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입시를 연구하는 교사 동아리를 만들고자 한다는 얘기를 글로 정리했다. 언제 사람들을 모을까 고민하다가 오늘 학교 전체 교사들에게 동아리 안내와 참여 여부를 물었다.
이미 동아리를 함께 하기로 한 교사들이 여섯 명. 나까지 일곱 명에서 몇 명까지 늘어날지 예측이 어려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정보만을 얻기 위해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입시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기도 했다. 양쪽 생각의 줄다리기 끝에 안내 메세지의 기대 수준을 올리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섣부르게 참여하기엔 좀 버거운 느낌이 들도록 안내를 했다.
전체 교사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긴장된 시간이 흘렀다. 미리 섭외했던 교사들을 제외하고 두 명의 교사가 함께 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해 왔다. 그렇게 함께 시작하는 교사가 총 아홉 명이 되었다. 전교사가 50명 조금 넘는 아담한 학교에서 아홉 명의 교사면 꽤 많이 모인 셈이다.
이제 팀원들을 모았으니 연구팀의 방향과 흐름, 세부 활동 내용을 정할 시기다. 이번 겨울 동안 여러 생각을 하고, 정리하고, 구체화시킬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욕심 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나 혼자 뭔가를 만든다고 앞서 걸으면 결국 나 혼자 걷게 된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걸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사람을 모아 시작하는 그 지점에서 이미 많은 것을 얻는다. 더 얻고자 애쓰다가 혼자 덩그러니 남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까.
조금씩 공부하고 결과물을 모아서 연구 자료집으로 만들어 낼 생각이다. 중간중간 연구 성과물을 동아리 이름으로 공유도 하고, 교내 프로그램들에 동아리 대표로 돌아가며 참석하여 프로그램도 돕고 개선 방안도 마련해 볼 생각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다. 어느 만큼 가야 그게 성공인지 아무도 모른다. 혼자 하니 잘 안 되었다. 같이 하면 뭔가 달라지겠지. 뭘 해볼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가보지 않은 길에 또 다시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