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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Dec 04. 2023

종합 전형 탐구 (1) "탐구는 점이 아닌 선이다."

  틈틈이 종합 전형을 위한 탐구 방법에 대한 팁을 정리하고자 한다. 


  종합 전형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탐구 기록에 '동기'와 '과정', '배움'이 드러나야 한다. 지난 번 자소서 폐지 영향을 다룬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올해부터는 '자소서 느낌의' 학생부 기록이 더욱 필요해졌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의 학생부 기록은 활동의 '동기'나 '과정'이 배제된 채 활동의 '결과'만 요약하여 적히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나마 활동의 '결과'를 제시한 후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간략히 언급하는 기록들도 있긴 하다. 


  앞으로 자주 이야기하겠지만, 


  "탐구는 점이 아닌 선이다." 


  라는 이야기를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면 좋겠다. 강의를 다니고, 컨설팅을 할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히게 떠드는 말이다. 점으로 남은 활동 기록은 일회성 기록이거나, 활동의 결과만 적힐 가능성이 크다. 대학에서 말하는 [탐구]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말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 궁금한 영역을 탐구해 나갔는지가 드러나야 '숫자로는 알 수 없는 학생의 탐구 역량'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정]은 점과 점을 연결하는 것, 곧 선을 긋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나의 탐구를 점이 아닌 선으로, [과정]이 드러나는 기록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모든 활동의 기록이 [그 활동을 왜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탐구 기록의 맨 앞에 활동의 [동기]가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생긴다. 이 학생이 왜 이 활을 했는지, 이 책은 왜 선택해서 읽었는지, 어느 궁금증으로부터 이 탐구 활동이 시작되었는지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 때부터 평가자들의 눈에 그 기록은 점이 아닌 선으로, 활동의 결과가 아닌 [탐구 과정의 모습]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럼 활동의 [동기]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내야 할까? 


  1) 항상 활동의 이유를 붙이는 습관을 들이자. 


    우리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하는 거다. 학생들은 더 바쁜 삶을 살기 때문에 이유 따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교사가 시키니까, 대학 가야 하니까, 학원에서 숙제를 내줬으니까, 엄마가 검사하니까 하는 거다. 나도 안다. 그러니까 연습을 해야 한다. 최소한 학생부 기록과 관계된 활동(발표, 보고서, 캠페인, 모둠활동 등등)에는 억지로라도 이유를 만들자. 연습하면 조금씩 된다. 


    예를 들어 교사가 수업 중에 수행평가로 관심 분야 탐구 기회를 줄 때가 있다. 그런 수행평가를 진행할 때조차 반드시 왜 그 주제를 선택했는지, 왜 그 분야를 탐구하고자 했는지 이유를 만들어 보자. 


    '수업 중에 배운 어떤 개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뉴스로 접한 어떤 사회적 이슈가 해당 수업의 개념과 연결될 수 있을까 하여~' 

    '동아리 활동에서 접했던 어떤 주제를 해당 수업을 통해 깊이 이해하고자 하여~' 

    '어떤 책을 읽다가 생긴 의문점을 해당 수업의 내용과 연계하여~' 


  2) 이유를 만들었다면, 보고서에 함께 제출하자. 


    이제 자신만의 탐구 이유를 만들었다면 그걸 교사에게 어필해야 한다. 내 마음속에만 머무는 이유나 동기는 그것만으로도 교육적 가치가 있으나 이를 대입에 적용하기 위해선 결국 그 내용이 학생부에 기록되야 한다. 


    보고서 양식에 활동의 동기나 이유를 적는 영역이 있다면 이미 반쯤은 성공이다. 허나 보고서에 활동 동기를 적더라도 안심해선 안된다. 교사들이 매년 별다른 생각없이 해당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교사에 따라 활동의 이유나 동기보다 여전히 '결과'나 '내용'만을 중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형광펜이나 색펜으로 이유나 동기 부분을 정성스레 표시해서 제출하도록 안내하곤 한다. 가능하다면 학생부 기록할 때 동기나 이유를 꼭 한 번 점검해 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포스트잇이나 보고서 귀퉁이에 적어 내는 방법도 좋다. 여하튼 자신의 탐구 활동 결과물이 학생부 기록으로 변환될 때, 내가 그걸 왜 했는지에 대해 [교사가 인지하도록] 만들면 된다. 


    이 방식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데 교사들 대부분은 학생의 어필과 진심에 반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한글 프로그램으로 작성하고 출력해서 제출하는 보고서 방식이라면 도입부에 활동 동기나 이유를 드러나게 노력해보자. 폰트를 달리 해도 좋고, 출력 후 정성스레 형광펜을 칠해도 좋고, 귀퉁이에 짧은 부탁 말씀을 적어도 좋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애써 그 부분을 외면하는 교사는 그리 많지 않다. 


    만약 수행평가 양식에 활동 동기를 적을 수 있는 영역이 없다면 포스트잇이나 추가적으로 활동 동기와 탐구 과정이 적어서 제출하는 방법도 좋다. 이 과정에서 성공적인 기록이 가능하다면 학생의 탐구는 점이 아닌 선이 된다. 다음 예시를 통해 기록의 차이를 직접 느껴보자. 


  [예시1] 

  "학급 진로 독서 활동에 참여하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을 읽고 물리학적인 어떤 내용과 화학적인 어떤 내용에 대해 어떤 부분을 인상적으로~"


  [예시2]

  "물리 시간에 배웠던 원자 모형이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학급 진로 독서 활동에 참여하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을 읽고 원자핵과 전자가 발견되는 과정과 전자의 특성, 그로부터 만들어진 각 세대별 원자 모형에 대한 이해를~"



  이번 글에서는 탐구 과정을 점이 아닌 선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알아 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이외에도 쉽게 탐구의 과정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정리해 보고자 한다. 


* 해당 내용은 강의 및 컨설팅에 활용하는 내용입니다. 

* 무단 공유 및 사용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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