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컴필레이션 앨범

by yule

(spotify/youtube/melon)


★ Supernova by aespa

그대만 있다면 by 너드커넥션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by (여자)아이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by TWS

Shopper by 아이유

Lucky Girl Syndrome by 아일릿

Really Like You by 규빈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by Hilary Hahn, Jaap van Zweden, 서울시립교향악단

고민중독 by QWER

How Sweet by NewJeans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 by 유다빈밴드

T + Tik Tak Tok (feat. So!YoON!) by 실리카겔

우산을 들어줄게 by 김마리

Love is a magic by 윤마치

보수공사 by 한로로

APT. by 로제, Bruno Mars

지나간 여름을 안타까워마 by 위수

바이, 썸머 by 아이유



★ Supernova by aespa

내가 에스파를 특별히 좋아해서라거나, 특별히 핑크블러드여서가 아니라 그냥 논란의 여지없이 2024년 올해의 노래는 슈퍼노바다. 땅땅땅. 이거랑 별개로 올해의 퍼포먼스는 MMA에서 윈터가 보여준 Whiplash였다고 생각한다.


그대만 있다면 by 너드커넥션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by (여자)아이들

https://www.youtube.com/watch?v=TeA49K5oSYg

앨범아트부터 수상했던 2집에 Super Lady가 타이틀이라 의아했던 (여자)아이들은 더시즌스에서 이 노래의 무대를 보여주면서 완벽하게 피벗팅을 해냈다. 아직 공중파 방송이 음악 마케팅에 유의미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by TWS

요즘 흔치 않게 서바이벌 프로그램 없이 데뷔하자마자 청량청량한 노래로 차트 1위까지 달성한 엄청난 데뷔곡이다. 그 후로 여러 노래를 내긴 했던 거 같은데 이 정도의 파괴력은 아직 없는 것 같은데 이건 아래 나올 아일릿과도 비슷한 것 같다.


Shopper by 아이유

https://www.youtube.com/watch?v=9WKzt9QEmD4

아이유는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고, 이 노래를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로 부를 때 공연장 천장 뚜껑이 열리는 줄 알았다.


Lucky Girl Syndrome by 아일릿

가창력 논란으로 올 상반기 르세라핌과 함께 꽤나 고생했던 아일릿의 데뷔 EP에 들어있는 노래이다. 이 EP는 4곡뿐인 10분짜리지만 리드 싱글인 Magnetic을 제외해도 인트로부터 하이브에서 진짜 많이 신경 쓴 티가 많이 난다. 멤버들 나이는 정확히 모르지만 대충 그 나이대에 맞는 느낌과 상상을 음악으로 제대로 구현한 지라 개인적으로는 뉴진스의 New Jeans 데뷔 EP와 다르지만 비슷하게 좋아했다. 물론 이 뒤에 뉴진스는 사회면을 장식하고 아일릿의 뉴진스 레퍼런스(카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Really Like You by 규빈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by Hilary Hahn, Jaap van Zweden, 서울시립교향악단

회사에서 멍 때리고 있다가 도갤 모니터링에 진심이셨던 팀장님이 서울시향 공연의 협연자가 공연 전날 손열음 대신 힐러리 한으로 바뀌면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한다길래 퇴근하고 열심히 취켓팅한 끝에 1층 6열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뒷말이 있었다지만 이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니 넘어가기로 하고, 그 시점에 한국에 힐러리 한이 독주 공연을 하러 들어와 있던 것도 놀라운데, 같이 맞추어보지 않아도 브바협을 OK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서울시향에도 힐러리 한에도 놀라웠다. 괜히 얍 판 츠베덴 같이 유명한 지휘자를 음악감독으로 앉히는 게 아닌가 보다. 그렇게 목요일 금요일 이틀 공연이었는데 목요일 공연은 유료 리허설이라고 생각해서 금요일 공연을 예매한 나는 너무 행복했다. 당연히 자리는 만석이었고, 앙코르 공연까지 완벽했다. 내 자리도 앞에서 6번째 줄이었는데 이 정도면 2-3배 값어치는 한 것 같다. 힐러리 한 찬양합니다.


