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정아 Nov 22. 2019

한국에서 미국 취업을 하는 법

유학이 최선이지만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한창 북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던 11월 6일, 독자로부터 이메일이 한통 왔다.


미국에서 인턴십을 하고 현재 국내 기업에서 일하는 분이었는데 한국에서 미국으로 현지 취업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바로 답장을 보냈지만 이메일이 되돌아왔다. 다른 연락방법은 없어서 그다음 올렸던 글 첫머리에 그분을 찾는 공지도 띄웠지만 답이 없었다.


제안 이메일로 질문을 보낸 모든 분들의 질문에 다 이렇게 글을 써 올려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분이 아닌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그때 쓴 답변을 좀 더 보완해서 올린다.



미국 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은 특히나 미국에서 유학, 어학연수나 인턴십 등으로 얼마간 생활하고 귀국한 분들이 특히 많이 갖는 궁금증이다. 주변에도 여기서 유학하고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올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우선 엔지니어이신 질문자분은 (본인도 잘 아시겠지만) 다른 분야보다 취업이 유리한 분야에 있다.



1. 주재원으로 오는 것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능성 있는 방법은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미국 현지 법인으로 오는 것이다. 미국에는 삼성, 엘지, 현대, 기아 등 한국 기업 미국 법인이 꽤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고 실제로 그 회사들에는 (현지 채용한 직원들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온 직원들 수가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 경력을 키우고 입지를 쌓아서 주재원 비자를 받아 미국 법인으로 옮겨오는 것이 방법이다. 시간도 걸리고 운도 따라줘야 하는 방법이겠다.



2. 유학

미국 대학교에 석사나 박사 과정으로 와서 공부를 한 후 졸업하고 OPT를 쓰면서 경력을 살려 회사에 들어간 뒤 회사에서 비자 스폰서를 받아 영주권을 프로세스 하는 방법이 있다. 외국인을 채용하려면 비자 스폰서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현지에 있으면서 인턴을 하거나 엔트리 레벨로 들어가서 얼굴도장을 찍어 본인 능력을 증명해 보인 사람이 아니면 쉽게 스폰서를 하지 않는다.


외국인 직원에게 비자 스폰서를 하는 건 회사 측에서도 현지 미국인을 쓰는 것보다 더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 과정이라, 특출 난 재능을 보이는 예술 계통이나 기업에서 모셔가려고 하는 임원 정도가 아니면 한국에서 이력서를 넣어 취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나 또한 처음 호텔 인턴십으로 왔다가 한국에 돌아간 후 다시 돌아올 방법을 찾은 게 어학연수였다. 일반적으로는 어학공부를 먼저 하고 인턴십을 하지만 당시 유학보다 비용 부담이 덜한 게 어학연수였다. 똑같은 학생비자로 온다. 그렇게 어학연수를 1년 넘게 하고 취업 시기를 놓치까 봐 한국으로 돌아가서 취업을 했었다. 그러다 다시 돌아온 방법으로 찾은 게 유학이었다.


처음 온 학교를 졸업하고 OPT를 쓴 다음에도 학교를 한 군데 더 다니며 동시에 풀타임 인턴십도 하고 밤에는 알바를 해서 생계유지를 했다. 외국인이 취업하는데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이 학교 졸업 후 OPT를 쓰는 것이다. 학교 졸업하며 OPT를 두 번이나 썼지만, 나는 분야가 STEM은 아니라서 취업이 어려웠다. OPT 시작하고 일자리를 찾아다니다 단념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걸 고려하던 중 당시 만나던 남편과 결혼을 해서 정착하게 되었다. 그때 결혼하지 않았다면 (또 학교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기에) 아마 한국에 가서 취업을 했을 것이다. 결국엔 결혼 후에 학교에 또 한 번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가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유학을 하면서 현지에서 발로 뛰며 찾아보는 것이다.


참고로 내 주변에 미국에서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OPT를 쓰던 회사에 취업한 그래픽 / 웹 디자인 전공이 가장 많고, 파이낸스를 전공하고 현지 한국 회사에 취업한 이들도 있다. 취업이 유리한 전공들이 따로 있다. 그래픽/웹 디자인 쪽, 컴퓨터 공학이나 엔지니어링이 그런 전공이다.



3. 특기자 비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받는 비자다.


음악, 디자인, 영화 쪽 같은 예술계통에 일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실력과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서 받는 비자다. 스폰서가 필요하지만 일반 회사에서 직원을 스폰서 하는 것보다 덜 까다로운 걸로 알고 있다. 어떤 큰 프로젝트에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음반이나 영화의 크레디트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들을 경력 증빙 자료로 제출한다. 나도 한때 아티스트 비자를 목표로 친구의 인디영화에 출연하고 제작에 참여하며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지인도 잡지 촬영에 이름을 여러 번 올린 후 현지 뷰티 살롱에서 스폰서를 받아 아티스트 비자를 받고 영주권도 받았다. 아티스트 비자, 특기자 비자, O-1 비자를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온다.



4. 특별 케이스


링크드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본인과 비슷한 분야에 일하고 있는 현지인과 인맥을 만드는 것이다. 단기간이 아니라 최소 1년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지만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면 그쪽에서 일하고 있는 학연/지연 네트워크 내의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나, 전혀 끈이 닿지 않아도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 메시지를 주고받는 정도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1~2년쯤 후 여행으로 방문해 커피나 식사를 하며 인맥을 탄탄히 하는 식이다.


나는 해 본 적은 없지만 절실하다면 길이 뚫릴 수도 있지 않을까? 유학 후 귀국했다가 무비자로 들어와서 여기저기 회사에 이력서를 다 뿌리고 다녔다가 귀국 며칠 전에 미국 회사에 취업이 결정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흔치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가 보다.



서점이나 도서관이 주변에 있으면 "네 안에 있는 글로벌 인재를 깨워라"라는 책을 한번 훑어보시길 추천한다. 지인의 책인데 (위의 내용들 포함) 여기에 다 쓸 수 없는 세세하고 현실적인 내용들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