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문화사>를 함께 읽어보아요 (2) - 블루노트, 재즈의 리듬
블루노트는 어느 한 지점을 지향하지만, 끊임없이 그곳으로 수렴할 뿐 그 지점에 놓이지 않는다. 이를 표현하는 사람마다 음정의 떨림은 미세하게 달라지지만, 그렇다고 그 음이 지향하는 지점에서 완전히 이탈하지도 않는다. 마치 항성을 중심점으로 타원형 궤도를 도는 행성과도 같다. '그것은 항성의 자리에 놓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항성을 중심으로 정확하게 원을 그리지도 않는다. 블루노트는 그렇게 하나의 지점에 가까워졌다 거기서 멀어진다. 그럼에도 결코 궤도를 이탈하는 법이 없다.'
이처럼 ‘진짜’ 재즈에는 정확함과 미묘함의 긴장이 지속된다. 정확함과 미묘함은 대치하듯 공존하고, 공존하듯 다시 대치한다. 블루노트는 재즈를 살아 있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정(情)이다. 냉정하게 굴다가 가끔 온정을 베풀고, 가끔은 상대의 실수를 ‘묵인’하고 ‘허용’하며, 상대의 잘못을 ‘용인’하고 ‘포용’한다. 연주자마다 다른 감의 블루노트를 연주할지라도 그것들은, 공존한다. 그 음들이 때로는 모호하게 들리지만, 조화로운 연주일수록 결코 팽팽한 긴장을 잃지 않는다.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끈기 있게 공존하면서 기어이 ‘합리’의 지점으로 무한 수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