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MB 5일차 : 꾸르마이예르 - 라 바쉐 구간
뚜르 드 몽블랑 최고의 트레일!
TMB42번 루트 ‘몽 드 라 삭스’ 천상의 능선을 걷는 코스
산행난이도: 상급
산행시간 ;약 6시간 (오르막 1200m/내리막 890m)
트레킹 코스별 예상 소요시간:
꾸르마이예르 → 빌라이에르(Villair)마을 (도보 30분)
빌라이에르마을 → 베르토네 산장(Rifugio Bertonne)(도보 90분)
베르토네 산장 →몽 드 라 삭스 능선 초입 (도보 30분)
몽 드 라 삭스 능선→ 떼뜨 데 라 트롱슈 (도보 120분)
떼뜨 데 라 트롱슈 → 라바쉐산장(도보 90분)
<전체 개념도 key map>
<코스 개요>
꾸르마이예르에서 TMB 스타트 포인트인 1,340m
높이의 작은 마을 빌라이에르(Villair, 1,327m)에 도착,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꾸르마이예르 시내에서 접근하려면 이탈리아 가이드클럽(Società Guide Alpine di Courmayeur)과 성 판탈레오네성당(Chiesa S. Pantaleone)사이로 난 길을 따라 약 1km, 도보로 20분 정도 걸으면 된다.
빙하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자마자 갈림길이 나온다.
이 구간의 종착지인 보나티산장(Rifugio Walter Bonatti, 2025m)이나 라바쉐 마을로 가는 길은 세 가지다.
① 사핀계곡(Val Sapin) → 라 트라페(La Trappe) → 사핀고개(Col Sapin, 2,436m)으로 가는 방법
② 베르토네산장(Rifugio Bertonne, 1989m) → 몽 드 라 삭스 (Mont de la saxe) → 떼뜨 드 라 트롱슈 → 사핀고개(Col Sapin, 2,436m)를 경유하는 방법이다(TMB 코스)
③ 베르토네산장(Rifugio Bertonne, 1989m) → 페레계곡(Val Ferret)방향 → 네우케이 (Leuchey ,1923m) → 라 레시 (La Lèche, 1929m) → 보나티산장 (Rifugio Walter Bonatti, 2025m)으로 가는 길이다.
보통은 베르토네 산장 쪽인 ②코스를 선호한다. 그 유명한 몽 드 라 삭스 (Mont de la saxe)능선을 걸어 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빌라이에르(Villair)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이때부터는 급경사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길 오른편의 큰 돌에 TMB42번 루트로 가는 길이라는 노란색 사인을 따라 아름다운 숲 속 길을 1시간 쯤 오르게 된다.
이 때쯤이면 꾸르마이예르 시내를 압도하던 몽쉐티프(Mont chetif, 2343m)가 눈높이가 되고 삼림지대도 벗어나게 된다. 여기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베르토네 산장이 보이는 지점이다. 몽블랑의 남쪽 면이 먼저 장관을 드러내고 이내 멀리 베르토네산장(Rifugio Bertonne, 1889m-1970년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산악인으로 1977년 몽블랑 뒤 따귈(Mont-Blanc du Tacul, 4248m)근처에서 비행기사고로 죽은 조르지오 베르토네(Giorgio Bertone)를 기념하기 위해 1982년 건축한 산장)이 보인다.
커다란 암릉의 둔덕에 자리한 산장은 주변의 초원과 야생화, 그리고 지렁이 같은 좁은 오솔길과 어우러져 있어 꼭 한번 쉬어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산장은 생각보다 나무가 많지 않지만 큰 나무 몇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주어 트레커들이 쉬기에는 충분하다. 스타트 포인트인 빌라이에르(Villair, 1,327m)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산장 좌측 끝에서 몽블랑(이탈리아에서는 ‘하얀 산’을 뜻하는 몬테 비안코(Monte Bianco) 불린다)을 조망할 수 있다. 능선에 가려 전체는 안보이지만 몽블랑 정상부터 남사면의 새로운 모습을 볼수 있다.
