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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allypark Jan 26. 2018

지금은: 예루살렘과 텔아이브의 사이

스웨덴에서의 꿈만 같았던 1년간의 시간들이 끝이 나고 나는 또다시 여행을 떠났다, 아니 다시 돌아갔다. 내가 돌아간 곳은 한국이 아닌 이스라엘이다. 나의 학창 시절의 조각 일부가 이스라엘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몇 번이고 반복했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여름을 다시 보러 가기 위해 스웨덴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의 여름방학의 반을 나는 이스라엘에서 보냈다. 이스라엘의 곳곳을 몇 주 동안 여행도 하고, 예전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히브리를 배우러 매일 히브리어 어학원인 울판을 다녔을 때의 친구들과 고등학교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여러 사람들을 다시 만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나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대로 대학교를 가고 계속 이스라엘에서 살고 싶었다. 그렇게 내 계획대로 될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에서 살았던 3년은 갑작스럽게 끝이 났고, 나의 일부는 그곳에 계속 멈춰있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는 사람 단 한 명도 못 만났고, 이스라엘을 갔다 왔거나 살다 온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아니 정말 없었다.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곳인데, 아무도 몰랐기에 나의 존재 또한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았다. 


지금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시는 스웨덴의 말뫼이지만, 그다음으로는 바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이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텔 아비브 사이에 내가 있었다. 나에게 여행이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갔다 온 여행지, 여행지에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과 나의 시간들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할 때 나는 내가 지워져 버린 기분이 든다. 그래서 여행은 나를 다시 찾으러 떠나는 삶의 여정인 것 같다. 


예루살렘의 피스갓제브라는 동네


그렇게 나를 다시 찾으러 이스라엘로 떠났다. 


예루살렘은 도시 건축물들이 하나의 컬러 팔레트로 통일되어 있고, 그 색감은 예루살렘의 날씨와 무척 어울리는 바이다. 곳곳에 햇살이 안 비치는 곳이 없다. 나는 제일 먼저 나의 고등학교 친구네 집을 찾아갔다. 


친구네 집
히브리 대학교


그다음은 히브리 대학교도 찾아갔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나는 내가 다녔던 이스라엘의 고등학교에서 심리학과 사회학을 고등학교 전공으로 선택하고 바로 히브리 대학교에서 심리학이나 아동심리학, 가정상담 관련된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려고 했었다. 그게 너무 아쉬웠던 걸까, 나의 못 이뤄졌던 계획이. 나는 이날 히브리 대학교에서 한참 동안 있었다.


히브리어 어학원, 울판


그다음에는 내가 중학교 2학년 대신 다녔던 히브리어 어학원인 울판을 찾아갔다.


그렇지만 여기는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기억했던 장소들 중 어떤 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였고, 어떤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한 번 갔었던 곳이라고, 기억 속에 아무리 그대로 있어도 그곳이 그 모습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 기억들은 이제 추억이 되어 나를 채워준다. 


예루살렘의 마하네 예후다 시장에서


나는 아제르바이잔에서 5년을, 이스라엘에서 3년을 살았기 때문에 한국 음식보다 러시아나 시리아 또는 레바논이나 요르단의 음식들을 더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올리브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요리할 때 좋아하는 가지각색의 향신료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예루살렘에서 텔 아비브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무지개


마침 텔 아비브에는 프라이드 페스티벌 2017이 열렸던 바로 다음 날이었다. 나는 2017년의 프라이드 페스티벌은 스웨덴의 룬드에서 참여했어서 다행히 아쉬움은 없었다. 종교적 색이 매우 짙은 예루살렘과 다르게 텔 아비브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곳곳에 있어서 더 알록달록하다. 


피크닉 패브릭을 깔고


텔 아비브의 지중해를 보기 위해 바닷가로 걸어갔다. 

이렇게 내가 가져온 천도 모래사장 위에 깔고. 


그럼, 여름방학 시작!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의 사이에서.


그때의 여름, 그 여름방학과 텔 아비브의 바닷가, 예루살렘 시장에서 맛봤던 올리브까지. 내가 잊혀지는 것 같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은 이스라엘.





이스라엘 편은 계속 이어집니다. 


지금은: 여행 중


앞으로 매주 토요일, 저의 여행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Breakfast: http://blog.naver.com/gkdmsinj 

Lunch: https://www.facebook.com/thesallypark

Dinner: https://www.instagram.com/thesall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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