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 갤러리
미술관을 좋아한다. 특히, 제주도에 맛집, 놀거리, 카페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제주스러운 특색 있는 미술관이 꽤 많다.
그중에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곳은 "김영갑 갤러리"다.
처음 김영갑 갤러리를 방문하게 된 것은 비 오는 날 둘러볼 곳을 찾다가였다. 자그마한 폐교를 미술관으로 바꿔둔 그곳에 가자마자 나는 알았다. 이 곳을 정말 사랑하게 되리라는 것을.
자그마한 정원을 지나 들어가는 그 길부터도 기대 이상이다. 일단 입구에 앉아서 반기는 돌하르방과 그의 목에 걸린 카메라가 예사롭지 않다. 현판처럼 붙어있는 김영갑 갤러리라는 글자도.
안으로 들어가면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공기가 나를 압도한다. 나는 이 곳에서 입장 티켓으로 제공하는 엽서마저도 수집한다. 그 어떤 티켓보다 멋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사진이며 공간 구성은 어떠한가.
프레임, 또는 창문 성애자인 나의 눈에 이렇게 아름다운 배치는 본 적이 없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작가님의 작업실을 한 번 들여다본다. 학교의 구조를 살려서 자그마한 교실 느낌에 저 멀리 보이는 책상, 무엇보다 지금은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카메라를 보고 있자니 왠지 감동스러운 것.
김영갑 작가님은 제주의 오름과 같은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고 오름 작품이 그래서 참 많다.
이 갤러리의 무엇보다 좋은 점은 정기적으로 전시해두는 작품을 교체해준다는 것이다. 사실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고 1층에 한정된 곳이다 보니 많은 사진작품을 다 걸 수 없을 터라 아쉬웠는데 이렇게 수시로 교체를 해서 걸어주시니 갈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다. (굿즈도 같이 교체된다) 이러니 자꾸자꾸 가게 되는 것이고 말이다.
정원까지 감상하고 나면 나는 입장료가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나의 제주 히든 핫플레이스는 바로 이 곳, 김영갑 갤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