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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유고래 Nov 03. 2017

[두번째 이야기] 삼천원 제2회 클래식 토크 리뷰

지루할 것 같은 클래식 음악, 스토리를 알고 들으면 재미있다!

성수동 스타트업의 성지 카우앤독에서 클래식음악이 들린다?!

클래식 음악 덕후이자 삼천원의 공동대표인 ‘버나드’가 10월 19일 로동(?)에 지친 스타트업인들을 달래줄 클래식 토크를 열었습니다. 2회차를 맞는 이번 클래식토크의 주제는 ‘아무 클래식 대잔치’입니다. 

포스터부터 심상치않다

‘아무말 대잔치’라는 컨셉으로, 클래식 음악 중 재미있는 사연이 담긴 음악들을 토크쇼 형식으로 들려주는 시간이었는데요. 이날 토크는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카우앤독의 명물인) 핫도그 같은 간단한 음식을 들고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에디터도 핫도그와 아이스티를..

다들 점심시간을 내어가면서까지 오실 만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더군요! 스타트업의 성지 카우앤독에서 진행하는 만큼, 많은 스타트업인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뜻밖의 사고가 불러온 명공연,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23번 - 1악장

버나드가 첫번째로 소개한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 1악장 입니다. 원래 피아니스트가 있었는데, 연주 하루 전에 미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못 타게 되었다고 합니다. 클래식덕후 버나드도 하루 전 펑크 같은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이례적인 상황에서 결국 하루전 대타를 구하는 데 실패해서, 전직 피아니스트인 지휘자 김대진씨가 반나절만 연습해서 공연에 나왔다고 합니다. 당시 김대진씨도 관객들에게 이 곡을 ‘사랑으로 들어달라’라고 할 정도였는데요



정말 대타를 전날에 받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건반 실력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본업이 지휘자이신데... 이날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이 분에 대한 엄청난 찬사가 이어졌다고 하네요. 당시 공연을 직접 봤던 버나드는 앞으로도 이런 공연은 못 볼 것 같았다고 회고했습니다.


Q: 지휘자가 피아노를 같이 하게 되면 다른 세션들이 받는 영향이있나요??

버나드: 원래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오케스트라팀과 계속해서 합을 맞춰온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면 완전 안 맞고 따로 놀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당시 공연장에서 이 곡을 직접 들었던 버나드는, 살면서 이렇게 특이했던 연주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진짜 조성진의 클라스를 느낄 수 있는 곡– 쇼팽 볼로네이즈 A장조,작품 53

두번째로 소개한 곡은 몇 년 전 쇼팽 콩쿠르 1등으로 유명해진 조성진씨가 연주한 쇼팽의 폴로네이즈 A장조, 작품 53 입니다. 1등 상이 너무 화려해서 묻혔는데, 실제로 조성진은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까지도 받았다고 합니다. 버나드는 이 상이 더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정말 말도 안되게 뛰어난 연주를 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 연주로 음반이 나올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들어볼까요? (버나드는 조성진이 유명해지는 동안, 정작 정말 대단한 이 곡이 묻히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이 곡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우승을 예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성진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조성진은 콩쿠르 1등을 차지하게 되죠


Q: ‘피아노 연주를 잘한다’의 기준은 뭔가요?

버나드: 피아노의 테크니컬한 부분을 잘하는 것이 기준인데, 사실 프로 연주자는 웬만큼 다 하고 당연히 테크니컬한 부분을 잘 하는데, 프로는 여기에 자기 색을 더해야합니다. 작곡자의 의도대로 연주하는 것이 테크니컬 한 것이고, 연주자가 자신의 색을 입히는 것이 연주를 잘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부분인데, 조성진의 경우 감정표현이 직설적이고 말랑말랑해서 작곡자의 의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는 느낌을 줍니다. 악센트를 강하게 넣고..그런 의미에서 파이널 라운드 유명해진 곡은 자기 색을 많이 못 넣었지만, 지금 이 폴로네이즈는 자기 색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건강이 최고다, 아픔이 가시는 베토벤의 명곡 – 베토벤 현악 사중주 15번 3악장 

