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백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1년의 백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다시 취업을 했다. 그리고 다시 퇴사를 준비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지만 사실이다. 오너가 아닌 이상 회사를 평생 다닐 수는 없다. 사기업일 경우 정년퇴직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언젠가는 퇴사를 해야 한다. 따라서 그 순간이 왔을 때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쉽게 현실적으로 말해서 돈을 많이 벌어두거나 퇴사 후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더불어 취미생활과 같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준비도 함께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어쩌면 당연하게도)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은 드물다. 월급을 받지만 그에 상응하는 스트레스가 따른다. 애증의 대상이다. 아침 일찍부터 복잡한 사람들 틈을 비집고 출근해야 하며, 상사와 동료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쏟아지는 업무에 종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월급만 아니라면 상당수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다. 취준생일 때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입사한 이후에는 회사를 다니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된다. 목표를 이뤄가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면(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회사를 다니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돈이라면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마련하고, 자아실현이 이유라면 같은 일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러면 회사를 다니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자발적 백수'나 '대안이 있는 백수'가 되어야 한다. 1인 기업가 또는 프리랜서라는 말로도 대체할 수 있겠다. 자신의 전문성이나 관심사에 대해 평소 깊이 있게 고민하고, 이를 토대로 커리어를 포함한 삶의 방향을 잘 설계해야 한다. 보통 기업들의 정년은 60세 안팎이다. 인간 수명 연장과 함께 길어진다 해도 70세를 훌쩍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50세 전후로 퇴직을 한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면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서 40~50년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인생 계획이 필요하다. 중간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목표와 계획이 있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차이가 크다.
퇴사 후 1년 간 프리랜서로 돈을 벌어보고, 글을 쓰고, 투자를 했다.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는 실험이었다. 미리 준비해서 퇴사 후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자 경험이었기에 가치는 충분하다. 내가 꿈꾸는 퇴사 이후 자발적 백수의 삶은 집필과 컨텐츠 크리에이션, 그리고 투자로 경제적 안정을 갖추면서 강연이나 장학사업과 같은 외부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가끔은 혼자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도 싶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트렌드와 투자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생각을 얻는다. 내가 그리는 미래를 실행에 옮길 준비가 된다면 나이와 무관하게 퇴사할 생각이다. (그전에 몇 번의 이직이 있을 수는 있다.)
당장의 회사생활이나 삶이 만족스럽더라도 자발적 백수, 대안이 있는 백수가 될 준비를 하기를 바란다. 준비가 빠를수록 새로운 삶에 안착하는 시간도 빨라진다. 누구나 백수가 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개인적 바람으로, 백수지만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