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회사를 오다가다 보면
쪼롬히 줄지어 있는 나무들이 보입니다.
각 나무마다 크기도 다르고 각자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도 다릅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나무와 꽃들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고,
늘 다니는 길에 새로운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 심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손가락만 한 굵기의 나무로 이제
막 심어진 묘목입니다.
아직 어린 나무라 똑바르게 잘 자라라고
양쪽에서 두 버팀목이 나무를 잘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
매일 똑같은 길을 걸으니
매일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몸도 가누기 힘든 나무가
그저 애처롭게만 보입니다.
가지들도 앙상해서 그냥 톡 하고
건들기만 해도 부러질 거 같았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오랜 세월을 거친 흔적처럼
흔들리지 않는 몸통으로 꽃이
만발하게 피지만 이 나무는 겨우
서 있는 것도 힘들어 보입니다.
옆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언제쯤 버팀목 없이 잘 자랄 수 있을까..
오래 시간이 걸리겠지요.
튼튼하게 자라는 동안 비바람을 만나서
수없이 흔들려 보기도 해야 하고
더운 날씨에 해를 마주하고
끝없이 버티기도 해야 합니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물을 머금고
뿌리에다 저 장대 두며
겨울을 나는 연습도 합니다.
이러한 여러 풍파를 거치며
나무의 뿌리는 땅속 깊이 뻗어 갑니다.
뿌리가 땅속 깊은 곳에까지 내려져
어떤 비바람 속에도 흔들려도 끄떡없고
해를 마주하고 있어도 푸르른 잎사귀로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마련해 줍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노랗고 빨간 잎들을
떠나보내는 방법도 알게 됩니다.
아이와 같이 매번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매번 눈길을 한번 던져 주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
지나가다가 화들짝 놀랬습니다.
나무의 가지 부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갔는지 가지 부분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누가 그랬을까? ..."
자세히 본이 칼로 잘린 거 아닌 거 같고
바람이나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
부러진듯 했습니다.
"뭐지??"
"최근 거센 바람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혹시 10대들이 장난치다가 ?"
"술 취한 사람이 나무인 줄 모르고 잡고 흔들었나?"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됩니다.
버팀목은 한쪽만 겨우 줄기 한 부분에
외로이 걸쳐져 있었습니다.
줄기 부분만 힘겹게 서 있는 듯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보는 순간.. 마음이 아프더군요.
뿌리가 있으니 다시 잘 자라겠지요?
아주 조금씩이겠지만 1년 후 지금보다는 잘 성장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