몽블랑 우측으로부터 당 뒤 제앙(Dent du Geant, 4013m)이 상어이빨처럼 뾰족하게 날을 세워 어깨를 가까이 하고 있다. 산장에서 편안한 휴식과 함께 몽블랑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베르토네 산장을 출발.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으로 간다. 베르토네산장 뒤로 마지막 가파른 능선에 올라서면, 밑으로는 꾸르마이예르가 까마득하게 보이고 뒤로는 몽블랑이 바로 눈앞에 있다.
베르토네산장에서 오르막을 약 15분 정도 오르면 TMB42번 코스인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 능선 초입에 도착한다. 여기서 몽블랑과 당 뒤 제앙, 그랑 조라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능선이 시작된다. 오고 가는 트레커들이 모두 황홀경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곳이다. 아무데나 자리를 잡고 앉아 깊고도 넓게 펼쳐진 페레계곡과 몽블랑산군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편평한 구릉에 설치한 동판은 알프스 산군에 있는 주요 산의 방향과 높이 그리고 유럽의 주요도시의 방위가 표시되어 있어 트레커에게 훌륭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진행방향의 왼쪽 페레계곡(Val Ferret)으로 빠지는 갈림길을 지나 ②의 코스로 가기 위해 우측 고갯길로 접어든다. 몽블랑산군을 조망하기 가장 좋다는 떼뜨 베르나다 (Tête Bernada,2534m)로 가기 위해서 해발 고도 500미터 이상을 올라야 한다. 전체 TMB일정 중에 가장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코스다. 결코 짧지 않은 가파른 고개 길을 30분 정도 올라서야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의 환상적인 능선을 탈 수가 있다. 오르막을 오를수록 왼쪽으로는 몽블랑이 서서히 그 전모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반대편의 산군도 경쟁하듯이 감추어 두었던 비경들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르막길이 힘들지만은 않은 코스로 시각적 감동이 아주 특별한 길이다. 한 눈에 들어왔던 고갯길이지만 20여분을 올라야 비로소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의 실마리를 볼 수 있다. 막바지 고비를 넘어서면 그 때부터 비단길이 시작된다.
몽 드 라 삭스 능선에 올라서면 잠시 휴식하면서 왔던 길을 돌아보라. 뒤쪽으로 멀리 베니 계곡이 보이고 그 너머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지대인 세뉴고개(Col de la Seigne)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햇볕을 많이 받는 몽블랑 남사면은 밑자락까지 홀딱 벗겨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그 아래로 꾸르마이예르와 프랑스의 샤모니를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몽블랑터널(Mont Blanc Tunnel, 11.6km) 입구가 보인다. 이 터널을 이용하면 30분 남짓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오갈 수 있다.
깊고 깊은 페레계곡(Val Ferret)을 사이에 둔 거대한 몽블랑산군의 비경이 친구처럼 동행하게 된다.
아주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금씩 고도를 높이면 ‘거인의 이빨’이라 불리는 당 뒤 제앙(Dent du Ge'ant, 4013m), 그랑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가 손에 잡힐 듯 눈 앞에 펼쳐진다. 이어지는 뾰쪽한 암봉들의 파노라마와 거대한 빙하 그리고 감히 범접하기 힘든 검은 화강암벽들의 자태는 환호와 깊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가끔은 빙하물이 만든 조그만 알파인 연못에 그 모두가 잠긴 이채로운 모습을 본다면 그 자체로 취경이 아닐 수 없다. 말로만 듣던 위대한 산들이 한곳에 모여 트레커들에게 무한 감동을 주는 몽 드 라 삭스 트레일이야말로 TMB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격정적인 감동의 회오리가 식을 즈음 멀리 오르막 능선 끝에 봉긋이 솟은 떼뜨 베르나다 (Tête Bernada, 2534m)가 눈에 든다. 완만하지만 긴 오르막이 트레커를 다소 지치게 하지만 떼뜨 베르나다 (Tête Bernada, 2534m)로 가는 길에 펼쳐진 야생화의 향연으로 피로감은 이내 회복된다.
일정 구간마다 종류를 바꾸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서로 교태를 부린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대부분 처음 보는 꽃들이지만 신기하고 아름답다는 절대감동만큼은 충분하다. 알프스가 좋은 이유는 바로 어머니의 자궁처럼 안온하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동행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히말라야 트레킹은 멀리 있는 그림 같지만 이 뚜르 드 몽블랑은 바로 그 장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내가 있고 자연이 나를 품고 있다는 것에 감동이 있다. TMB42번 루트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 능선은 그것을 확인시켜준다.
