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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nisland Sep 09. 2020

자동차, 타는 것 혹은 담는 것

현대 자동차 모터 스튜디오 -1

자동차가 없는 자동차 매장


국내 대표 완성차 회사인 현대 자동차는 모터 스튜디오라는 자동차 브랜드 경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의미하는 모터 Motor라는 단어에 창의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스튜디오라는 단어를 합친 현대 자동차의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자동차의 생산 과정과 브랜드로써 지향하는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자동차와 문화 실험실 Car & Culture Experiment이란 콘셉트로 운영한다.


현대 자동차 모터 스튜디오 서울 1층 현대 미술 전시장 (사진 출처 : HMG JOUNAL)


국내 최초로 오픈한 서울점에 이어 고양, 하남, 베이징, 모스크바 국내외 5개 지역에 모터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점은 브랜드 체험관으로써 뚜렷한 콘셉트와 공간 구성을 가지고 있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강남의 외제차 영업소 밀집 지역 중심에 위치한 서울점은 모든 면에서 여느 다른 자동차 매장과는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을 열고 1층 내부로 들어서면 다른 자동차 매장이나 영업소와 달리 자동차가 바로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2층까지 천장이 개방되어 있는 1층에는 현대 미술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고 2층에는 자동차 라이브러리 겸 카페가 위치해 있어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 작품과 카페라는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키워드를 통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크리이에티브 한 창작물이자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수단임을 전달한다.


3층 프리미엄 라운지


3층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전시장은 각 층 별로 자동차의 내, 외장재를 직접 고르고 만져볼 수 있는 3층 프리미엄 라운지, 4층의 키즈 라운지가 있으며, 5층에는 현대 자동차 자체 튜닝 제품 라인업인 TUIX 라운지가 있다.



Zero to Zero (0 to 0)
역동적인 모습의 강철 파이프가 적용된 내부는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마치 마감이 덜 된 건축물을 보는 듯 상당히 과감한 인테리어 디자인은 자동차의 원자재인 강철이 제철소의 뜨거운 쇳물에서 출발하여 강판을 거쳐 가공된 자동차로 만들어졌다가 다시 고철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순환 과정과 같이 금속 파이프와 판재를 공간에 적극 활용한 것으로 어떠한 형태로도 가공될 수 있는 원자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공간에 녹여냈다.

자동차의 원자재인 강철로 돌아가서 자동차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 시대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어떤 것으로도 가공될 수 있는 본질적인 아이디어와 창의력.


이러한 브랜드의 가치관은 자동차를 보여주는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공간에 들어오기 전으로 돌아가 건물의 외관에 비치던 자동차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자동차의 측면이 아닌 상부가 보였는데 어떤 모습으로 전시가 되어있길래 자동차의 상부가 보였는지 3층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알 수 있다.


3층 내부 전경과 로테이터에 메달려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대형 건물이 늘어선 도산대로라는 입지를 고려하였을 때 일반적인 자동차 전시 방법은 건물 옆을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만 비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브랜드의 로고만 뻔뻔하게 건물에 달아놓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현대 자동차 모터 스튜디오는 과감하게 자동차를 로테이터(Rotator)에 매달아 전시하는 방법을 선택하여 멀리에서도 자신들의 브랜드 공간임을 볼 수 있게 하였음은 물론이거니와 정비소에 가지 않는 이상 자신이 타는 차량의 하부를 볼 일이 거의 없는 소비자들에게 사람의 눈높이에서 하부, 상부, 측면 등 자동차의 구석구석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자동차 브랜드 제품을 믿고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제3의 공간 자동차


집과 직장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그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제3의 공간이 바로 자동차인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듣고 가까운 사람과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일상을 보내는 움직이는 공간.

많은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를 선택할 때 이동 수단으로써 연비와 효율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중요한 요소인 것은 변함없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과 같은 발전된 기술은 자동차에서 머무는 시간을 이동을 위해 내어줘야 하는 시간이 아닌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현대 자동차 모터 스튜디오는 예술, 기술력, 디자인을 통해서 현대 사회의 생활상에 부합하는 자동차의 본질이 무엇인지, 브랜드로써 현대 자동차가 제안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인지 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제안을 하고 있다.



Information
- 운영 : 현대자동차 모터 스튜디오 (https://www.motorstudio.hyundai.com)
- 디자인, 기획 : 서아키텍스 (http://suharchitects.com/)

- 오픈 일자 : 2014. 05

- 규모 :  3,102.21 ㎡ (지상 1-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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