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entle Latte 젠틀라떼 Apr 21. 2019

[퇴사일기 #26] 수많은 거절에도 조급해하지 말자

자신의 방향과 속도를 지키자

한 번은 신입으로, 두 번은 경력으로. 세 번의 이직에 성공했지만 이면에는 그보다 많은 거절의 역사가 있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10배 정도의 거절을 당했을 것이다. 서류조차 되지 않기도 했고, 아쉽게 최종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가장 안타까운 경험은 인성검사에서 탈락했을 때였다. 너무 쉽게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면 당시 내 인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헤드헌터 말로는 1차 면접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했던 실무 팀장이 "인성검사를 어떻게 보셨길래..."라며 말끝을 흐렸다고 한다. 꼭 가고 싶었던 기업이었기에 '그때 조금만 더 집중해서 검사에 임할걸'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조금은 남아 있다.


백수 6개월 차 이후, 본격적으로 재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몇 번의 거절을 겪었다. 연봉을 맞춰줄 수 없다는 곳도 있었고, B2C 경험이 없어 어렵겠다는 피드백을 준 곳도 있었다. 처음엔 '그래 또 찾아보면 되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백수생활 예상 또는 목표 기간으로 잡았던 1년이 가까이 다가오자 다소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또 거절당하면 백수생활이 더 길어질 테니 눈높이를 낮춰야 하나라는 고민도 들었다. 그러던 시점에 지금 재직 중인 A사와 다른 기업 한 곳에 합격해 1년을 넘기지 않고 입사할 수 있었다.


구직자라면 대부분 거절을 경험한다. 지원하는 곳마다 합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실력이 부족해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오히려 스펙이 너무 뛰어나 기업에서 부담스럽거나 일찍 퇴사할 것 같아 뽑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객관적 지표가 아닌 사람대 사람으로서의 느낌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직에 탈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내가 부족한 사람만은 아니다. 운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 속은 상하겠지만 심하게 자책할 이유는 없다.


예상컨대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커리어를 지속하면서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은 거절을 경험할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비한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결론지어졌을 때 얼마나 허탈하고 기운이 빠지는지, 구직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리라 본다. 그러나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중요하지 않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다. 그럴 때마다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급한 마음에 포기하거나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면 후회에 사로잡혀 인생의 아까운 시간만 낭비할 수도 있다.


거절을 경험할 때마다 자신의 인생관과 커리어 목표를 다시금 돌아보고, 장기적인 시야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두 손을 들 만큼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알리바바라는 기업이 있다. 이 거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마윈 회장은 젊은 시절 수많은 거절을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굴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해 오늘날의 알리바바를 만들었다. 남들의 시선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원대한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졸업이 길어질수록, 퇴사가 길어질수록 취업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기간이 기업에서 구직자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다른 강점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절대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거절에 거절이 반복된다 해도 꾸준히 문을 두드리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주변에 취업과 이직으로 인해 고민하는 지인들이 있다. 희망고문이라도 하듯 될 듯 될 듯 되지 않는 취업과 이직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 역시 마음이 아프다. 무슨 말이 위로와 격려가 되겠냐만,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만큼은 꼭 해주고 싶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지금 힘들더라도 훗날 커리어가 술술 풀리는 날이 반드시 온다. 조급함은 해를 끼칠 뿐이다. 마음에 조금만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은 거절이 있을 수 있지만, 흔들리지 않는 당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일기 #25] 기본이 중요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