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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호 노무사 Apr 02. 2020

33.현장실습생도 산재보험이 적용되나요?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

은서야.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먼저 도입한 사회보험제도가 뭘까. 바로 산재보험이야. 1964년부터 산재보험법을 시행했지. 1963년도에 의료보험법이 제정되긴 했지만, 오랫동안 시범사업으로만 운영이 되었고, 실제로 제대로 시행된 것은 1977년으로 봐. 사실상 제대로 시행된 최초의 사회보험은 산재보험인 셈이지.

사회보험은 도입단계에서 저항이 많다고 했잖아. 그런데, 산재보험은 노동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보험이었기 때문에 도입과정에서 저항이 적었다고 볼 수 있어. 노동자는 보험료를 내지 않고, 산재에 대한 위험을 국가가 보장해 준다는 장점이 있고, 사용자도 적은 보험료로 산재에 드는 엄청난 비용을 경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지. 자, 그럼, 오늘은 산재보험이 어떤 근로자에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보자꾸나.


오늘은 회사차원에서는 설명할 게 별로 없을 거야.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돼. 사실상 모든 근로자가 적용대상인 거지. 일용근로자나 초단시간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산재보험은 적용돼.

그래서 오늘은 은서 너희 회사와 관계없는 내용들이 더 많이 나올 거야. 하지만, 그런 내용도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겠지? 좋은 쪽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1. 공무원이나 군인이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공무원은 과거에 공무원연금법을 통해서 공무원의 재해보상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세월호 사건 등을 통해서 공무원연금법을 통한 재해보상의 한계가 드러났어. 공무원연금에 가입이 안 되는 시간선택제공무원, 공무수행 중 사망한 무기계약직이나 비정규직 근로자 등은 공무원연금법상의 순직 인정이나 예우를 받을 수 없었던 거지. 그래서, 아예 2018년에 공무원연금법에서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를 분리해서 공무원재해보상법을 제정했어. 어쨌든,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아. 공무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무수행 중 사망한 자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공무원재해보상법상의 순직유족급여나 위험직무순직유족급여에 대한 규정을 각각 적용해. 공무원재해보상법에 어떤 내용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단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제60조)

군인연금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군인 역시,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아니야.


2. 선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선원법이나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에서는 선원의 재해에 대한 보상규정을 따로 두고 있어. 그래서 해당 법률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은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단다. 너희 사업장은 선원은 고용하지 않을 테니까, 이 부분은 그렇게만 이해하렴.


3. 사립학교교직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의 적용을 받는 사립학교교직원도 산재보험을 적용하진 않아.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에따라서 부상, 질병, 장해, 사망 등에 대해 급여를 지급받기 때문에 배제하고 있는 거지. 이 부분에 관심이 있으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을 살펴보면 돼. 이 정도로 이 부분도 패스할게.


4. 가사노동자는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우리 노동법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어.

1953년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뒤로 지금까지 가사사용인(보통 파출부, 가정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노동자라고 할 수 있어)은 근로기준법 등의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단다. 사실상 거의 모든 노동법의 내용에서 제외되고 있는 거야. 최근에는 가사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일어나고 있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가사노동자는 산재보험도 아직 적용이 안 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어.  


5. 초단시간 근로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근로기준법에는 1주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자를 이른바, 초단시간 근로자라고 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산재보험은 이렇게 짧게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적용돼. 1시간 일하고서 다치는 것과 8시간 근무하고 다치는 것, 그게 어떤 차이가 있겠니? 산재보험만큼은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는 거, 기억하렴.


6. 일용근로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하루하루의 계약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일용근로자는 오히려 산재의 위험에서 더 보호해야 할 거야. 일용근로자들도 산재보험은 적용된단다.


7. 개인 사업주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산재보험도 고용보험과 마찬가지로 근로자를 위한 보험이란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해서 보호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그런데, 중소기업 사업주의 경우에는 특례조항을 두고 있단다.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나,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주의 경우에, 근로복지공단의 승인을 받아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가능하단다.(산재보험법 124조 참조)


8. 대표이사나 임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대표이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야. 그래서 고용보험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을 적용하지 않는단다. 그리고 사용종속관계가 없는 임원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보험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을 적용하지 않아.


9. 종교인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이 부분은 고용보험에서 설명했던 것과 동일한 논쟁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야.  종교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지. 고용보험과 동일하게 만약에 어떤 종교단체가 해당 종교인을 근로자로 인정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하지만, 근로자가 아닌 경우에, 산재보험은 적용되지 않겠지.

교회의 예를 들면, 담임목사를 제외한 부교역자(예를 들어, 부목사, 강도사, 전도사 등)를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으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인 거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의 논쟁이 물론 발생하겠지만, 이 글에서 그 논쟁은 생략할게. 우리가 그 문제까지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단지 보호의 필요성만을 따져본다면,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실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이 일하다가 다칠 경우를 대비해서 그 종교단체가 철저하게 준비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어. 이제는 종교단체에서도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어.


10.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고용보험에서도 설명했는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사실상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어. 어떤 특정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아야지만 생활할 수 있는 이들인데, 보통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해. 그중에서도 산재보험법 시행령에 규정된 이들은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원, 대리운전기사 등이야.(산재보험법 시행령 125조 참조)

그런데, 만약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산재보험법을 적용받지 않겠다고 제외를 신청하면 적용되지 않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그 사업의 산재보험료를 사업주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각각 2분의 1씩 부담한다는 거야(건설업에서의 건설기계운전자는 노동부의 해석에 따라 사업주가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생략할게). 원래 산재보험료는 사업주가 전액을 부담하는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거지.


11. 외국인 근로자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외국인 근로자도 근로자니까, 산재보험 적용대상이야. 산업재해는 내국인, 외국인을 가리지 않으니까, 말이야.


12. 현장실습생도 산재보험 적용대상인가요?

산재보험법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해서 적용해.  그런데, 실습생은 - 정말로 실습만 하고 있다면 - 근로자가 아니라서 과거에는 산재보험법을 적용하지 않았어. 실습생이 근로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야지만,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어. 그런데, 이제는 특례를 만들었어. 이제는 현장실습생이 굳이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입증할 필요가 없어. 아예, 산재보험법에서는 근로자로 봐서 산재보험을 처리해 주겠다고 특례규정을 만든 거야. 이제는 현장실습생도 산재보험에 당연히 가입하는 거라고 이해하면 돼.


이 정도로 설명할게. 사실 산재보험은 너희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가 가입대상인 거니까, 크게 따져볼 일은 없을 거야.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발생건수는 여전히 만만치 않아. 사망건수도 여전히 높은 편이고.

사람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노동현장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을까.


오늘은 이만 쓴다. 다음에 또 보자. 안녕.

 


브런치 매거진에 올린 글을 엮어서 "누더기가 된 임금(부크크)"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책 발간의 기회를 주신 브런치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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