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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 하루 Jul 07. 2020

매일 마주치는 녀석

7월 7일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에

성경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못 이겨 사과를 먹게 된 이야기는 알고 있다. 그 결과 신의 노여움을 산 아담과 이브는 다양한 벌을 받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다. 그게 시간이 흘러 지금의 인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나도 알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프랑스의 철학자 샤르트르가 말한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라는 말은 인간의 삶은 모든 순간 선택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아주 어릴 적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선택이 어렵더라도 조금씩 자신의 사고가 정립되어가는 10대 초반의 시기에 접어들면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된다. 


모든 보기를 다 선택하고 경험해보는 것이 좋겠으나, 그럴 수가 없기에 선택 기준을 마련하여 최선책을 고르려 노력한다. 많은 경험이 없는 시기에는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분명 자신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손해 보는 선택을 한다. 중, 고등학교 시절 그냥 솔직하게 성적표를 드리면 되는데 굳이 성적표를 위조하여 혼이 2배로 난 일, 야간 자율학습을 성실하게 나가며 성적도 올리고 부모님의 기분도 좋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버리고 PC방에서 게임 실력만 올린 일, 예쁜 옷과 신발을 갖고 싶어 학원비를 몰래 빼돌린 일 등.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10대의 가장 중요한 선택. 바로 대학 진학 및 취업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해온 학생들도 수능을 보고 난 뒤의 지원 대학 선택에 눈치싸움을 하며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공부를 성실히 해오지 않았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을까? 아니다 그들 역시도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수준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전략을 세운다. 또 대학 진학을 그만두고 취직을 하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고 사회로 뛰어들기도 한다. 


성인이 된 순간 지금까지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뭐 어찌 댔든 20살 아닌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떤 것이든 개의치 않는 자유로움. 그런 자유로움을 마음껏 만끽하며 시간을 보낸다. 물론 이런 자유 역시도 선택이지만. 사람을 만나며 추억을 쌓고 인맥이 넓어졌으나, 성적은 바닥을 맴돌고 학사경고를 받아 학기를 더 들어야 할 위기에 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성실히 학점 관리를 하며 꾸준히 취직 준비를 해 졸업과 동시에 좋은 곳에 취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참 신기한 것은, 앞의 선택이 잘못된 것도 뒤의 선택이 맞는 것도 아니다. 만약, 학사경고를 받은 저 학생이 비록 제대로 관리 못한 학점에 한 학기라는 시간을 더 보내야 할지라도, 전공에 대한 지식은 적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자원이 되어 먼저 취직한 사람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그것이 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운 역시도 자신이 그런 선택을 했기에 따라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놀라는 말은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일은 모두가 똑같지 않기에, 모든 상황이 같지 않고 주변의 사람 역시도 모두 다르기에, 그런 선택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꼭 똑같은 결과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나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경솔하게 다른 사람의 사례만을 보고 선택하는 일은 지양하길 바란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게 되면 부모님의 보호를 벗어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는 것이 피부로 와 닿기 시작한다. 직장을 다니면 혼자서 지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의식주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고, 밀려나가는 카드값을 갚는 것도, 미래의 배우자를 찾는 것도, 과음을 한 뒤에 회사에 늦지 않게 출근하는 것도 모두 다 나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이다. 좋았던 선택도 또 후회되는 선택도 있을 것이다. 잠에 들기 전 '만약 이랬으면 어떨까?'와 같이 막연한 상상을 하는 것처럼 지난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 앞으로 기다리고 있을 선택을 신중하게 잘해나감으로써 실패를 되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후회만 해서는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을 변화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 바로 새로운 선택으로 인생의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못해온 선택은 이미 내가 되었다.

후회할 것도 아쉬워할 것도 없다.

그 순간에 나는 즐겁고 행복했기에.


태어난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매일 내가 선택하여 만들어온 나이기에.

매일 마주치는 그 녀석을 잘 달래 보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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