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여자는 고민이 많다(2)
29살 여자는 고민이 많다(1) ( https://brunch.co.kr/@branu/122 )에 이어 말하자면 한 달간의 고민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단순히 내 커리어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기였다.
나는 모험 지향적인가 안정지향적인가.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는 명확했다. 스타트업은 날렵한 제리고 대기업은 몸집이 큰 톰이다. 스타트업은 날렵한 몸짓으로 새로운 일을 해볼 수 있지만 큰 바람에 쉽게 휘청거릴 수 있고 대기업은 코로나와 같은 큰 위기 상황에도 자금이 뒷받침되기에 단단하게 버틸 수 있지만 워낙 단단하기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힘들다.
나의 성향만 놓고 보았을 때 나는 모험 지향적이었다. 회사에서도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즐겼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을 한다 생각했을 때는 난 안정지향적이어야 했다. 내가 비혼 주의자 거나 아이를 안 낳으려 하였으면 모를까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이었기에 안정지향적이 되어야 했다.
물론 결혼과 출산을 하려 한다 해서 꼭 안정지향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을 한 후에도 일을 계속하려는 여자들에게는 대기업의 보호가 큰 안정감을 준다.
스타트업이라는 돛단배는 내가 아이를 낳는 것을 기다려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작은 스타트업은 로켓같이 일처리를 진행할 수 있기에 이탈자 한두 명을 챙겨줄 여력이란 없다. 출산휴가 때 회사가 파산하면 아무도 나를 지켜줄 수 없다. 그러나 대기업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직을 하더라도 난 대기업에 가는 것이 맞는 사람이었다. 그래야 아이를 낳아도 경력단절이 아닌 육아휴직을 할 수 있고 최소 40대 초반까진 다닐 수 있겠단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유통에 남을 것인가
타 업계로 가는 것인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