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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자꾸 1달러를 줍게 될까

by 보리차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손에 자꾸 1달러가 들어온다.


우리 마트엔 멕시코 손님이 많다.

올해 불법 이민 단속이 강해지면서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줄었다.

엊그제도 마트 앞에서 몇 명을 잡아갔다고 했다.

그런 흉흉한 와중에 나는 그들이 오면

“꼬마스타스?” 로 인사한다.

하와유보다 더 쫄깃해, 발음하는 순간 나조차 힘이 나 버린다.

그 말 앞엔 괄호치고 ‘친애하는 나의 친구에게’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의 언어로 환대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들의 밝은 표정이 더 한 톤 밝아진다.

환대는 돈 주고 살 수도 없지만

환대해 주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귀한 선물이다.


나는 재빨리 보고 있던 유튜브 화면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사라진 것조차 몰랐다.

그 자리에 1달러 팁이 놓여 있다.

그걸 보며 문득 생각했다.

멕시코사람에게 꼬마스타스로 인사를 하면 1달러를 두고 사라진다.

내 가설이 궁금해 실험해 봤다.

여러 번 그랬다. 아주 높은 확률로.


난 그 1달러로 로또를 산다.

당첨되면 멕시코친구들과 나눠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런데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든다.

포틀랜드 사는 사람이 로또 같은 거 될 리가 없잖아

‘포틀랜드 그 자체로 이미 로또이기에’

이 문장은 포틀랜드 살아본 사람만 아는 느낌이다.

그 어떤 설명으로도 전달되지 않는 그런 종류의 이해다.

로또란 인생 한 번이면 충분하고도 넘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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