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운명은 있을까?
시드니에서 사주(四柱)를 만나다
과연 운명은 있을까?
사주를 보는 것은 미신으로 생각했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고 우겼다. 하지만 매번 넘어져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니 개척은 개뿔이다. 나름 선한 의도로 잘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친정과 심각한 갈등이 촉발되었다. 정신이 너무 피폐해져 버렸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강도가 너무 세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몸이 아파 이틀을 침대에서 누워만 있었다. 그동안 억눌렸던 어마한 분노가 폭발했고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실망을 느껴본 적이 처음일 정도였다. 그즈음에 갑자기 권고사직을 받고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그동안 맺었던 적잖은 인간관계들이 하나씩 어깃장이 나면서 뒤틀리기 시작했다. 결국 도미노가 쓰러지듯 주변 환경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시간이 약이라고 최고로 억울한 마음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나니, 나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의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나란 인간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불행이 일어나는지? 왜 인생이 이렇게 안 좋게 흘러가는지? 너무 힘들고 절박해서 무엇이라도 잡고 싶었다. '맞아, 나에게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타고난 팔자 때문일 거야. 그래 이건 내 탓이 아니야.'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 사주 공부를 시작했다.
간단히 내 사주 보는 방법
사주팔자는 생년월시가 변환된 운명의 코드로, 태어날 때 우주와 첫 호흡을 하면서 몸에 새겨진 에너지 흐름을 의미한다.
예전과 달리 정보 혁명 시대에 살고 있기에 사주를 배우는 것도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핸드폰에 만세력 앱을 설치하면 내 사주 명식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가 있다. 보통 만세력 천을귀인, 하늘 도마뱀 만세력, 원광 만세력을 추천한다.
참고로 수니가 만든 사주알라 사이트를 통해서도 간단하게 볼 수 있다. sajualla.pages.d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