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질이 많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체험하게 된다. 토요일, 일요일 출근을 감행하고 있는 이번 주말은 사무실에서 듣는 방탄소년단 노래가 얼마나 신나는지를 새롭게 발견했으니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려 한다.
2.
다행히 융통성 있는 팀장님 덕에 주말 출근도 몇 시간 집중하여 업무를 하는 식으로 진행 중이다. 토요일 오후는 오래전부터 예매해둔 전시를 관람해야 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오전을 회사에게 주고 오후를 나에게 주는데 잘 성공했다. 앞으로도 많은 상사들을 만나겠지만 현재 팀장님은 이런 부분에서는 앞으로도 쭉 손에 꼽히는 융통성 갑 상사일 것 같단 생각을 한다.
3.
올 초에 팀 이동을 했다. 이전 팀에서는 앞으로도 영원히 최악의 상사 넘버원을 달릴 상사가 있는 팀이었다. (제발 두 번 다시 이보다 나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라도 그분이 부동의 최악 1위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납득이 되지 않는 팀 운영과 시간 운영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회사며 블라인드에라도 외치고 싶은 나날들을 잘 견디고 나니, 사소한 일에서도 감사할 수 있고 안 좋은 상황에서도 허허하며 웃어넘길 힘이 생겼다. 시련은 개인에게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고 성장하고 싶은 건 아니고...
4.
'처음 해보는 것을 제일 잘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회사 동료에게 말한 적이 있다. 부모님께 감사하게도 무언가를 빨리 배우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나는 오랜 학생 생활 동안 이 능력 덕분에 많은 덕을 봤다. 그러나 생업으로 넘어오면서 이 능력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이 두렵다. 광고를 하는 동안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매번 새로운 분야의 업무였다. 특히 이번에 하는 프로젝트는 일반 상식과 논리로도 해결되지 않는 pain point가 많아서 참 힘들다. 시련은 개인에게 성장의 자양분이.. 그러니까 지금 나는 크게 성장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는 게 하고 싶은 말인가 싶고...
5.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또 많이 배우고 많이 변하게 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틈틈이 도전하고 싶은 다른 업계 회사들의 채용 공고를 본다. 요즘 내 꿈은 일본 외노자 또는 빅히트 직원. IT 업계 회사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일을 캠페인스럽게 풀어내는 일에 계속 흥미가 간다. 그래, 인정하자. 나는 강제 성장이라는 시련을 내 발로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