고민중독 by QWER

'밴드 붐은 온다'라는 밈은 이제 '얼핏 온 것도 같다'로 어미를 바꿀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미풍을 일으켰던 DAY6는 (JYPE의 혜안인지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데뷔 9년 만에) 2024년 음악 차트를 지배하는 밴드로 거듭났고 지금도 순항 중이다. 그리고 여성 밴드라고 할 때 현재 메인스트림 위치는 단연코 QWER이다. 인플루언서로 급조된 프로젝트 밴드였던 QWER은 멤버들에 대한 태생적 차이로 아직 거부감이 있는 청자도 많고, 나도 첫 싱글이 나왔을 때에는 이 중에 속해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미 파도를 만들어버린 지금, 이들의 태생을 논하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결국 "콘텐츠가 괜찮으면 대중은 따라오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노래는 아마 많은 사람이 올해의 신인으로 꼽을 만한 밴드의 올해의 노래가 되었다.


How Sweet by NewJeans

데뷔부터 놀라움을 자아냈던 이 그룹은 역대급 엔터계 잡음 속에서도 이런 노래를 냈다. 그러나 이렇게 생을 다하게 될 것 같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난 졸지에 뉴진스의 첫 싱글과 마지막 싱글을 사고 첫 팝업스토어와 마지막 팝업스토어를 간 사람이 되어버렸다. Supernatural 프리오더에서 정신줄을 잡고 장바구니에서 키링을 뺐었는데 그러면 안 됐었다. 굳이 첨언하자면 난 이번에 뉴진스와 민희진을 가수와 디렉터로는 좋아하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헛발질을 크게 했다고 생각한다.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 by 유다빈밴드

https://www.youtube.com/watch?v=HTk0v_cBAxY

페퍼톤스가 벌써 데뷔 20주년이 되었다. 20주년이라면서 20곡짜리 앨범을 발매했는데 20곡 중 절반은 자신들의 노래를 다른 밴드가 리메이크한 파트고 다른 절반은 새롭게 발매한 곡들로 채워졌다. 잔나비, 루시, wave to earth 같이 지금 인디씬을 이끄는 가수들이 참여한 첫 반절에 유다빈밴드도 참여했는데 GSI때도 그렇고 보컬인 유다빈의 톤이 신나는 편곡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번에 참여한 리메이크도 그런 느낌이 뿜뿜 솟아나는데, 자작곡을 보면 다 고뇌를 담고 있는 어두운 노래라는 게 참 재밌다.

여하튼 20주년이라면서 가장 처음 발매했던 EP와 앨범은 바이닐로 발매한다길래 MPMG까지 가서 (동생 것까지) 사 왔다. 사실 기념 콘서트에 가면서 원년멤버들이 와서 첫 EP와 첫 앨범에 수록된 곡을 공연하기를 내심 많이 기대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6Vr0rJVZQ


T + Tik Tak Tok (feat. So!YoON!) by 실리카겔

https://www.youtube.com/watch?v=DIPxnt5vnhU

한국에 밴드 붐이 왔다면 아마 가장 앞에 있을 실리카겔이 부른 이 노래는 내 생각에는 기타 솔로를 연주하기 위해 보컬 부분도 같이 만들어 본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느낌이 든다. 1분의 Prelude인 T가 나오고 2분 30초 노래한 뒤 3분 30초 동안 연주하는 이 노래는 당연하게도 2024년 한국대중음악상을 (3년 연속) 수상하였고 2023년 MMA에도 (짧게나마) 나왔다.


우산을 들어줄게 by 김마리

Love is a magic by 윤마치

보수공사 by 한로로

https://www.youtube.com/watch?v=UZ9Yi0qSU_A

올해 새롭게 알게 된 가수 3명의 자주 들었던 노래 모음이다. 이 중에 한로로는 6월에 노들섬으로 콘서트도 다녀왔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 페퍼톤스 콘서트도 갔다지 아마) 보수공사는 그 공연 셋리스트의 마지막 순서였다. 가지는 못했지만 윤마치 콘서트 영상도 참 많이 봤다.


