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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이 Jun 27. 2024

흥미로운 고독

글쓰기는 때때로 꿈결처럼 외로운 일입니다. 때로는 몽롱한 두려움 속에서 헤매게 됩니다.


밤하늘에 홀로 떠 있는 은빛 달빛 아래, 글을 쓰며 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부드러운 빛 속에 풀어놓습니다. 그 감정과 생각은 보편적인 사실이 아닌, 저만의 인식 속에서 무수히 변하는 풍경의 해석입니다. 저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 애쓰지만, 끝없이 펼쳐진 우주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많습니다. 오랜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지구를 떠올립니다. 수억 개의 별들 중에서 우리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가진 행성이 몇이나 있을까요? 이런 생각들은 우주의 광대한 고독 속에서 길을 잃는 두려움과도 연결됩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마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독이 그렇게도 끔찍한 것일까요? 미지의 세계를 마주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을 두려워하는 것이 그렇게도 두려운 일일까요?


어떤 날은 한참을 노트 앞에서 멍하니 앉아있기도 합니다. 펜 끝이 종이를 스칠 때마다 느껴지는 압박감이 참으로 묘합니다. 글을 쓸 때마다 마음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그 고독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아직 입증되지 않은 미지의 증거 속에서,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주의 적막 속에서 충격에 휩싸일지도 모릅니다.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면서도,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 또한 충격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최악은 아닙니다. 외계인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간들을 서로에게 더욱 강하게 연결시키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방향을 모색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 브런치 글방은 고독한 섬처럼 느껴집니다. 바다 위를 떠도는 섬, 그리고 그 주위로 천천히 잠겨가는 빙하들. 왜 저는 저 자신을 매미, 매미작가라고 지었을까요? 글을 쓰던 그 순간에는 진실되게 느껴졌는데, 지금의 저는 그 글들이 헛된 메아리처럼 들립니다. 여름밤의 성가신 매미 울음소리처럼.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외롭고 두려움에 휩싸여 감정 소모가 큰 이 일을 왜 계속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의 제 글방은 외로운 섬 같고, 그 외의 다른 섬은 없이 대륙만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글을 쓰며 이런 느낌을 받으신 적이 있나요?


다시 고독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고독이 과연 고독한 것일까요? 다른 작가님들과 함께, 식물들, 동물들, 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의 고독. 이 복잡한 고독을 과연 고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것은 제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정제된 언어로 최선의 시를 지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지금 저에게는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젖은 빨래처럼 무거워 여러분들의 소중한 응원댓글에 답글을 달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비워내고 채워내고...

비워내고 채워내고...

당분간 브런치에서는 독자로서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어쨌든! 지구도 고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 참 흥미롭지 않나요?


우리가 고독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끝없는 우주와 같은 미지의 세계에서 길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고독이란 결국 우리 자신과의 대화이며, 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깊이 연결될 수 있으며, 글쓰기는 그 여정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고독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발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부족한 졸작을 읽어주신 수고로움, 그리고 과분한 칭찬과 응원들 감사드립니다.




달빛 아래 고독





○ 추천곡 :

https://youtu.be/HA8dDFFvOUw?si=A1h1awQ4_-8-AY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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