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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4. 2020

멕시코 에필로그

멕시코를 떠나며...


멕시코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멕시코시티에서 푸에블라, 와하까, 산 크리스토발 마지막으로 플라야 델 카르멘까지. 약 한 달간의 여행.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것을 봤고, 많이는 아니지만 멕시코 음식도 먹어봤다.

중남미 여행의 첫 시작 나라인 멕시코. 멕시코는 생각보다 내게 친숙했고 낯설지 않았다. 사람들을 내가 어설픈 스페인어를 해도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었고 길을 물어봐도 친절히 답해주었다. 거리는 생각 이상으로  깨끗했고 공중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한 가지 놀랐던 점은 축제 기간 중에 퍼레이드가 끝나면 퍼레이드 행렬보다 더 긴 청소차 행렬이 이어졌다. 청소차는 도로를 물청소까지 하면서 퍼레이드 이전의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나는 축제보다도 이 청소차 행렬에 더 놀랐던 것 같다.

친절한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안전했던 여러 도시들, 깨끗한 거리... 이런 것 하나하나가 내가 이곳에 오기 전 가졌던 많은 선입견들을 하나씩 없애주었다. 책이나 뉴스로만 접했던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 대한 나의 오해와 선입견이 얼마나 컸었는가에 다시 한번 놀랐고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직접 보면서 진짜 남미가 어떤 곳 인지를 점점 더 알아가고 싶어 진다. 이렇게 먼 나라가  내게 이렇게 친숙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신기할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오직 둘만의 여행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많은 이들을 만났고, 또 도움도 받고 때로는 미약하지만 도움을 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여행길에 만난 한국인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시티 나초네 민박 식구들과 그곳에서 만났던 친구들, B와 C 부부, A양, 미까사 뚜까사 식구들과 그곳에서 만났던 친구들 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우리의 여행에 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 같다. 낯선 여행길에 만났던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  


나는 멕시코를 어떤 나라로 기억할까? 남들이 얘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 그렇지만 음식은 남들이 말하는 것보다는 별로인 나라라고 기억할 것 같다. 혹자들은 멕시코라는 나라는 아주 위험한데 내가 겪지 않았다고 미화하지 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겪은 멕시코는 그렇단 얘기다.

다양한 볼거리가 풍부했던 멕시코 시티, 옛 식민지 시절의 오래된 건축물과 성당들이 가득했던 푸에블라, 내가 집 한 채를 소유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었던 와하까, 사람의 감정을 이상하리만치 차분하게 만드는 묘한 동네인 산 크리스토발과 자연경관이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고 좋았던 플라야 델 까르멘까지. 이 모든 도시들이 같은 나라라 할지라도 각각 자신만의 색을 갖고 있는 곳들이었다. 이번 멕시코에서의 여행 루트는 정말 잘 짜여졌던 것 같다. 일 년 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너무나 뿌듯했다. 덩달아 앞으로 남을 여행들이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아무튼 멕시코, 내가 또 언제 다시 올진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멕시코!

                                           

                                                                                                             2019.11.20 보고타행 비행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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