세번째 곡은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15번-3악장 입니다. 베토벤의 경우 범인류적인 감정 (특히 교향곡) 예를 들면 영웅, 운명, 환희의 성가 같은 지구적인 느낌의 곡을 잘 표현하는데, 그만큼 작곡가 개인의 감정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는 곡은 이례적으로 감정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곡을 쓸 때 베토벤이 장염에 걸렸는데, 당시 의학이 발전하지 않아서 의사가 온천 휴양을 권하게 됩니다. 요양 중에 귀도 안들리고 배도 아프고 빡친 베토벤은 음악을 놔버립니다. 그렇게 아프고 골골대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아프지 않았다고 해요. (음악의 신이 작곡을 더 하라는 계시인가?!) 괴팍한 베토벤도 아프다가 안 아프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 곡이 초반부는 음산하다가 갑자기 하늘이 날아갈 듯한 기분을 표현합니다. 본인의 감정 변화가 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곡이죠. (중간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이 있다고 하니, 여러분도 한번 캐치해보세요) 작곡 노트에 ‘새로운 힘을 받으며 연주한다’라고 적어놨을 정도로 기쁜 마음으로 썼다고 하니까요!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화려한 피날레 – 스트라빈스키 ‘불새’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불새’입니다. 곡 자체가 너무 좋아서 발레를 뺀 모음곡이 따로 있는데, 이번에 소개드릴 부분은 피날레 파트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사조 (주작, 피닉스 등)의 원조(?)격인 생물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라고 합니다. 불새는 자신을 보는 사람들에게 시련을 주고, 그 시련을 극복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일종의 npc같은 새라고 하네요. 피날레는 그 엄청난 보상을 받는 부분입니다



마지막곡 답게 웅장하고 화려하게 끝나는군요. 불새 모음곡은 전체가 40분인데, 불새의 전설 이야기에 따라 곡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불새 스토리를 읽고, 이를 상상하면서 들으면 재밌다고 합니다. '내가 영화를 만든다면 이 음악으로 어떤 장면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

클래식토크 덕분에, 음악과 공연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과 함께 클래식에 대해 더 깊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클래식도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했던 관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답니다


"클래식은 딱딱하고 어려울거라는 편견을 산산조각 낼 수 있었던 음악 감상회였던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에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각 곡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공연에 담긴 의미를 알고 들을 수 있어 연주자가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 스페이스클라우드 송수민 -


"딱딱하게 느껴졌던 클래식을 이야기로 접할 수 있어서 더 친밀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었어요. 무대 뒤의 이야기, 혹은 무대를 오르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알려지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요. 작품의 다양한 면을 맛본 느낌입니다!" 

- 스페이스클라우드 장혜영 -


"10월의 낭만적인 점심 식사였다. 쇼팽 콩쿨에 인지도가 낮은 대한민국에서 조성진의 환상적 연주를, 피아니스트와 지휘를 겸한 김대진 오케스트라를, 베토벤의 긍정적 환희를 1시간 안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 스페이스클라우드 정수현 -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지만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해주세요 ><" 

- 스페이스클라우드 최가희-


"클래식을 즐겨듣지만 포인트를 잘 잡지를 못했는데, 버나드님의 콕콕 집어주시는 설명 덕에 더 풍성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저도 클덕 되고 싶어요."

-스페이스클라우드 신혜원 -


"클래식을 아예 안 듣다보니 감상할 줄 잘 몰랐는데, 버나드님이 잘 설명해주시고,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클래식 지식을 많이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어요! 앞으로 클래식 음악을 더 들어보려고 해요"

-삼천원 디자이너 포토-


클래식토크는 앞으로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진행합니다. 앞으로 클래식토크는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예정입니다. 클래식토크가 부디 성수동의 명물(?)이 되기를 바라며 ㅎㅎ 점심시간을 풍요롭게 채우고 싶으신 성수동주민 여러분들과 스타트업인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버나드의 클래식토크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클래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좋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강연식 컨텐츠입니다. 클래식토크에 관심있으신 기업 및 단체 분들의 많은 문의 환영합니다 :)

(문의는 아래 이메일 주소를 참고해주세요!)



(삼천원은 문화예술시장 구조 개선과 아티스트의 자립, 그리고 더 나은 문화예술 플랫폼 구축을 위해 공연 기획, 컨텐츠 제작, 티케팅, 웹페이지 개선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삼천원 페이지 자체에 대한 후원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은 후원이라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되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후원 문의:support@3000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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