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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23편)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전통적인 자원 중심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의 일환으로 비교적 최근에 형성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경제는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산업에 크게 의존해 왔으며, 이로 인해 국가 경제와 산업 구조가 자원 개발 및 수출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석유 의존형 경제의 한계를 인식한 사우디 정부는 경제 구조 다변화와 첨단 기술 혁신을 주요 목표로 삼고, 국가 전략을 대폭 전환했습니다. 특히, 2016년에 발표된 ‘비전 2030(Vision 2030)’은 국가 경제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기반의 산업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육성하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공지능(AI), 재생 에너지, 스마트 농업, 바이오테크, 그리고 핀테크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1950-1980년대: 자원 중심의 경제와 기초 과학 연구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 발전의 기초는 오랫동안 석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하는 자원 개발에 크게 의존해 온 경제 구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자원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를 급격히 성장시켰습니다. 이 시기 사우디 경제는 주로 대규모 자원 개발과 에너지 수출을 통해 축적된 자본을 기반으로 급성장했으나, 자원 의존형 경제 구조로 인해 기술 혁신과 산업 다각화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은 대부분 석유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자원 탐사 기술에 집중되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사우디 정부가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일부 기술 개발과 산업 기반 구축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1985년에 설립된 사우디 아람코(Aramco)의 연구개발(R&D) 부서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주도하며, 탄화수소 처리와 자원 탐사 기술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1986년 사우디 과학기술청(KACST, King Abdulaziz City for Science and Technology)을 설립하여, 국가 차원의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산업 다각화를 위한 기초 연구를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KACST는 항공우주, 생명과학, 물리학, 화학, 그리고 정보통신 기술에서 중요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기술 혁신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술 개발은 대부분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상업화와 첨단 기술 창업 생태계는 거의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기술 혁신의 대부분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기초 과학 연구에 머물렀으며, 독립적인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산업 다각화의 초기 시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본격적으로 경제 다각화와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사우디 정부는 자원 의존형 경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비(非)석유 부문에서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우디 산업개발기구(SIDF, Saudi Industrial Development Fund)를 통해 비(非)석유 부문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제조업, 화학 산업, 그리고 농업에서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는 킹 파드 석유광물대학교(KFUPM, King Fahd University of Petroleum and Minerals)와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설립되어, 첨단 과학기술 연구와 고급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 대학들은 물리학, 화학, 재료과학, 생명과학,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인재와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술 창업 생태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독립적인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술 개발 프로젝트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민간 부문의 창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환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출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는 마련되지 않았고, 기술 혁신은 대부분 국가 연구기관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010년대: 경제 다각화와 기술 창업 생태계의 형성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본격적으로 첨단 기술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변화와 석유 시장의 불안정성을 배경으로, 기존의 자원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의 결과였습니다. 2016년, 사우디 정부는 ‘비전 2030(Vision 2030)’이라는 야심찬 국가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경제 다각화와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이 전략은 첨단 기술 개발, 인재 양성, 그리고 혁신 생태계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동의 첨단 기술 허브로 성장시키고자 했습니다.


이 전략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요 도시(리야드, 제다, 다란 등)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 클러스터와 혁신 허브를 구축하였으며, 다양한 기술 창업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가 기술 창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AI, 로보틱스, 스마트 농업, 그리고 재생 에너지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대표적인 첨단 기술 스타트업으로는 C2Sense, Quantum Solutions가 있습니다. C2Sense는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하여, 농업과 산업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Quantum Solutions는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용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 스타트업의 성공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대: 첨단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바이오테크, 스마트 농업, 재생 에너지, 그리고 핀테크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사우디 정부와 민간 부문이 협력하여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데이터 및 AI 국립청(SDAIA)는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발표하고, AI 기반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혁신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 구조 전환을 통해, 중동의 기술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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