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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Jun 12. 2024

선배(리더)의 역할

업무 처리하느라 한창 바쁘게 일하는 중이었다.

갑작스레 마케팅 부서의 막내 직원이 황급히 찾아왔다.

“강당에서 외부 세미나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기기 사용법을 잘 모르겠어요. 

지금 바로 도와주실 수 있나요?”


우리도 개인 업무 일정이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종종 벌어지던 일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먼저 강당을 주로 사용하는 부서별로 담당자를 지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날을 정해 담당자들에게 시설물 이용 방법에 대해서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강당 사용계획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일정을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담당자는 사전에 일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부서 내 그 누구도 그 일정에 대해서 요청받은 바가 없었다.

마음이 급한 것은 알지만 거짓말까지 하는 담당자의 태도는 반드시 짚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해당 부서의 리더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주의를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리더의 반응이 가관이다.

“애들한테 뭐라 해봐야 달라지는 것도 없고, 감정만 상해요.”

“그냥 좋게 넘어가세요.”  


위의 사례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협업하다 보면 근본 없이 일하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그 친구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피드백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일하는 동안 아무도 뭐라 하지 않으니 자신이 하는 일의 방식과 결과물 그리고 행동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렇게 자신이 만든 결과물이 또 다른 레퍼런스가 되어 잘못된 습관과 패턴들이 고착화되고 만다. 


리더 혹은 선배의 역할은 후배들이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업무와 관련한 지식과 스킬뿐만 아니라 그들의 태도도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니 뭐니 하며 그들의 감정관리와 소통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갖다 보니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빠뜨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 

상대방이 아프게 들을까 걱정하는 바도 이해는 된다. 

그래서 전달 방식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나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배우지 못하고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리더 혹은 선배의 피드백과 메시지가 아프게 들리던 그렇지 않던 그것을 소화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다. 나는 내 몫을 다하면 된다. 


그래서 연차가 쌓일수록 선임자로서의 신념과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후배를 잘 챙기는 일 또한 내가 해야 할 일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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