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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May 26. 2024

[예지독서] 즐길 수 없으면 피하자, 신경끄기 연습

스몰토크 못하겠으면 “안녕하세요”만 해도 된다

잠을 잘 때, 요가를 할 때를 제외하고서는 걱정 없이 머리가 산뜻한 시간이 거의 없다. 대부분은 걱정이 주를 이룬다. 그 동료가 내 실력을 낮게 평가하면 어떡하지, 내가 말한 피드백을 기분 나빠하면 어떡하지, 오늘 점심은 누구랑 먹지, 당장 돈을 더 벌고 싶은데 어떡하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어떡하지. 걱정 종류도 가지가지다. 필요한 걱정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상보다 크게 느끼고 오래 매만진다. 내 삶의 시간 경영을 남에게 맡기고 휘둘리는 꼴이다. 그게 내 단점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어제 서점에 갔을 때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일본 심리학자 나이토 요시히토의 저서인 '신경끄기 연습'이다.


어차피 남들은 네 모습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의외로 기술적인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유익했다. 즐길 수 없다면 '이렇게' 피하자의 느낌이랄까. 분량도 짧아서 주말 틈틈이 폈더니 금세 다 읽었다. 인상깊었던 내용 몇 가지만 기록해 본다.​

빨개진 얼굴이 상대방의 긴장을 푼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경계한다. 이 사람이 나에게 해를 입힐 사람인지, 혹은 위험한 사람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굴이 빨개지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머뭇머뭇거리면 '아, 이 사람이라면 나에게 해를 입힐 일이 없겠구나'하면서 안심하고 경계심을 푼다. 상대방이 쓸데없이 긴장하지 않고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으므로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p.30

표면적인 행동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표면적인 인간관계로도 충분하다고 단정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만 해도 된다. 그 이상 대화를 하지 않고 지나가도 상관없다. 오래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의 상담을 들어 줄 필요도 없다. 가끔 잡담을 해도 상관없지만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그만이다. '뭐? 그렇게만 해도 되는 거였구나!'라고 생각하면 인간관계의 고통도 덜어질 것이다. p.41

긴장이 심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사람들은 대체로 긴장하면 "진정해"라고 자신을 타이르는 작전을 쓴다. (중략) 그러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 진정해 작전은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정하라는 말로 자신을 타이르려고 해도 진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오히려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만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속의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심박 수가 올라가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면 "좋아. 설레기 시작했어!"라며 자신을 타이르는 게 정답이다. 이렇게 하면 긴장을 의욕으로 바꿀 수 있다. p.57

의욕을 북돋우는 자세는 따로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남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있다. 싫어하는 사람을 돕기 위해서 잔업을 해야 하거나, 리더는 싫지만 팀을 위해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럴 때 '도와주고 싶지 않아', '일할 마음이 안 생겨'라는 생각만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는 주먹을 꽉 쥐는 방법을 추천한다. "에잇" 하고 주먹을 꽉 쥐고 나면 내키지 않더라도 일은 일로 단정 짓고, 어쩔 수 없이 도와주자는 의지력이 생겨난다. 주먹을 쥐는 행위는 공격으로 이어질 때의 자세다. 그런 자세를 취하면 마음도 적극적인 되어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는 점이 신기하지 않은가?  p.88

행동이 정당화되면 죄책감이 줄어든다

그런데 처벌이 정당화된다는 <성경>의 한 구절을 실험 전에 읽은 그룹에서는 매우 강하고 불쾌한 소리를 상대방에게 들려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으면 양심의 가책을 덜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p.169

얼굴에 빛을 많이 비추자

독일 야콥스대학교의 아비드 카파스는 턱의 각도를 다양하게 바꾼 얼굴 사진을 사용해서 어떤 인상을 주는지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턱을 올리면 '행복해 보인다', '밝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대로 턱을 내린 얼굴은 '슬퍼 보인다', '어둡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밝혀 냈다. 턱을 올리면 왜 밝아 보일까? 얼굴에 빛이 많이 닿게 되기 때문이다. 얼굴에 빛이 닿아서 빛나 보이는 것이다. p.185

낮을수록 좋은 평가도 있다

자기 긍정감은 솔직히 말하자면 낮아야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열린 대회에서 표창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제힘이 아니에요. 상사인 00씨가 도와주신 덕택입니다. 저는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야 현실적으로 매우 호감을 얻는다. 현대인은 모두 자기도취적인 경향이 강해졌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겸손함과 신중함을 더욱 갈고닦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p.208

적당한 거리감이 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든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구나, 이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해서 그 사람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 게 좋다. 아무리 훌륭한 의견을 말해도 그 사람이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테고, 어쩌면 다툴 빌미만 제공하게 되니까 말이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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