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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May 23. 2024

짜뚜짝 시장의 감춰진 매력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의 '아트'섹션 둘러보기

 '짜뚜짝 시장'은 태국 방콕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약 5,000개의 상점이 있으며, 하루 방문자 수만 해도 약 20만에서 3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주말에만 문을 열기 때문에, 주말을 끼고 방콕을 여행하는 일정이라면 가급적 다녀오기를 추천하는 이른바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로도 유명한 곳이다. 수많은 먹거리와 기념품 같은 것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는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짜뚜짝 시장은 MRT 방콕 지하철 블루 라인 깜빵펫 역과 쑤안 짜뚜짝(짜뚜짝 공원) 역근처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BTS 스카이 트레인의 '쑤쿰빗 선'을 타고 '머칫(Mochit)' 역에서 내린 다음 시장까지 걸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이 시장은 전체가 27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정 용품, 주방용품, 액세서리, 의류, 태국 전통 수공예품, 종교 품목, 수집품, 중고 책, 음식, 예술 작품들까지 정말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넓기도 하고 워낙 품목도 다양해서 정말 온종일 둘러봐도 하루 만에 모두 돌아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거기다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태국의 무더위를 견디며 돌아다녀야 한다. (최근에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시장 내에 쇼핑몰이 생겨서, 중간중간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보통 각자가 좋아하는 품목이 있는 곳들을 찍어두고 그 구역을 중점적으로 둘러보기를 선택하게 된다. 나는 직업이 직업인 만큼 예술 작품들을 판매하는 'ART' 섹션을 둘러보았다.



 사실 예술 작품을 취급하는 구역을 따로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짜뚜짝 시장에 여러 번 방문을 했지만, 'ART' 섹션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우연히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저 정처 없이 걷던 와중에 문득 마주친 작품들에 이끌려 골목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처음엔 골목 입구에 'ART'라는 판넬이 걸려있는 걸 문득 발견한 것이었는데, 사실 그 판넬을 보면서도 '시장 한 켠에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스팟 같은 게 있는 모양인가?' 하는 생각을 떠올린 게 전부였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남대문 시장이나 자갈치 시장 같은 곳에서 예술 작품을 판매할 거라고는 좀처럼 생각하지는 않는 것처럼, 짜뚜짝 시장에서도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골목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작품들이 걸려있는 상점들이 있었다. 가게들마다 각각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자세히 관찰해 보니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상점도 있고 아니면 작가가 직접 상점을 운영하면서 자기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상점들도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태국만의 색깔이 담긴 작품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는 그들의 작품이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작품들을 쭉 둘러보다가 어느 태국 작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도 되었다. 그 작가는 코끼리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그림 작업을 하는 작가라고 나를 소개하고 인스타그램 맞팔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 작가는 그 와중에도 내 작품 중 방콕에서의 경험을 주제로 만든 작품에 대해 한눈에 알아봐 주기도 했다.



 그저 사람들이 모이는 재래 시장이라고만 생각했던 곳에,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들이 모여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좀처럼 접근하고 방문하기가 힘들 수도 있는데, 이렇게 시장 한 구석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있으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여러분도 방콕 여행 중에 짜뚜짝 시장에 찾아가게 된다면, 잠시 태국의 지금 시대 예술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 짜뚜짝 시장

587, 10 Kamphaeng Phet 2 Rd, Khwaeng Chatuchak, Chatuchak, Bangkok 10900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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