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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쿤데라 Nov 19. 2021

올라타자 메타버스

CU 편의점 제페토 입점

2021.08.13 작성글

지난 5월, BGF리테일의 이건준 대표와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가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주된 내용은 제페토에 있는 한강공원 월드에 CU편의점이 입점한다는 것. 당시 두 대표가 각자의 모습을 본뜬 아바타를 만들어서 제페토에서 이뤄진 체결식에 참석한 것도 업무협약 내용과 참 잘 맞아떨어지면서 재미까지 잡았다고 생각했었음. 체결식은 5월에 이뤄졌지만, 편의점 오픈은 8월로 예고했었는데, 마침내 그날이 왔다. 

몇 가지 재미 포인트가 있는데, 한강공원 맵은 한국관광공사와 제페토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맵이다. 들어가보면 잠수교 모습도 보여 누가 봐도 반포한강 공원을 본따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반포 한강 공원에 있는 편의점은 GS25뿐이다(한강반포1, 2호점과 한강세빛섬점). 그래서 제페토 맵에 구현된 편의점은 GS25의 상징 컬러인 하늘색을 ZEPETO25라는 어색한 이름 입힌 간판을 달고 있었다. 그랬던 편의점이 BGF리테일과 네이버제트의 협약으로 한순간에 CU편의점으로 바뀐 것.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이미 GS25가 터를 잡은 한강 공원 일대에 CU편의점을 낸다는 것을 현실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짐작할 수 있다. 그 어려운 일은 메타버스의 특성을 일찍이 간파해 적용한 아주 멋진 전략이다. 

편의점 외관 색상이 누가 봐도 CU처럼 바뀐 것도 재밌지만, 더 흥미진진한 것은 편의점 내부다. 기존 가상의 편의점 ZEPETO25 내부에는 과자나 음료가 진열돼 있긴 했지만 전부 제대로된 로고가 없어 게임 아이템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공개된 제페토 CU편의점 안에는 실제 음료, 과자, 핫바, 라면 제품들이 들어와 있다. 심지어 최근 이슈몰이했던 곰표맥주까지 입점. 업무협약은 BGF리테일이 했는데, 수많은 식음료 브랜드가 로고 하나 안 바뀌고 그대로 입점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페토에서 아바타가 음료수처럼 생긴 캔을 들고 다니는 것과 코카콜라를 들고 다니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생각. 여기서 나오는 브랜드 홍보 효과가 전혀 없다고는 못할 텐데 과연 어떤 계약 내용을 기반으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인지 너무나 궁금함. 

마지막으로 단순히 편의점만 실제 모습을 본 떠 구현해둔 것이 아니라 편의점 알바생 아바타 '하루'를 만들어 아예 프로필까지 팠다. 비록 npc이긴 하지만 유저들이 하루랑 같이 사진을 찍고, 하루처럼 옷을 입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메타버스 내 첫 진출한 CU의 인지도가 다른 편의점보다 높아질 거라는 것은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다. 셀프계산대를 이용하거나, 하루 옆에 서서 같이 알바생처럼 인사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 

5월, 두 회사의 업무협약 체결 소식을 듣고는 반포 한강 공원에 CU가 깃발을 꽂는다는 사실만으로 흥분과 기대를 감출 수 없었는데, 오늘 그 결과물을 보니 무조건 기대 이상이다. 최근 제페토에 실제 환경 기반의 맵보다 게임 요소에 포커싱이 된 맵들이 더 자주 출시돼 아쉬웠는데, CU편의점 입점에 따른 한강공원 개편을 보니 앞으로 현실과 얼마나 더 똑같은 맵들이 나오게 될지 다시금 기대하게 된다.


#메타버스 #한강공원 #CU편의점 #ZEP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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