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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allypark Jan 06. 2018

지금은: 스톡홀름

스웨덴 사람들의 피카 이야기

* '지금은: 스톡홀름'은 2편이에요. 첫 번째 편은 '빵 테러, 그리고 히치하이크'고, 이번 편은 '스웨덴 사람들의 피카 이야기'랍니다. 피카라는 것은 스웨덴어로 커피를 거꾸로 한 단어로, 친구들 또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카넬불레라는 시나몬 롤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피카'에는 커피타임 그 이상의 것, 스웨덴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1편에서 나의 인생친구와 함께하는 스톡홀름 여행은 2편으로 이렇게 이어진다. 스톡홀름에서의 다음 날에는 나와 함께 로넨 하우징 같은 층에 살고 있는 플렛 메이트 빅토르가 말뫼에서 스톡홀름으로 오기로 했다. 우리는 함께 빅토르를 기다렸다. 


빅토르는 러시아에서 온 나처럼 교환학생이 아닌 유학생이다. 그래서 나처럼 두 학기만 하는 것이 아닌, 전체 코스를 모두 한다. 빅토르는 거의 매 주말마다 모스크바나 세인트피터즈버그를 왔다 갔다 한다. 빅토르는 알면 알 수록 정말 재밌으면서도 빵빵 터지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무채색의 무뚝뚝한 사람이라고만 오해할만한, 그리고 가끔 답답하게 구는 면도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있는 사람이다. 

스톡홀름, 그 다음 날 


에어비앤비에서의 다음 날 아침이 찾아왔다.  우리가 둘 다 너무 좋아했던 우리 호스트 안나의 집에서 맞이하는 토요일 아침이란. 안나네 부부의 토요일은 마당 텃밭과 가드닝을 하고, 아들들이 함께 가지치기를 하고, 큰 아들이 점심으로 크림 파스타를 만들어주는 그런 스웨덴식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심플한 브랙퍼스트

아침은 전날 장 봤던 토스트에 땅콩잼, 그리고 오렌지와 포도랑 차 한잔 씩을 마셨다. 늦은 아침을 먹은 후, 안나네 부부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우리는 짐을 챙겨서 나왔다. 언젠가 다시 스톡홀름을 찾아가게 된다면 꼭 안나네 집에서 머물고 싶다. 

안나네가 우리에게 남겨준 에어비앤비 후기마저 정말 스위트했다. 


Sweet girls who were very brave and strong depsite being in Stockholm during a sad incident in our town.
We'll have great memories of these two girls!
Good luck to you. 
Take care and good luck in the future.
Love will win in the end!


마지막 말이 정말 고마웠다. 결국엔 사랑이 승리한다는 그 말 한마디를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전차가 다니는 길


스톡홀름은 예뻤다. 나의 인생친구와 그리고 내가 같이 살고 있는 빅토르와 함께 스톡홀름에서 보낸 오후는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예뻤다. 


스톡홀름 안녕


그리고 빅토르가 좋아하는 스톡홀름의 한 카페를 가서 스웨덴식 피카를 가졌다. 자기가 좋아하는 카페에 우리를 초대한 거라면서 커피랑 디저트 값을 다 계산해준 빅토르. 빅토르가 찍어준 나랑 친구의 사진에서 뒤에 있는 거울 속에 있는 빅토르가 나와서 우리 셋은 모두 웃음이 터졌다.  사진만 봐도 그날의 행복함이 여기까지 느껴진다.


처음 스웨덴에 왔을 때만 해도 빅토르와 이렇게 절친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성격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마음의 경계선을 그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내 마음의 경계선이 지워졌는지는 이제 더 이상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는 차츰 서로를 더 알아가면서 친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나는 한국에 있으니깐 한국에서의 일상을, 그는 스웨덴과 러시아에서의 일상을 사진과 비디오로 서로 보내면서 종종 이야기를 한다. 스톡홀름에서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는지에 대해서. 


우리 뒤에 있는 빅토르!


스톡홀름에서의 피카를 가지고, 다시 말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센트럴 역에서 야간버스를 타러 갔다. 그렇게 또 8시간 넘게 밤새 달리다 보니 우리는 곧 말뫼에 도착해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빅토르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Unexpected surprises happen all the time.
Could you even imagine in the beginning of our academic year that we would be able to spend such an amazing time together in Stockholm, my dear Korean friend Sally? 

빅토르, 

너와 함께 피카를 갖는 것도, 너의 건강에 대한 잔소리를 듣는 것도, 너와 함께 팬케이크를 만드는 시간도, 같이 박물관을 가고 전시회를 보는 것도, 러시아어로 가끔씩 이야기할 때도. 그 모든 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해. 스웨덴에서, 그리고 러시아에서, 아니면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다릴게. 






지금은: 여행 중


앞으로 매주 토요일, 저의 여행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Breakfast: http://blog.naver.com/gkdmsinj 

Lunch: https://www.facebook.com/thesallypark

Dinner: https://www.instagram.com/thesall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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