그런 환상에서 정신을 차릴 즈음, 발걸음은 몽 드 라 삭스 구간에서 가장 높은 떼뜨 드 라 트롱슈(Tête de la Tronche, 2584m)를 향한다. 떼뜨 베르나다 (Tête Bernada,2534m)보다 50m 더 높지만 완만하게 이어진 능선은 꽤나 길게 뻗어 있다.
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몽블랑산군은 멀어지지만 그 자태는 변함없이 트레커 뒤를 따라오고 있다. 떼뜨 베르나다와 가까워지고 몽 드 라 삭스의 긴 능선이 끝날 무렵, 암릉 오른쪽 오르막으로 오르다가 작은 만년설을 지나면 바로 떼뜨 드 라 트롱슈(Tête de la Tronche, 2584m) 정상에 이른다. 제주도의 성산포처럼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깎인 뭉툭한 봉우리가 바로 떼뜨 드 라 트롱슈(Tête de la Tronche, 2584m)다. 근방에 이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딱 트인 시야에서 마지막으로 몽블랑산군의 절경을 감상한다. 몽 드 라 삭스(Mont de la saxe)능선에서 떼뜨 베르나다Tête Bernada(, 2534m), 그리고 조금 더 고도가 높은 떼뜨 드 라 트롱슈(Tête de la Tronche, 2584m)까지의 코스는 두고두고 추억하게 될 환상의 길이다. 말로만 듣던 위대한 산들이 향연이 무한 감동을 주는 몽 드 라 삭스 트레일이야 말로 TMB의 백미다. 그런 아쉬움을 접고 하산 길로 접어들지만 고개는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프랑스 쪽에서 보는 몽블랑산군은 북쪽이라 눈이 많이 덮여 있어 부드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햇빛을 많이 받는 남쪽이라 날카로운 침봉군과 검은 바위산들이 장엄한 기세를 자랑한다. 몽블랑이 갖고 있는 천변만화의 풍경이다. 뚜르 드 몽블랑 트레일만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떼뜨 드 라 트롱슈에서 조금 내려와 오른쪽 사핀고개 방향으로 난 가파른 내리막을 걷는다. 너무 가팔라서 천천히 걸을 수가 없다. 뛰다시피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럴수록 아르미나 계곡에 펼쳐진 천상의 화원이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사핀고개(Col Sapin, 2,436m)에서 파스 엔트레 데욱스 싸우(Pas Entre-Deux-Sauts, 2524m)고개를 넘어 말라트라계곡(Torrent d' Malatra)을 끼고 보나티 산장 방향으로 가는 것이 TMB코스다. 그러나 일정이 여의치 않거나 숙소가 페레계곡(Val Ferret)쪽이면 샤핀고개에서 바로 좌측으로 열린 토렌트 다르미나(Torrent d'Armina, 아르미나의 급류)라는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한다. 여름시즌의 토렌트 다르미나(Torrent d'Armina )는, 빙하 녹은 물이 크고 작은 폭포와 커다란 하천을 만든다. 그 하천을 사이로 알펜로제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양탄자를 만들어 놓았다. 하산은 의외로 길다. 그러나 동쪽에서 보는 몽블랑(Mont Blanc, 4810m)산군과 그랑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투덜거릴 여유가 없다.
하산 길은 완만하면서도 여러 차례 TMB 코스를 바뀌어 가며 내려간다.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변형루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표고차 약 850m를 2시간 반 정도 내려오면 어느덧 세뉴고개(Col de la Seigne)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발 아래로 페레계곡(Val Ferret)에 흐르는 회색빛 하천이 보인다.
보나티산장 (Rifugio Walter Bonatti, 2025m)을 지나면 이내 마지막 급경사의 내리막길인 수림지대로 접어든다. 급한 경사를 40분 정도 내려가면 아스팔트길이 나타나는데 페레계곡 하천을 끼고 약 1km 쯤 내려가면 라바쉐 (La vachey, 1640m)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