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enisland Apr 23. 2021

무대의 뒷모습

Back of House

Back Stage = Back of House


화려한 조명 아래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는 연극 무대에도, 멋지게 완성된 영화 장면에도 그 뒤에는 겉으로 보이는 장면을 빛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를 쓰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함께하고 있다.

연극 무대와도 같이 모든 종류의 화려하고 멋진 공간들에도 눈에 띄지 않는 숨어있는 공간들이 존재한다.

직원들의 휴식과 복지를 위한 휴게실, 직원 라커룸 공간, 직원들의 내부 업무를 위한 공간들이 그것이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명품 액세서리와 옷을 판매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매장에도 스태프들이 사용하는 창고는 존재하며, 스태프들이 업무를 보기 위한 컴퓨터 책상도 설치되어 있다.

온갖 브랜드들의 시즌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는 백화점(MZ 세대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백화점이 더 이상 최신이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아 지는 것도 현실이지만...)에도 박스 매장 사이사이에 놓여 있는 철제문을 열고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직원들의 공간이다.

화려한 인테리어 마감재와 조명, 새로운 시즌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쇼윈도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단조로운 공간. 기능과 실용성, 최소한의 장식만이 존재하는 공간.

화려함 뒤에 숨어있어 존재감이 작은 직원들의 공간은 당연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가장 필수적인 공간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기본은 필요한 기능이 제자리에 갖춰져 있는 것, 아름다움도 기본이 갖춰져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굳이 지나치게 화려할 필요도 비싼 돈을 들여 고급스럽게 장식하지 않아도 괜찮다.

무대의 뒤편에 숨어있는 직원들의 공간은 기본에만 충실해도 성공한 것이다. 반대로 이 공간에 대한 디자인이 부실하다는 것은 기본도 지키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파파이스의 경험


2020년 국내에서는 사업을 정리한 파파이스는 2007년부터 어려워진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CEO 셰럴 배챌더를 영입했다.

새로운 CEO는 '고객 서비스', '새로운 고객 경험 개선'과 같은 프로젝트의 시행으로 사업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점주와 매장 직원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이전에 근무 환경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필했다.

파파이스 CEO는 이 의견에 동의했고 입점하는 점주와 직원들 또한 그들의 고객이라는 것을 깨닫매장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파파이스의 실적은 다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정말 간단한 원리이다.

브랜드를 하루 종일 경험하는 사람이 그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외부에 있는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파이스 이야기 (출처 :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켈리 최 지음 / 다산 3.0 / 교보e북)


참고 기사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ma/article_no/847/category_id/1_1


Back to Basic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당장의 지출을 한다는 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 망설여질 수 있다.

회사나 브랜드로써 고객을 위하는 마음, 고객에게 멋지게 비치고 싶은 모습도 중요하지만, 사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하는 마음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회사의 채용 시스템을 거쳐 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일정 부분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과 자신들의 가치관을 함께한다.

자신의 가족이 일하고 있는 공간, 가장 가까운 고객이자 팬이 머무르는 공간이라고 생각을 바꿔보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설 고객이자 팬에게 그만한 대우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장의 흐름이 좋을 때, 말 그대로 잘 나가고 있을 때는 어떤 부분이 잘 못 되었는지 알아챌 수 없다. 조금 잘못돼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흐르는 물살이 좋을 때는 노를 젓지 않고 배에 올라타고만 있어도 배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바로 운이 좋다는 것이다. 운이 좋을 땐 기본이 조금 부실해도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든든하게 받쳐주던 물살이 빠졌을 때,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을 때에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본적인 부분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한번 들어왔던 운도 계속 이어지겠지.)

부자연스럽고 과하기만 한 일들을 새롭게 펼치지 말고 기본적인 것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 배우기 시작한 골프에서도 그러더라 잘 치다가 슬럼프가 오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말도 안 되는 시도는 넣어두고 채를 잡는 그립부터 다시 살펴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변화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