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투자든 멀리 내다보고 여유를 가져야 성공합니다. 시장은 조급한 사람에게 수익이란 선물을 주지 않습니다. 주더라도 큰 선물꾸러미가 아닌 아주 작고 소소한 것에 그칠 확률이 큽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갑작스러운 급등으로 단시간에 큰돈을 번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성공한 투자자들 가운데 그 비중은 매우 작습니다. 그보다는 쉽고 빠른 성공을 노리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실을 기억하며 늘 여유를 갖고 투자에 임하고자 다짐합니다. 기회는 언제나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투자에는 지식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마인드 컨트롤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결코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오랜 투자 경력과 연륜을 쌓은 고수분들도 종종 마음의 여유를 잃고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주린이 중의 주린이인 저야 오죽하겠습니까.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여러 종목들을 분석했습니다. 사업보고서, 차트, 뉴스 기사 등등 한 종목만 해도 확인해야 할 정보들이 너무 많아 쉴틈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눈에서 열이 나고, 이러다 치질 걸리겠단 생각이 들 때쯤에야 HTS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오늘 왜 평소보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종목들을 붙들고 있었을까요. 제가 요즘 조급하고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7월 초 바닥을 확인한 국내 증시가 서서히 반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300선 아래까지 빠졌던 코스피 지수는 2,500 포인트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다, 기술적 반등엔 한계가 있다 등등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3분기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형주가 상승세를 이끄는 가운데 최고 2,600포인트는 넘기지 않을까란 개인적 기대가 있습니다.
이처럼 반등의 시간이 온 만큼 상반기의 손실을 만회하고, 더 나아가 수익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앞선 글에서 밝혔듯 DB하이텍에서 (제 나름은) 큰 손실을 봤고, 금리인상을 호재라 여겼던 KB금융에서도 적지 않은 손실을, 그리고 미국 주식 투자법으로 새롭게 시도해본 무한 매수 법에서 무려 70%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좋은 종목을 잘 골라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운이 좋게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며칠 만에 15%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3분기에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단기 급등했으니 차익실현이 있을 것으로 보여 우선 절반만 매도한 상황입니다. 최근 1~2년 간 소소한 수익을 선물해준 SKC와 인텔리안테크도 빠르진 않지만 꾸준한 상승으로 손실 만회에 보탬이 되고 있고, KB금융도 점차 하락폭을 메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다소 소심한 접근으로 인해 각 종목의 매수 금액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분할매수로 접근했는데 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추가 매수를 못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야수의 심장이 아니라 확신을 갖고 투자하지 못한 것입니다. 수익률은 좋지만 액수는 작고 귀여운 웃픈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액을 늘리고자 최근 실적이 좋은 종목이나 그동안 쏠쏠한 수익을 안겨줬던 고마운 종목들을 며칠간 살펴봤고, 우선 10만 원 아래로 떨어진 LX세미콘을 새롭게 매수했습니다. 이 역시 조급한 마음에 오전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했는데 사자마자 1% 넘게 떨어져 잠시 후회했습니다.(다행스럽게도 종가에는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그 외에 알아본 여러 종목들은 아직 매수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습니다. 주말까지 더 공부를 해보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다음 주 초에 매수해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알고 있는 종목도 많지 않고, 깊게 아는 종목도 거의 없기 때문에 성급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랜만에 온 상승장을 그대로 놓칠 수만은 없어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더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겠죠? 이 또한 투자 고수로 가는 하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여유를 가져보고자 애써 마인드 컨트롤을 시도해봅니다. 이 초조함과 불안함이 자신감과 평온함으로 바뀔 날만을 기다립니다. 그러기 위해 이제 노트북을 끄고 책을 펼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