 一 + 心로 구성되어있다. 풀어 해석하자면 왕(王)처럼 큰 귀(耳)로, 그리고 열개(十)의 눈(目)으로 즉 진지한 눈빛으로 하나(一)된 마음(心)르로 진심으로 들어주어라”라는 의미이다.


경청하는 리더의 사례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종대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화를 하나 소개하면,

성삼문이 장원을 해서 세종대왕 앞에 나섰다. 세종이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이야기하자 성삼문은 자신의 배경에 대해서만 질문을 해서 조금 실망했다는 직언을 한다.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대전 내시가 말을 삼가라는 의미로 “쉬잇” 하는 소리를 내며 주의를 주자 성삼문은 대전 내시에게 되려 호통을 친다. 신하가 임금에게 바른말을 고하는데 내시가 중간에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세종대왕은 성삼문을 책망하지 않고 되려 앞으로 직언으로 자신을 대하고 많이 도움을 주라고 이야기한다. 이에 감동한 성삼문은 세종대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세종대왕은 모두가 반대하는 장영실을 중용할 때에도, 훈민정음을 반포할 때에도,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귀를 열고 충분히 듣고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서 국정을 이끌어 나갔다. 이렇듯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팔로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경청하지 않는다면 좋은 리더로 평가받기 어렵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경영에 있어 발생하는 문제들 가운에 약 60% 이상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육성’이다.

잭 웰치는 차별적 인재관리 모형을 만들어 혹독하게 인재관리를 했기 때문에 주로 구조조정의 대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 누구보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육성 많은 관심을 가졌던 리더였다. 대표적인 예가 크로톤빌(Crotonville) 연수원 건립이다. 잭 웰치는 크로톤빌을 토론 및 정보공유의 장으로서 활용하고, 1만 8천여 명의 GE의 핵심리더들을 직접 만나 한 달에 두 번, 최소 네 시간씩 직원들과 함께하는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워크아웃 프로그램(Work-Out)을 만들어 참가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내도록 하고 논의된 아이디어 중 약 75%는 현장에서 즉시 실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 비전 제시이다.

뉴욕 타임스에서 선정한 세계를 움직인 가장 역사적인 인물 중 첫 번째 자리로 꼽힌 바 있는 칭기즈칸의 대륙 정벌의 전략과 비법들은 잘 알려진 바 있다. 스피드, 모계중심의 성 개방 의식, 효율적인 조직 구성, 과학기술과 교역의 장려, 유능한 참모의 기용 등 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그가 품은 웅대한 비전에 있다. 17살의 어린 테무진이 타타르족의 습격으로 가족을 잃고 포로로 붙잡혀 가게 되면서 부족 전체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을 때 그가 처음으로 세운 목표는 '흩어진 부족을 다시 세우고, 가족에 대한 원수를 갚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공통의 목표가 있다면 부족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고 결국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후에 대륙을 정벌할 때 계속 새로운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빠르게 달성해 나간다. 결국 칭기즈칸이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목표를 세웠기 때문인 것이다.


네 번째, 행동하는 리더이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초대회장 고 이병철 회장이 평소 자주 인용하던 구절이 있다.

'보보 시도장(步步時道場)'

한 걸음 한 걸음이 인생이라는 뜻으로 그의 경영철학의 제1원칙인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와 같은 의미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행하여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삼성그룹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선대회장이 행동으로 일구고 행동의 철학과 가치를 조직 DNA로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변혁적 리더십의 대표적인 예로 많이 인용되는 간디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간디를 찾아왔다.
 “선생님, 제 아들이 설탕을 너무 좋아합니다.”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말을 잘 듣지 않는군요.”
 “선생님께서 설탕을 먹지 말라고 한 말씀만 해주세요.”
 간디는 보름 뒤에 아들을 데리고 오라고 답변을 한다.
 먼 길을 왔으니 제발 한마디만 해달라고 간청하는 엄마에게 간디는 다시 한번 보름 후에 데려오라는 답변을 준다. 그렇게 보름 후에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다시 간디 앞으로 데려온다. 그제야 간디는 어린아이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이야기해준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아이 엄마는 간디에게 물었다.
 “선생님, 보름 전에 제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을 때는 왜 말씀을 해주시지 않았나요?”
 그러자 간디가 대답했다.
 “사실 저도 설탕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보름 전에는 저도 사실 설탕을 먹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설탕을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도 설탕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팔로워들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전에 나 스스로 먼저 원칙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리더는 시시콜콜한 잔소리로 사람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자신의 말과 행동과 꾸준한 실천으로 모범이 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과 자세일 것이다.


다섯번째, 신뢰다.

신뢰는 말 없는 소통이다. 말없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모 유명 제과의 광고처럼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그러자면 상대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측이 가능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신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생겨난다. 매 주어진 업무상황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준이 다르다면 실무자는 빨간펜 선생님을 바라보듯 매번 리더의 의사결정만을 기다리게 된다. 이는 리더 본인에게도 직원의 성장과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리더는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 그리고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지켜져야 할 원칙과 기준만 잘 제시해주면 된다.

그렇게 하면 수만 가지의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실무자가 재량껏 판단하고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그것이 올바른 권한 위임의 방법이고 리더로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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