APT. by 로제, Bruno Mars

로제가 솔로 데뷔를 한다고 했을 때 On the Ground 같은 노래가 나올 줄 알았는데, 첫 공개 곡이 이런 곡이기에 놀랐고, 이 곡에 피처링이 브루노 마스라는 사실에 놀랐다. 이 노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까리온에서 사아군까지 39km 걸었던 날 무섭고 어두운 도로변을 지나 제대로 인도 다운 인도가 나온 뒤 처음 들었다.


지나간 여름을 안타까워마 by 위수

올해 가장 우연히 그러나 계획적으로 했던 일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일이었다. 내가 왜 가려고 했는지는 사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3주 휴가를 놓고 러시아와 코카서스를 가볼까 하다가 이집트와 그리스도 살펴봤고 몽골과 라오스도 생각해 봤다. 그러다 갑자기 한 번쯤 생각만 하고 잠재의식 속에서 묻혀있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꺼내서 구현시켰다. 이전 남미여행이 그랬듯 주변에 이 길을 가본 사람은 거의 없었고 최근에 인도 여행 팸 중 두 명이 가긴 했지만 사리아에서 5일 동안 110km 걷는 일정이니 거의 찍먹 수준이었다. 열심히 블로그와 카페를 뒤져가며 준비물과 루트를 지도에 표시했고 순례길 바람막이 색깔을 검색하다 '아스트리아스'를 동아리 이름으로 알고 있는 대학교 동문의 여정을 보며 정리의 대단함을 느꼈다. 그리고 20일 동안 생장피에드포르부터 레온까지 467km를 걸었다. 순례길 루트 길이만 그 정도일 뿐 마을에 도착해서 곁다리로 걸은 거리까지 생각하면 550km 정도 될 거다. 이 노래는 길 위에서 들었던 노래는 아니지만 (길 위에서는 멜론 차트만 반복해서 들었다) 돌아와서 찍었던 수많은 사진을 넘겨보면서 이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이 살랑이는 바람과
일렁이는 물결
우릴 내리쬐는 햇빛
고요한 보랏빛 새벽
흘러가는 시간 모두 다 우리 거야
그러니 지나간 여름을 안타까워 마

그때 같이 걸었던 사람들은 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향해 가고 있는데 나만 도착하지 못한 것에 대한 FOMO? 아쉬움? 안타까움? 이 컸는데 길 위의 풍경을 기억하고 지나간 시간에 안타까워하지 말라는 가사가 와닿았다. 그냥 내 여름을 너에게 맡길게. 지나간 여름을 생각하지마.


바이, 썸머 by 아이유

https://www.youtube.com/watch?v=pDvBiB1waBk

올 추석 연휴에는 부모님과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그래서 2019년 이후로 모든 아이유 콘서트에 갔던 나는 이미 봄에 가기도 했고 집 근처인 월드컵경기장에서 한다고는 하지만 티켓을 딱히 구할 방법이 없고 혹시나 비행기가 늦으면 못 갈 가능성도 있고 하니 이번 앙코르 콘서트는 가야겠다는 생각은 크게 안 했는데, 가만히 있다가 티켓이 2장이나 생겨버렸다. 육아에 바쁜 친구 부부가 토요일, 일요일을 둘 다 예매해서 일요일 무려 서일콘 티켓을 넘겨준 것이다. (사실 토요일이었으면 비엔나 공항에 있을 시간이라 못 갔을 텐데 내 일정에 맞춰서 일요일을 넘겨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귀국해서 집 도착하고 30분 동안 씻고 쉰 뒤 공연장으로 날아갔다. 아이유보다 바쁜 내한 일정은 집에서 월드컵경기장이 걸어서 15분이라 가능한 일정이었다. (그리고 난 6일 출근한 뒤 3주 휴가를 내고 스페인에 갔다.) 이 노래는 그 공연에서 처음 공개된 노래인데, 사실 동생은 이미 전날 공연 영상을 보고 스포 당했지만 난 현장에서 처음 들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유난히 덥고 길었던 올해 여름, 그리고 10월의 따가운 스페인의 햇빛까지 잘 떠나보내고 내년을 잘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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