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오늘은 정돈된 하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지르고 유기해놓은 방 처럼 느껴지는 요즘이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인 것 같기도 하다. 커리어도 생활도 어떤 방향성을 잡아야할지 고민을 오랬동안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정돈된 하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회사생활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지럽게 치고 들어오는 업무들 (구두로 혹은 그냥 사전 조율되지 않은 미팅 인비)로 가득했다.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사안들에 대응하고 갑자기 부른 미팅에 참석하고 어떻게 시간이 지난지도 모른채 퇴근했다. “이런 날은 뭐 치킨이지” 라고 생각하고 집에 가는길에 치킨 반마리를 포장해서 집에 돌아가는 엘레베이터를 타려는데 문득 "정돈된 일상이 가능한건가?" 생각이 들었다.
집에 들어가 치킨을 먹은 후 씻고 졸음이 쏟아져 훨씬 더 일찍 잠에 들었다. 10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나 다시 정리되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바람과는 다르게 며칠 동안 업무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로 놓여있다. 아침에 바랐던 하루보다 실제 하루가 좀 더 좋은 점들이 발견되었으면 좋으련만, 솔직히 하나도 좋은 점이 없다. 하루를 회고하며 떠오른 순간들은 바라지 않았던 순간들 뿐이다.
하지만 회고하며 바라본 하루는 신기하게도 정리 되지 않은 채로도 유지 되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발견한 것은, 매 순간마다 최선이라 생각하며 대처했던 내가 그 하루에 존재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일 매일에는 현상들이나 어지러운 일상들만 있는게 아니라 그에 대처하고 선택하는 나의 태도가 남아있다라는 걸 깨달았다. 바뀌었으면 하는 외부의 것들을 바라보지 말고 그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라보자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