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30대, 내 인생의 성숙기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이 사실에 익숙해져라”_빌 게이츠
#1987년 3월 3일 고요한 이른 새벽_
“눈을 떠보니 낯선 세상이었다”
1987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조용한 시골 동네 작은 병원에서 한 사내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필자는 전국의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일용직 노동자로 일 했던 아버지와 여섯 자매 중 제일 끝자락에 계신 어머니 사이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위로는 누나만 둘 있다.
듣기로는 아들을 원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내가 태어났다고 한다. 내 이름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한테 손주가 태어나거든 지어 주라고 정해 주셨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셨다고 한다. 물론 할아버지는 나를 안아보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
외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외롭게 살아오신 아버지는 우리 남매 중 특히 나를 예뻐하셨다. 아버지 직업 특성상 우리 집은 유난히 이사가 많았다. 논산에 살게 된 것도 아버지가 근처 강경읍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의 기억은 1991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우리 집 풍경 현재 교과서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초가집 형태였다. 가스레인지는 있었지만 어머니는 항상 부엌에 있는 큰 가마솥에서 밥을 지으셨고, 겨울에 온수도 가마솥에 물을 데워 나를 방 안에서 씻기곤 하셨다.
내가 9살이 되던 해, 우리 집은 경기도 수원의 한 반지하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여기서 초중고를 모두 마치고 20대 중반까지 살았다.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까. 돌이켜 보면 나의 20대는 별 이유도 없이 유난히 힘들었다. 되는 일도 철도 없었고 불만만 가득했다. 꿈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그날 기분 따라 살아갔다.
나는 가난이 싫었고 남들 사는 만큼만 잘 살고 싶었지만, 피나는 노력을 해본 적은 없다. 포기가 쉬웠고 항상 의욕만 앞서던 시기였다. 나의 20대는 매우 자유로웠지만 이런 시간이 내게 어떤 고통을 가져올지 당시엔 예상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대 후반, 뒤늦게 자그마한 인터넷 언론사의 경제팀 기자로 입사했다. 두 번의 이직을 거친 끝에 현재 종합일간지에서 금융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어느덧 8년 차다. 내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겠다. 나중에 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독자들에게 하려는 얘기는 삶에 대한 내용이다. 삶이 무엇인지, 왜 인생은 괴로운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등 나의 경험과 생각 등을 재료 삼아 재미있게 정리해봤다. 가독성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픽션도 넣었다.
모든 얘기를 담을 순 없어 필요한 얘기만 담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내용은 지웠다. 그러나 읽는 독자들께서 "그래. 이게 인생이지"라고 느끼실 만큼 진솔하게 풀어냈다.
예고편은 이걸로 마치고 본편에서 인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