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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스위스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24편)

스위스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오랜 과학 연구의 전통과 강력한 기술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해왔으며, 오늘날 유럽과 전 세계의 중요한 기술 허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R&D) 투자, 세계적 수준의 대학과 연구소,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간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활발한 연계를 통해, 특히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바이오테크, 나노기술, 그리고 양자컴퓨팅과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적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의 딥테크 생태계는 연구 중심의 상업화를 중시하는 전략과 함께, 기술 혁신이 글로벌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강력한 비전을 기반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스위스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세계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유럽의 기술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950-1980년대: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혁신의 기초 확립


스위스의 딥테크 역사는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의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스위스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재료 과학, 그리고 기초 공학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는 이후 스위스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연구 기관인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교 취리히(ETH Zurich)와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교 로잔(EPFL)은 이 시기부터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성장하였으며, 특히 물리학, 화학, 전자공학, 그리고 재료과학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스위스는 1960년대부터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을 통해 물리학과 입자 연구에서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며, 유럽 내에서 기초 과학 연구의 선두주자로 부상했습니다. CERN은 1954년에 제네바에 설립된 국제 연구소로, 전 세계의 물리학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입자 물리학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특히 1989년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의 개발로 인터넷 혁명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스위스가 이후 디지털 기술과 양자 물리학 연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스위스는 이 시기 생명과학과 의학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로잔 대학교(University of Lausanne)와 제네바 대학교(University of Geneva)는 분자생물학, 유전자 연구, 그리고 의료 기술에서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는 스위스가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허브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연구 전통은 스위스의 대학들이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를 결합하여 기술 상업화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후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1990년대: 기술 상업화와 연구 성과의 스타트업 생태계로의 전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위스는 본격적으로 연구 성과의 상업화와 첨단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스위스 정부는 ‘국가 혁신 전략(National Innovation Strategy)’을 발표하고, 연구 성과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대학과 연구소의 기술 이전을 장려하고,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또한 ‘국가 연구 계획(National Research Programmes, NRP)’을 통해 특정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R&D) 지원을 강화하여, 기초 과학 연구가 기술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 시기 스위스의 주요 기술 클러스터는 취리히와 로잔, 그리고 바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취리히는 AI, 컴퓨터 과학,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 허브로 성장했으며, 로잔은 재료과학, 바이오테크, 그리고 나노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바젤은 전통적으로 화학과 생명과학의 중심지로, 글로벌 제약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이 시기 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Logitech과 Actelion이 있습니다. Logitech은 1981년에 설립된 컴퓨터 주변기기 개발 스타트업으로, 마우스, 키보드, 그리고 웹캠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여 글로벌 IT 기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Actelion은 1997년에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여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2017년에는 미국 제약사 Johnson & Johnson에 300억 달러에 인수되며 스위스 바이오테크 산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00년대: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본격적인 발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위스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인 발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벤처 캐피탈(VC) 투자의 증가, 스위스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 그리고 스위스 내 혁신 허브와 기술 클러스터의 형성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특히, 2004년,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 이노바이션 파크(Swiss Innovation Park)’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집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 허브를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해 AI, 바이오테크, 양자컴퓨팅, 재생 에너지, 그리고 신소재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이 상업화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스위스의 주요 대학들은 기술 상업화와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이전 센터와 창업 인큐베이터를 설립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ETH Zurich의 ETH 스핀오프 프로그램과 EPFL의 EPFL Innovation Park가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학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고,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비즈니스 멘토링, 그리고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며, 스위스의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 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MindMaze, Sensirion, 그리고 Scandit이 있습니다. MindMaze는 2012년에 설립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스타트업으로, AI 기반의 신경과학 기술을 개발하여, 의료 기술과 재활 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Sensirion은 1998년에 설립된 센서 기술 스타트업으로, 정밀 센서와 반도체 기반의 감지 솔루션을 제공하여, 글로벌 반도체 및 IoT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Scandit은 2009년에 설립된 AI 기반의 비전 기술 스타트업으로, 바코드 인식 및 증강 현실(AR) 솔루션을 제공하여, 물류 및 유통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10년대: 첨단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위스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AI, 로보틱스, 바이오테크, 양자컴퓨팅, 그리고 재생 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스위스 정부는 ‘국가 연구 및 혁신 전략 2030(N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Strategy 2030)’을 발표하고, 첨단 기술을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전략은 특히 연구 성과의 상업화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스위스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대표적인 첨단 기술 스타트업으로는 Dacuda, Flyability, 그리고 Climeworks가 있습니다. Dacuda는 2009년에 설립된 AI 기반의 3D 스캔 기술 스타트업으로, 독창적인 컴퓨터 비전 기술을 개발하여 글로벌 3D 스캔 시장에서 주목받았습니다. Flyability는 2014년에 설립된 로보틱스 스타트업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비행할 수 있는 견고한 드론을 개발하여, 산업용 드론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Climeworks는 2009년에 설립된 재생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으로, 이산화탄소(CO2) 포집 및 제거 기술을 개발하여 기후 변화 대응 기술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2020년대: 글로벌 시장 도전과 첨단 기술 분야의 다변화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위스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양자컴퓨팅, 재생 에너지, 그리고 스마트 농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스위스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스위스는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결합한 생태계를 통해, 앞으로도 유럽과 전 세계에서 첨단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스위스는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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