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요리문화
나의 멕부심(멕시코에 대한 자부심)의 원천 중 하나는 음식이다. 이 나라의 음식에는 그 고유의 역사성과 다양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음식은 고대부터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식재료에 아메리카대륙의 여러 나라들이 영향을 주고 받고, 이어 유럽과 중동지역 등에서 들어온 식재료들까지 어우러지며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주식인 또르띠야(또띠야/totilla)는 수천년 전부터 원주민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현재 멕시코의 대통령궁에 있는 멕시코의 역사를 담은 벽화에서도 이 땅의 사람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옥수수를 재배해, 그 반죽으로 또르띠야와 유사한 형태의 옥수수 밀전병을 만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멕시코 음식은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부터 눈부시게 발전한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멕시코에는 지금 우리가 육식이라고 생각할만한 고기를 제공해주는 동물들이 없었는데, 소, 돼지, 양 등의 가축들이 모두 스페인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것. 그 외 마늘이라던가 양파 등 유럽에서 많이 쓰는 식재료들도 유사한 시기에 들어왔다.
한 단계 더 깊이 보자면 이슬람의 요리 문화도 멕시코 음식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스페인은 멕시코 식민 지배 시절 이전에 이슬람교도의 지배 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향신료들이 바로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는 짧게나마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기도 했으며, 한때는 필리핀과의 무역도 있었기에 그 영향도 적게나마 나타나고 있다.
하여, 멕시코 음식에는 세계의 역사가 담겼으며, 이런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자신들의 것으로 완벽히 포용한 다양성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 사적인 TMI
원래는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음식이었는데, 어학당에서 방과 후 활동으로 <멕시코 요리 문화와 역사> 수업을 들은 후 이와 같은 다양한 음식과 요리 문화를 가진 나라에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부심이 생기더라. 실로 다른 나라의 음식을 보면 미국이나 캐나다의 역사는 짧고, 쿠바 등의 섬나라 국가들은 지리적 제약으로 다양한 재료를 접할 기회가 적었기에 다양한 맛을 보여주지 못한다. 다른 남미국가들을 가보아도 멕시코 요리만큼 맛있는 요리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페루 빼고. 페루 리마는 정말 미식의 수도라 불릴만큼 섬세한 맛이 깃든 요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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