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구치 류스케 2024.
#악은존재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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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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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 누구의 총이 치명타를 입혔는지는 중요치 않다. 이미 자연에 묻혔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인지도 모른다. 다만 단정할 수 있는 건 이미 우리는 총알을 빗맞은 사슴의 어미 앞에 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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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만은 자연의 보복을 부른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왜 돌았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지원금을 타기 위한 목적으로 다시 한 번 자연을 과하게 끌어다 쓰는 이들. 소수의 인간만 속이면 될 것처럼 머리와 혀를 굴리는 우리들. 자연은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공격했기 때문에 거칠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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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잡는 건 일시적인 일이 아니다. 그저 낭만적인 일도 아니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서 매 순간 섬기는 마음으로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상류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를 받아들이며, 하류로의 책임을 통감하며. 소복한 눈밭 사슴의 발자국처럼 조심스럽게. 자연에 악은 존재하지 않아도 ‘업’은 항상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