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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믹스커피 Nov 15. 2023

5년 뒤에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

“오늘의 주제는 5년 뒤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기입니다."


 5년 뒤에 나의 모습을 그리면서, 어떤 모습을 내면에서 그리고 있는지를 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혹은 비전을 찾고 싶어서 온 비전 보드 교육을 받게 되었다. 억지로 떠밀려간 교육이지만, 오랜만에 교육생으로 이런 질문을 받으니 조금 색달랐다. 


‘10년 뒤 중소기업 HR컨설팅 전문가가 될 거예요.’

‘나만의 비즈니스로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대의 나는 이런 질문을 곧잘 하기도 하고 듣는 것을 좋아했다. 누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면 옳다구나 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으니 말이다. 그만큼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런데 지금 8살, 5살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제 병원 행이 잦아지는 부모님을 보면서 5년 뒤의 상상은 너무나 까마득하고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 멀다기보다 지금 이대로가 계속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성공이 무언가를 많이 얻거나, 높이 올라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성공이  놓치는 것이 없거나, 잃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전자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후자였던 것 같다.


 5년 뒤의 나의 모습은 지금에서 어느 것도 잃고 싶지 않은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지금처럼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간식을 내 손으로 챙겨주기도 하고, 같이 사 먹기도 하는 것. 그리고 아이와 함께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으러 가고, 잠시동안 빌린 것이지만 처음 생긴 사무실에도 같이 가며 엄마의 일과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가 커갈수록 깊이 잇게 나누는 것. 

 

 남편과도 가끔 운동을 같이 하고 주말이면 가족이 근처 플리마켓을 돌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며 물가를 걱정하는 것. 시어머니가 담아주신 맛있는 동치미가 올라올 때쯤이면 겨울이 오는구나, 올해가 끝나가는구나 알게 되는 것. 아빠가 에버랜드를 자기가 60년 살면서 못 가봤다고 해서 아빠랑 같이 에버랜드에 가서 머리띠를 하고 푸바오를 보러 가는 것


 5년 뒤의 나의 모습인데, 오히려 나는 지금의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습이 5년 뒤에도 계속되길 바라는 것. 5년 뒤의 미래가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현재가 만족스러워서, 이 현재를 지켜나가고 싶은 미래를 그리고 싶은 마음. 그렇게 나의 5년 뒤를 그려갔다. 


함께 하는 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누구와 함께 했을 때 행복한지 알고 있기 

내가 어떤 것을 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지 알면 실행하기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 망설이지 말기 


그렇게 나의 5년 뒤를 채워봤다. 요즘은 이런 걸 '긍정확언'이라고 한다고 한다.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원하는 모습대로 입으로 말로 글로 얘기하다 보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심리학적으로는 어떤 식의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래도  불평불만만 찾거나, 안 되는 이유를 계속적으로 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써봤다. 괜스레 읽어보다가 오글거려서 멈췄지만, 또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당장 어제 점심에 뭘 먹었는지,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것이 아이 육아와 일이지만, 그래도 오늘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을 딛고 5년 뒤의 나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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