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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 Jun 20. 2022

#8. 일월경복궁전도(日月景福宮全圖)

광화문에서 근정전까지 거닐다.

조선시대 궁궐은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운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권위와 권력의 상징이던 청와대까지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복궁을 그리기 위해 여러 번 방문하며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국가 권력의 상징이었던 경복궁에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고 건국 당시 새 시대를 꿈꾸었던 태조의 이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백성들이 편하게 오고 가며 소통되는 공간이 되길 바라지 않았을까요?

근정전에 이르는 3개의 문마다 긴 시간 오고 갔을 사람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건축물이 고정된 과거라면 사람은 시간의 흐름과 변화되는 세상을 상징합니다.

근정전 중앙에 홀로 서있는 임금은 그런 백성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전 뒤편으로 인왕산과 청와대 지붕이 살짝 고개를 듭니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며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는 미래의 바람을 담아봅니다.


 ●작품 이야기

경복궁은 조선이 건국되고 1395년(태조 4년)에 중건된 조선의 상징적인 궁궐 건축물입니다.

동서남북으로 건춘문, 영추문,광화문, 신무문이 4방으로 연결되며 둘러싸여 있습니다.


경복궁의 정문은 광화문(남문)으로 4방의 문들 중에 가장 규모가 크며 근정전과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광화문은 “왕이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도로정비와 전차선로 개설, 조선총독부 건축을 하면서 광화문 앞에 있던 월대와 난간이 철거되어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해태상은 원래 광화문 앞에서 40~50m 떨어진 곳 좌우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 작업을 하며 월대와 난간을 원래의 모습으로 그려 넣고 해태는 상징적인 형태로 강조하여 표현하였습니다.

광화문을 지나면 경복궁 3문의 중문인 흥례문이 나타납니다.

흥례문은 “예를 널리 편다" 의 의미가 있습니다.

1916년 조선 총독부 청사를 지으면서 파괴되었다가 1990년 경복궁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2001년이 복원된 아픈 역사를 가진 건물입니다.

흥례문을 지나면 근정문 사이의 영제교를 건너게 됩니다.

영제교 주변 축대에는 4개의 천록(잡귀를 물리치는 상징)이 금천 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제교도 조선총독부 건축 당시 해체되어 수정전 뒤뜰에 옮겨졌다가 복원되었습니다.


영제교를 지나면 근정문이 나옵니다.

좌우 행각이 근정전을 감싸고 있습니다. 근정문을 지나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근정전이 자태를 드러냅니다.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에 품계석이 줄지어 서있고 중앙의 어로가 정전의 정면으로 뻗어 있습니다. 정면을 바라보며 서쪽은 무관, 동쪽은 문관이 1~9품의 순서로 배치되었습니다.

근정전은 주로 즉위식, 문무백관 조회, 외국사절 접견이 이뤄지던 곳으로 국가의 공식 행사장이었습니다.

2단의 월대 (상, 하월대)가 근정전을 들어 올리며 근엄함을 강조하고 주변 모퉁이에는 12 지신의 석수가 배치되어 정전을 수호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선대 왕들은 반듯하게 지어진 경복궁을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창덕궁, 덕수궁 등 이궁에서의 생활을 더 좋아했다고 하네요.


광화문에서 근정전까지 일직선상에 놓인 4개의 건축물을 한 그림에 자세히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광화문에서 근정문까지 크기를 조심씩 줄여 투시하듯 표현하면서 시선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갔습니다.

밀도와 표현 디테일의 변화를 주며 원근감을 주었습니다.

흥례문과 근정문은 실제 같은 규모이며 근정전은 근정문 규모의 2배 크기로 적용하였습니다.

50cm*71cm.Pen & Ink, Pigment pen 0.0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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