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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allypark Jan 20. 2018

지금은: 말뫼

스톡홀름, 코펜하겐, 그래도 말뫼

스톡홀름 여행 이야기 2편, 그 후.


스톡홀름, 코펜하겐, 그리고 말뫼 여행 이야기는 나의 인생친구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이스라엘과 한국, 한국과 모잠비크, 모잠비크와 스웨덴, 다시 스웨덴과 한국, 그리고 지금 함께 다시 한국에 있으면서 서로 떨어져 있던 모든 순간들, 함께 했던 시간들, 같이 여행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의 인생친구도 모잠비크에서의 해외 장기 파견 봉사단원의 일을 끝내고, 모로코랑 포르투갈을 여행하다가 스웨덴으로 넘어온 건데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한국 음식보다는 중동 음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후무스와 팔라펠!), 친구를 위해 말뫼에 있는 한국음식점을 찾다가 이런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벽돌집처럼 되어 있길래, 내 자전거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내가 앞에 타고, 친구는 뒤에 타고 그렇게 배꼽 터질 듯, 웃으면서 말뫼를 돌아다녔다. 


나의 인생친구와 함께
말뫼에서


그리고 날이 좋았던 날에는 이렇게 말뫼 운하로 자전거를 타고 가서 햇빛을 함께 보았다. 운하 데크에 앉아서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던 날들. 그 햇빛이 그립다.



내가 스웨덴 말뫼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을 살면서 나의 로넨 하우징 7층의 714호는 나의 '집'이었다. 친구와 함께 여기서 차 한잔씩 마시고, 채식주의자인 나 때문에 함께 채식 요리도 해 먹고, 내가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도 소개해주고, 그렇게 나의 일상을 친구에게 나눠주었다. 나중에 친구가 하는 말이, 스웨덴 말뫼에 와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고, 그 순간들을 함께 하니깐 그제야 나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한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듣기만 하다가 직접 보고, 그 사람의 일상과 나의 일상을 나누게 되면서 그렇게 서로 가까워진다. 



친구도 지금까지 여행 한 곳 중에서 작지만 코지한 스웨덴의 남쪽 도시 말뫼가 가장 좋다고 했다. 나도 지금까지 돌아본 곳들만 35개국이 넘지만, 그중 제일 좋아하는 곳은 스웨덴의 말뫼. 내가 살아본 도시 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도시,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도시, 가장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시.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지만 내게는 넘치는 그런 말뫼. 


이렇게 말뫼역에서 코펜하겐역까지 기차를 타면 금방 이웃나라 덴마크에 도착한다. 그렇게 우리는 당일치기로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갔다. 


코펜하겐의 뉘하운


이전의 스톡홀름 여행기편을 보면 알겠지만, 4월 7일, 우리가 스톡홀름에 도착했던 당일 일어났던 트럭 돌진 테러 사건 때문에 스톡홀름 곳곳에 추모장소가, 그리고  덴마크의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도 이렇게 추모장소가 있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더 추모를 하고, 그렇게 우리는 말뫼로 돌아왔다.


스톡홀름도, 코펜하겐도 좋지만 그중 가장 좋아하는 곳은 그래도 말뫼. 나도 친구도 말뫼가 가장 좋았고, 나는 지금도 말뫼로 돌아가고 싶다. 스톡홀름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바로 말뫼에 도착한 날 아침, 로넨 하우징 집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에, 우리는 이렇게 무지개를 봤다. 사진은 무지개의 한쪽밖에 안 보여주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무지개들 중 가장 크고 선명했던 무지개. 아치형으로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말뫼를 다 둘러싸고 있었던 무지개. 


나의 인생친구와 나는 내가 14살과 친구가 17살 때 처음 만나서 지금 23살과 26살의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앞으로 더 성장할 날들을 함께 지켜봐 주고 싶고,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언제나 곁에 있어주고 싶은 그런 친구사이이다. 우리가 함께해온 시간들만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우리의 다음 여행지가 어디일지는 모르지만, 언젠간 다시 함께 말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나는 무지개를 보면서 소원을 빌었다. 


말뫼의 무지개


 작년에 친구가 포르투갈에서 내게 써줬던 편지 중에서. 나의 빛나는 스물둘이 지났고, 2018년이 찾아왔다. 스물셋은 더 빛날 것을 알기에 오늘도 말뫼에서 봤던 무지개를 떠올려본다. 



우리가 항상 나누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함께 성숙해가고 있음을 느껴.
서로가 서로를 통해 그걸 발견하고 있고 말야.
아름다운 가치가 깃들어가고,
조금씩 풍성해져감을 볼 때 기쁘고 벅차. 
무엇이든 '하은다움'으로 아름답게 그려갈 너이기에 걱정하지는 않아. 
그래도 지치고 힘들 때 언제나 내가 곁에 있음을 잊지말구
너의 빛나는 스물둘이 되길.



지금은: 여행 중


앞으로 매주 토요일, 저의 여행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Breakfast: http://blog.naver.com/gkdmsinj 

Lunch: https://www.facebook.com/thesallypark

Dinner: https://www.instagram.com/thesall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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