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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Oct 19. 2022

공공디자인, 방문객의 행동 유도

행복한 도시 만들기 #3

사람의 행동을 유도하는 공공디자인 


뉴욕의 ‘하이라인’ (The High Line) 프로젝트는 도시재생 사업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하이라인 프로젝트가 훌륭한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원으로 탈바꿈한 하이라인은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첫 번째 목적지이자 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쉼터가 되었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죠슈아 데이빗(Joshua David) 그리고 로버트 하몬드(Robert Hammond) 두 사람은 화물열차 철로였던 하이라인을 지켜내기 위해 1999년에 ‘프렌즈 오브 하이라인’(Friends of High Line)이라는 민간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 그리고 하이라인 프로젝트가 최종 3구역 까지 성공적으로 완성된 배후에는 숨은 공로자 한 명이 더 있었다. 블룸버그 시장의 요청으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뉴욕 도시계획 위원회 의장과 도시 계획부 국장으로 있으면서 하이라인 프로젝트가 최종적으로 지켜지도록 만든 아만다 버든(Amanda Jay Mortimer Burden)이다. 

<뉴욕시의 성공적인 도시디자인 ‘하이라인’ - 홈페이지에서>

아만다 버든은 TED 강연에서 밝힌대로 (도시계획 석사학위를 받기 전에) 대학에서 동물행동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아만다는 사람의 행동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을 안다. 그냥 아는 것이 아니고, 도시계획 업무를 하면서 관찰의 중요성을 실천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수많은 구역을 발로 걸어다니면서 시민들과 방문객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디자인에 반영했다. 

<왼쪽의 강이 허드슨 강, 그 옆의 녹색 선이 하이라인>

그런 디자인 결과 중의 하나가 뉴욕 맨하탄 남쪽에 있는 수변공원이다. 아래의 사진 왼쪽 위를 보자. 안전상의 문제로 난간을 높게 설치했지만, 동시에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높은 의자를 설치한 모습이다. 물과 가까이 앉을 수 있도록 해서 거의 물 위에 있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에 더해 넓고 평평하게 만들어진 난간에는 도시락과 음료수, 때로는 노트북 컴퓨터 까지 놓을 수도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물가의 개인용 벤치에 앉아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말한다. "와~ 저기가 브루클린이야. 정말 가깝군". 이것은 디자인 품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공공디자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물을 바라볼까?>

오른쪽 위의 사진에는 의자가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가? 또 왼쪽 아래 사진에 보이는 의자의 방향은 무슨 의도로 정했을까? 특히 액자까지 설치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 두 곳의 의자는 기념사진 찍기용이 확실하다. 방문객이 머무르고 쉬는 용도라면 의자의 방향이 거꾸로 놓여야 한다. 방문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보다는 그들이 남기는 사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디자인이다. 모든 디자인의 결과는 의도를 반영한다. 관광지의 디자인은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 


사람들이 원하는 장소는 어떻게 만들까?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렸다. 전문적인 디자인 스킬이 아니라, 인간성에 근접해야 한다. 그곳에 가고 싶은가? 그곳에 머무를 수 있는가? 그곳에 앉을 자리가 있는가? 그곳은 편안하고 친근한가?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가? 그곳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가? 좋은 장소 디자인을 하려면 전문적인 디자인 스킬 보다 ‘사람의 본성’ 자체에 전문적이어야 한다. 장소의 중심은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다. 아만다 버든이 동물행동학을 공부한 것은 어쩌면 개인적 행운이었다. 사실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하더라도, 좋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김세진 / 넥스텝디자인  한국대표  www.nextepdesign.com  

https://vim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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